산다는 것은 곧 배운다는 것입니다. (수정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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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기태 댓글 0건 조회 5,608회 작성일 21-08-05 12:07본문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질문글을 올려주셔서 감사합니다.
마음이 참 힘드시겠습니다....
먼저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립니다.
그러나 “산다는 것은 곧 배운다는 것”입니다.
지금 님이 마주하고 있는 도박이라는 고통과, 대인공포 우울증이라는 괴로움을 통해서 이 삶 속에서 꼭 배워야 할 것을 이번 기회에 한번 배워 보십시다.
님은 “노력을 하다 보면 지금보다 아니 평범하게라도 살 수 있을까요? 너무 절망적이라서요.”라고 말씀하셨지만, 아뇨, 삶의 실상(實相)은 언.제.나. 희망적이랍니다. 지금 눈에 보이고 손에 잡히는 것이 다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고통이 있다는 것은 곧 ‘거기에’ 완전한 치유가 있다는 것이고, 괴로움이 있다는 것은 곧 ‘그 안에’ 영원한 해방이 있다는 것입니다. 빛과 어둠은 항상 함께 있듯이요. 그러니 눈길을 다른 곳으로 돌리지 마시고, 바로 지금 님이 처절히 경험하고 있는 그 고통과 괴로움을 두 눈 똑바로 뜨고 제대로 보기만 하면 됩니다.
님은 이렇게 말씀하셨지요.
“지금 도박빚을 갚아가는 과정에서도 도박이 생각나는데, 도박을 하고 싶어 하는 마음과 도박빚을 갚으면서 괴로워하는 마음이 항상 들어서 계속 악몽을 꾸고 있습니다. 그러면 도박으로 인해 드는 마음이나 감정에 들어가 있으면 이 문제들은 해결이 될는지요? 독한 마음을 먹는데도 생각이 나서 너무나 괴롭습니다.”
님은 글의 말미에 “독한 마음을 먹는데도 생각이 나서 너무나 괴롭습니다.”라고 말씀하셨는데, 님의 마음이 그토록 괴로운 이유는 오직 하나밖에 없습니다. 그것은 바로 ‘저항’입니다. 즉, 지금 일어나는 일―도박을 하고 싶어 하는 마음이 일어나는 것, 도박빚을 갚으면서 괴로워하는 마음이 항상 드는 것―에 님이 끊임없이 ‘저항’하기 때문에 그토록 괴로운 것입니다. 그러므로 이제부터 그 ‘저항’을 한번 내려놓아 보십시다. 어떻게 내려놓을까요?
아주 단순합니다. 일어나는 일을 그냥 일어나게 내버려두기만 하면 됩니다.
도박을 하고 싶은 마음이 일어날 때, 그 생각이 님 안에서 더 마음껏 일어나도록 허용해주고 허락해주기만 하면 됩니다. 다만 그 생각을 따라가서 그 생각대로 행동하거나 행위하지는 말구요. 다시 말해, 도박을 하고 싶은 마음이 일어날 때 그 마음을 억압하거나 억제하지도 말고, 다른 생각으로 돌리거나 잊어버리려고 애쓰지도 말고, 그 생각을 따라가서 도박을 하지도 말고, 다만 지금 님 안에서 일어나고 있는 그 마음을 (어떤 형태로든 손대지 말고) 그냥 가만히 내버려두는 것입니다. 또한 도박빚을 갚으면서 괴로워하는 마음이 항상 들거든, 그 괴로움에도 ‘저항’하지 말고 있는 그대로 허용하고 받아들여 단 한번만이라도 제대로 그 괴로움 속에 있어 보는 것입니다. 님이 스스로 “나는 죽어도 좋으니 그냥 이 자리에 있겠다.”라고 말씀하셨듯이요.
‘지금 일어나는 일’은 그것이 무엇이든 결코 님을 구속하거나 괴롭힐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그것은 실체가 없는 환영(幻影)과도 같은 것이기 때문입니다. 오직 그것에 ‘저항’할 때에만 (그렇게 ‘저항’하는 힘만큼) 님은 그것에 사로잡혀 온갖 구속감과 괴로움에 시달리게 됩니다.
