님 자신을 사랑할 수 있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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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기태 댓글 0건 조회 7,830회 작성일 10-12-11 11:02본문
좋아하는 마음...
자스민 10-12-08 20:14
선생님 잘 지내셨어요?^^ 제가 처음 이 게시판에 질문을 드린지 어언 1년이 다 돼가는 것 같아요.. 그 때 디게 두려운 마음으로 질문을 드렸었는데,, 대학 합격 통지를 받고 내가 과연 대학을 잘 다닐 수 있을까 걱정이 되어서 질문을 드렸었어요. 이미 한번 대학에서 도망친 적이 있어서.. 선생님께서는 그 때 생화와 조화 이야기를 하시며 편하면 편한대로 불편하면 불편한대로 불안하면 불안한대로 그때그때 느끼며 살다 보면 충분히 잘 다닐 수 있다 하셨죠. 제가 도망치지 않을 거라고 말씀해 주셨어요. 선생님 말씀처럼 저는 도망치지 않고 1학년 2학기를 마무리하고 있어요..ㅎ 공부는 잘 못 하지만,,ㅎ 그래도 선생님 말씀처럼 도망은 치지 않고 이렇게 버티었네요^^; 그 때 용기를 주셔서 감사해요..ㅎ
선생님,, 그런데,, 문제는요... 제가 좋아하는 사람이 생겨버렸어요.. 이게 왜 문제냐면요,,, 너무 괴로워요..너무 보고 싶고 생각나고,,, 괴로운데,,, 그 사람에겐 아무 의미 없을 나 자신과,,, 나 자신의 성격을 생각해보면 너무 괴로워요..선생님,, 저는 인간관계가 좋았던 적이 거의 없어요...누구와 친밀하게 오랜 시간을 보낸 적이 거의 없어요..친한 친구와도 오랜 시간을 보낸 적이 별로 없어요...누구와 친근하게 오랜 시간을 보낸다는 게 저한테 가능한지 잘 모르겠어요..저에겐,, 연애나 결혼이 불가능한 일 같아요..저는 엄청 정적이고,,,, 혼자 있는 게 가장 편하고,, 말도 없는 편이거든요..그래서,, 항상 나와 함께 있는 사람이 나한테 질릴까봐 걱정이 돼요..내가 이렇게 조용하고 정적이고,, 재미가 없을 것 같아요..그리고 그 사람이 어쩌고를 떠나 제가 그 상황을 잘 못 견뎌요..누구와 오랜 시간 같이 있다는 게 두려워요..제가 그 사람을 만족시킬 수 없고,, 자꾸 그 사람을 신경쓰고 스스로에게 실망하게 되니..근데,,, 좋아하는 사람이 생겨버려서,,자꾸 그 사람이 보고 싶은데 그 사람과 시간을 보내는 건 두렵고,,곁에 가고 싶은데,,,,,,,,,,,, 내 실체를 알아버릴까봐,,, 그 사람이 지루해할까봐,, 그 상황이 너무 무서워요..그러면 보고 싶어하지나 말지..제가 조금만 더 밝고 말도 많고 친근한 사람이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그래서 다른 사람을 심심하게 하지 않으면 얼마나 좋을까요? 혼자 있는 게 가장 편하고 두렵지 않은데,,어떤 사람과 있으면 자꾸 그 사람을 신경쓰게 하고,, 그게 그 사람 잘못이 아니고,, 제가 자꾸 스스로 그러니,,
저는 중학교 때 가족과 떨어져서 그 이후로 거의 혼자 살았는데,,,, 그래서 그런지 모르지만 가족들과 있는 게 불편할 때도 있어요..제가 다른 사람과 오랜 시간 같이 있는 게 가능할까요?..저는 언제나 혼자여야 할까요? 선생님 답이 없죠?;; 저도 제가 바보 같은 걸 알아요... 근데 너무 답답해서,,내가 그 사람이 너무 좋고 보고 싶고 다가가고 싶고 손잡고 싶고 같이 있고 싶다고 해서 그 사람도 꼭 그래야 하는 건 아닌데,,더군다나 난 이런 성격인데,, 왜 자꾸 욕심이 생길까요? 선생님.. 어떻게 해야 좋을지 모르겠어요..두려우면서,, 자꾸 보고 싶어하고 자꾸 생각하고,, 어떻게 해야 좋을지 모르겠어요...
