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아이와 같이 되라는 말씀에 질문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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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바라보기 댓글 1건 조회 5,769회 작성일 21-07-07 11:36본문
여러가지 마음공부, 영성공부를 하다 선생님 책을 소개받고 읽는 중에 질문드립니다.
이 질문은 선생님뿐 아니라 다른 글들을 보다가도 든 생각이었는데요.
선생님 책 '지금 이순간이 기회입니다.' 책 중에서 43쪽에 어린아이는 매순간 그대로 존재하니, 우리도 그러하도록 해보라는 내용이 있습니다.
그런데 궁금한 것은 그런 매 순간을 사는 어린아이에게 우리는 태어나서부터 길들이기를 시작합니다.
사회화를 시키려 우리 판단으로 옳고 그른 행동을 평가하며 옳다고 평가하는 행동을 강화하기 시작하지요.
더 나이를 먹어서는 학교와 같은 곳에서 집단생활에 맞도록 길들이기가 강화됩니다.
아마 우리가 이렇게 눈치보며, 순순한 있는 그대로 완벽한 어린아이 상태 그대로 살 수 없는 이유 중의 하나일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듭니다.
(사실 진지하게 아이에게 공교육을 시켜야 하는지 고민하는 중입니다...)
그렇다면 아이를 키우는데 있어서는 어떻게 교육해야 할까요? 사실 교육이라는 말도 맞지 않게 느껴집니다..
내가 배워야할 대상을 상대로 내가 교육을 한다니요 ㅜㅜ
아이를 양육하면서 부모로서, 교육기관에 있다면 교육자로서, 한 사회를 먼저 살아가고 있는 어른으로서..
우리는 아이를 어떻게 바라보고, 어떻게 대해주어야 할까요...
(문득 쓰면서 드는 생각이 아이를 보면서 보이는 나를 보는 것, 올라오는 나의 감정을 만나는 것.. 이런 것까지는 알겠는데요..
구체적으로 아이에게 어떻게 해주어야할까요..)
정확히는 아이가 있는 그대로 지금의 모습대로 성장할 수 있도록 어떻게 도와줄 수 있을까요가 사실 제가 진짜 드리고 싶은 질문인 것 같습니다.^^
댓글목록
김기태님의 댓글
김기태 작성일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아이를 양육하면서 부모로서…교육자로서…어른으로서…우리는 아이를 어떻게 바라보고, 어떻게 대해 주어야 할까요?”
“아이가 있는 그대로 지금의 모습대로 성장할 수 있도록 어떻게 도와줄 수 있을까요?”
엄마로서의 사랑과 애틋함이 담긴 참 아름다운 질문입니다.
고맙습니다.
그런데 님이 하신 말씀에서 그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문득 쓰면서 드는 생각이, 아이를 보면서 보이는 나를 보는 것, 올라오는 나의 감정을 만나는 것.. 이런 것까지는 알겠는데요. 구체적으로 아이에게 어떻게 해주어야 할까요?”
님이 하신 말씀처럼, 사랑으로 아이를 돌보면서 님의 ‘마음의 눈’이 아이만을 향하는 것이 아니라 님 자신에 대해서도 깨어있어서, 올라오는 생각과 감정들을 늘 보고 또 만날 수 있다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자연스레 발견하게 될 것입니다. 즉, 님 또한 태어나면서부터 온갖 모양으로 길들여져 왔고, 교육과 학습이라는 이름으로 ‘나’와 ‘나’ 아닌 것, 옳고 그른 것, 선(善)과 악(惡), 좋은 것과 나쁜 것, 해야 할 일과 해서는 안 되는 일 등등에 대한 분명한 구별뿐만 아니라, 어쩌면 부모와 환경으로부터 깊은 마음의 상처까지 대물림 받았을는지도 모른다는 것입니다. 그리하여 어느덧 님 안에는 자신도 미처 자각하지 못한, 모든 것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는 것을 방해하는 이런저런 조건화된 ‘틀’과 고정관념과 믿음들이 많이 형성되었을 것이라는 것입니다. 누구나 그렇듯이요.
다행히 “…사실 교육이라는 말도 맞지 않게 느껴집니다. 내가 배워야 할 대상을 상대로 내가 교육을 한다니요ㅜㅜ”라고 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표면적으로는 ‘엄마와 자식’라는 모습으로 나타났지만 사실은 삶의 길을 함께 가면서 서로 배우며 성장하는 길벗 혹은 도반(道伴)의 관계인 아이를 사랑으로 돌보는 가운데, 님이 님 자신에 대해 깨어있음으로 말미암아 그러한 ‘틀’과 고정관념과 믿음들이 발견되고 또 드러날 수 있다면, 그래서 그때마다 내려놓고 녹여낼 수 있다면, 그리하여 님의 마음이 말갛게 될 수 있다면, 그때 비로소 혹은 그렇게 걸어가는 여정 속에서 참된 지혜가 꽃 피어나서 “문득 쓰면서 드는 생각이, 아이를 보면서 보이는 나를 보는 것, 올라오는 나의 감정을 만나는 것.. 이런 것까지는 알겠는데요. 구체적으로 아이에게 어떻게 해주어야 할까요?”라는 님의 질문에 대한 '답'을 스스로 알게 될 것입니다. "이런 것까지는 알겠는데요.."라는 단순한 ‘앎’을 넘어 구체적으로 어떻게 해주어야 할지를 분명하게 알게 될 것이라는 말이지요.
삶의 모든 순간과 모든 인연과 모든 모습들이 사실은 내가 나를 부르는, 진리가 우리를 인도하는 깊고 아름다운 노래요 춤이랍니다. 그렇게 만난 아이와의 인연을 소중하게 여기며 감사하며, 때로는 힘들고 아픈 날도 있겠지만, 그 속에서 진정 배워야 할 것을 배울 줄 알고 알아야 할 진실을 함께 깨우치고 성장해 가는 아름다운 동행의 시간들이 되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