뿐만 아니라 ‘지금 일어나는 일’은 언제나 님이 지금까지 한번도 온전히 누려보지 못한 ‘삶의 진실’―치유와 해방―을 가득히 안고서 님을 찾아온답니다.
“....너무 절망적이라서요.”라고 말씀하신 지금, 그저 아무것도 잡지만 않으면 님은 님 앞에 훤히 드러나 있는 ‘삶의 진실’을 발견하게 될 것입니다.
진실로 그럴 수 있기를 바라면서, 저도 마음으로 힘 있게 님을 응원하겠습니다.
ps) 얼마 전에 어떤 분한테서 들은 얘기입니다만, 너무나 공감이 되어 님에게도 말씀드려 봅니다.
<상상요법>이라는 것인데, 스포츠 선수들도 곧잘 활용하고 있는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합니다. 예를 들면, 축구 선수가 경기 중에 부상을 당해 한달 동안 출전을 하지 못하게 되었을 때, 물리치료를 받으면서 이 <상상요법>을 활용한다고 합니다.
어떻게 하느냐 하면, ‘몸’은 부상을 당해 제대로 움직이지도 못하지만 ‘마음’은 그런 제약이 조금도 없기에, 상상으로 매경기 때마다 정상적으로 출전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그렇게 상상 속에서 출전해서는 자기 포지션뿐만 아니라 그동안 뛰고 싶었던 곳곳을 마음껏 누비며 달리기도 하고, 아쉬웠던 순간들을 떠올리며 그것을 훨씬 뛰어넘는 활약을 상상 속에서 신명나게 펼치기도 합니다. 또 우승을 해서 모든 사람들의 환호성 속에서 우승 트로피를 번쩍 들어올리는 자신을 상상하기도 하고, 기쁨에 겨운 나머지 운동장을 펄쩍펄쩍 뛰고 있는 순간을 그려보기도 합니다. 그러다가 한 달 동안의 물리치료가 끝나고 ‘몸’이 다 나아 다시 운동장으로 나가서 뛰어 보면 뜻밖에도 부상을 당하기 이전의 몸 상태 그대로 유지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고는 크게 놀란다고 합니다. 우리의 ‘몸’과 ‘마음’은 이렇게 신비롭고도 알 수 없는 힘을 갖고 있답니다.
마찬가지로, 님도 도박을 하고 싶어하는 마음이 올라올 때 그것에 ‘저항’하지 말고, 그 생각을 더 마음껏 허용하고 허락해 주면서 동시에 이 <상상요법>을 해보는 것도 좋을 듯합니다. 즉, 앞으로 한 달 동안 ‘상상 속에서’ 조금의 죄책감이나 마음의 억압 없이 매일매일 즐겁고 신명나게 도박을 하는 겁니다. 그러면서 그동안 돈을 잃었을 때의 안타까움과, 무어라 형언할 수 없이 절망적이었던 모든 마음들을 훌훌 털어버리고도 남을 만큼 계속해서 돈을 따는 상상을 하는 것이지요. 나아가 그 돈으로 너무나 기분좋게, 그동안 하고 싶고 사고 싶고 먹고 싶고 가고 싶었지만 그러지 못했던 모든 일들을 실컷 그리고 마음껏 다 하면서, 대인공포와 우울증으로 힘들었던 그동안의 삶도 온전히 보상해주고 보듬어주는 것입니다. 아, 님에게 답글을 쓰면서 이렇게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제 가슴이 다 후련해집니다!
또 그 반대의 상상을 해보는 것도 좋습니다. 이번에는 돈을 잃는 상상을 하는 겁니다. 이것은 님이 많이 경험해 봤을 테니까 더욱 실감나게 상상을 펼칠 수 있을 것입니다. 돈을 잃고 잃고 또 잃을 때의 그 고통과 참담함과 온몸이 타들어가는 듯한 그 심정을 ‘상상 속에서’ 올올이 다시 경험해 보는 것입니다. 마음껏!
예, 이렇게 앞으로 한 달 동안 ‘상상 속에서’ 가슴을 활짝 열고 만면에 미소를 가득 지으면서 신명나게 도박을 해보시기를 바랍니다. 어쩌면 그 한 달이 가기 전에 님의 삶은 어떤 ‘변화’를 맞이하게 될는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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