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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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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꽃씨 댓글 1건 조회 6,669회 작성일 10-11-24 0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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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
우울함과 절망감을 달래려고 어린이집에서 일한지 한달쯤되어갑니다
전 사회복지사일이 더 적성에 맞지만..때묻지 않은 어린 영혼들을 보면서
에너지를 얻고싶었던 욕심이 있었나봅니다
활동적이고..자유분방한 성격이라 매여있지 못하는 자신을
더 잘알면서도 모험을 했습니다
10여년전 도서관서 동화구연이나 신문활용교육을 강의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마냥 겁없이 ...취업을 순식간에 결정해버렸지요
아들곁에서 떠나 있으면 관계가 회복되지 않을까 싶어서...
제게도 몰두할일이 필요했으니까요
어린이집에 있는 내내 아들 식사문제며...학교문제며...별의별 신경이 다 쓰이고
아토피가 심한 아이들을 보면서 ..또 아들 생각이 나서 안스러워지고..
어린이집..사실 아이들이 그리 행복해지는 곳이 아니랍니다
돈번다고 울 아들도 일찍 어린이집에 맡겨서 너무 미안한맘 생기고..
의사가 환자를 귀찮아하고 ..운전수가 손님에게 불친절하듯..
아이들에겐 통제와 규율을 지나치게 강요하는 ..
그런곳이라 슬펐습니다..세상의 보육시설이 다 그렇다는 건 아닙니다
아이들이 집에가서 유난히 부모에게 짜증을 부린다면
다니는 그곳이 맘에 들지 않다는 뜻입니다
말 못하는 아이들도 부모의 사랑을 얼마나 갈구하는지..
정부지원금 나와서 공짜라고 집에서 놀면서도 아이들을 6시까지 맡기는
개념없는 엄마들도 정말 많구요..
그곳에서 만난 아이들이 내 자식이라 생각하고 최선을 다하자고 다짐했습니다
이뻐하고 안아주고 사랑해주자..어머니의 맘으로..
그런 생각들로 매순간 다짐을 하지만 3평도 안되는 방안에서 6명의 아이들하고
어쩜 씨름을 해야하는 상황을 겪다보니 ..아이들이 마냥 이쁘지만은 않더라구요
세살밖에 안되는 아이들이 왠 욕심은 그리 많고 ..소리지르고..폭력적인지..
맨날 화해시키고 껴안아 주게하고 ..사이좋게 놀게하고..
뭐 그런일로 하루를 보내다보니..목이 아파서 감기를 달고삽니다
이 아이들에게 내가 줄수 있는게 뭘까?
부담감 백배...동기 선생들은 아이들을 너무 안아주고 업어주고 하지 말라더군요
제가 들어와서부터 아이들이 풀어져서 통제가 안된다고..
엄마처럼 대해주는 저는 아이들을 퇴행시키는 장본인이 되버렸답니다
무섭게 하라고..아이들도 사람 간보고 ..눈치보면서 말듣는다고 합니다.
그래도 전 고집을 부립니다
재밌있게 놀아주고 진심으로 사랑해주는 쌤이 될거라고..
아이들속에서 제 아들의 어린 모습을 봅니다
반성하고 또 반성합니다
사람마다 기질이 다 다르고 능력도 다른법인데..
사랑을 필요로 할때 거 많은 시간 사랑해주지 못해 미안해집니다.
어제는 아들이 중대 발표를 했습니다
실용음악을 하는 녀석이 전공도 거부하고 연주도 거부하고
등교도 거부하고..게다가 전공쌤한테 혼나고..
드디어 자퇴를 선언합니다
학교에서도 전학이나 자퇴를 권하기도 하구요
아빠는 아름으로 부탁해서 어렵게 인근 학교로 전학보내려고 설득하지만
어림도 없습니다..타협의 여지가 뵈질 않습니다
그런데 포기하고만 싶었던 아들이 밉지가 않습니다
제가 아들을 보는 시각이 달라진겁니다
참 소중하게 태어난 귀한 자식을 함부로 미워하고
기대하고 강요하고 채칙을 가하며 살았더라구요
넌 너무 부족해..답답해..창피해..속상해..
아이는 엄마가 자신을 바라보는 태도로 세상을 본다고 하네요
물론 착하고 순하기만 하던 아들이 갑자기 변해서
감당하기 벅차서 그랬지만..
아들의 아픔이 진심으로 느껴집니다
방황하고 싶은 사람이 어디 있고..
인정받고 싫은 사람이 어디있겠습니까?
전학도 싫고 그냥 자퇴해서 검정고시 치겠다는 아들,
심하게 나무라는 아빠의 말에 상처받아 울고 있는 아들에게
전 미안하다고 말했습니다
너에게 너무나 잘하기를 강요해서 미안하고...
네 맘이 어떨지 헤아리지 못해서 미안하고..
사람은 누구나 잘되고싶은 욕구도 있는데..
맘처럼 잘안되는 너는 얼마나 엄마보다 더 아프겠냐구...말했습니다
엄마도 고 1때 자퇴해서 검정고시로 패스하고 대학가고..
평탄하지 않은 길이 너무 힘들어서 네게 닥달했던거라고...
세상을 살아가는 길은 여러가지가 있어서 좀더 넓고 편한길로
달려가길 바래서 잔소리 한거라고..
엄마 아빠가 미워서 그런것이 아니라며 달래주었습니다.
그 여리고 여린 놈이 갑자기 제게 엄마 미안해하며 울더라구요
좋은 아들 못되서..자랑거리가 못되서...라면서
근데 왜이리 가슴이 아프죠?
저를 닮아서 방황도 많이 하고 ...똑같은 길을 가려는 아들이..
40이 다되도록 맘 둘곳없이 외로워하고 정착하지 못한
저보단 훨씬 행복한 어른이 될수있겠지요?
요즘은 아무것도 안하고 절망에 외로움에 무기력에 빠져보고 싶어요
그러나 엄마는 가족들 밥도 챙겨야하고 일도 나가야하고 며느리로
이런 저런 행사도 참여해야하고..맘놓고 아플수도 없답니다
근래에는 아침에 눈뜨지 않기만을 ..
내 머리속에 상처나 기억을 지우는 지우개가 있어 차라리 기억 상실이 되기를...
바란적도 많았답니다
실컷 아프고 아파서 아들이 가진 마음의 상처에 면역이 생겨서
엄마보다 성숙한 어른이 되길 바라며 기도합니다
현상은 달라진것 없으나 맘은 편안합니다
괜찮다 생각하니 그리 불안하지도 않습니다
고맙습니다...선생님..

댓글목록

김기태님의 댓글

김기태 작성일

미안하다....
우리가 할 수 있는 말이 그것밖에 없지 않나 생각해 봅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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