선생님, 머리 아프시죠? 만날 다른 사람의 고민, 고통을 함께 생각하실 걸 생각하면 질문 드리기도 죄송한데..;ㅎ 항상 건강하셨으면 좋겠어요. 이제 연말인데,, 따뜻하고 행복한 연말 보내세요...!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오랜만이네요, 그죠?
대학 생활을 잘 하고 계신다니 저도 참 기쁩니다.
누군가를 좋아하고 사랑할 수 있다는 것은 더없는 축복이요 행복이예요.
삶이 우리에게 줄 수 있는 가장 눈부신 것이구요.
그런 의미에서, 누군가를 좋아하게 된 님에게 먼저
진심어린 갈채를 보냅니다.
이 사랑을 통하여 어쩌면 님 자신을 사랑하는 길도 배우게 될는지도 모르니까요.
사랑하는 자스민님.
사랑은요....
먼저 님 자신을 사랑할 수 있어야 해요.
님이 님 자신을 먼저 사랑할 수 있어야 상대방을 진심으로 사랑할 수 있게 되어요.
님이 님 자신을 사랑하지 않으면 상대방도 결코 님을 온전히 사랑할 수 없게 되어요.
그러므로
“좋아하는 사람이 생겨버려서,,.그 사람이 너무 좋고 보고 싶고 다가가고 싶고 손잡고 싶고 같이 있고 싶은...”
그 마음 그대로,
아, 눈부신 그 마음 그대로 이제 님 자신을 사랑하는 마음도 조금씩 키워갔으면 해요.
자신의 어떤 모습을 사랑해야 할까요?
최근에 제 마음 속에서 겪은 몇 가지를 먼저 말씀드려 볼께요.
아침에 출근할 때 교문 앞에서는 항상 학생부장 선생님이 등교지도를 하고 계신답니다. 그러면 저는 으레 “안녕하세요?”라든가 혹은 “수고하십니다.” 하고 인사를 하면서 교문을 들어서게 되는데, 그때 저의 인사에 대해 학생부장 선생님이 상냥하게 인사를 마주해주시면 제 마음이 편안한데, 혹 인사를 퉁명하게 받는 것 같다든가 아니면 저의 인사를 외면하는 것 같은 모습을 보게 되면 제 속은 순간 움찔하면서 경직되고 긴장한답니다. 왜냐하면, 제 속에는 (어릴 때의 상처와 결핍으로부터 비롯된) 거부에 대한 두려움, 외면에 대한 두려움, 내침에 대한 두려움이 있기 때문이지요.
학생들과의 자연스런 인사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수업을 마치고 계단을 오르내릴 때 마주치는 학생들이 제게 인사를 하는데, 이때 저도 다정하게 인사를 합니다. 그런데 그 중에 어떤 학생이 얼굴을 약간 찡그리면서 저를 외면하는 것 같은 모습을 보게 되면, 저는 더럭 겁이 나면서 대뜸 긴장하거나 벌벌 떠는 저 자신을 보게 됩니다. 그런 제 마음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거기에는 어김없이 거부당할까 하는 두려움, 배제당할까 하는 두려움, 외면당할까 하는 두려움이 자리하고 있음을 봅니다.
사랑하는 자스민님.
처음엔 그토록 초라하고 못난 자신이 몹시도 괴롭고 힘들었지만, 이젠 그게 바로 나 자신임을 깨닫고, 그런 저를 사랑하게 되었답니다. 예, 저는 비로소 저 자신의 상처를 외면하지 않고 사랑하게 된 것이지요.
님은 말씀하셨어요.
“선생님,, 저는 인간관계가 좋았던 적이 거의 없어요...누구와 친밀하게 오랜 시간을 보낸 적이 거의 없어요..친한 친구와도 오랜 시간을 보낸 적이 별로 없어요...누구와 친근하게 오랜 시간을 보낸다는 게 저한테 가능한지 잘 모르겠어요..”라고.
왜 그런지 아세요?
님이 님 자신을 스스로 외면하면서, 님 자신과 오랜 시간을 같이 있어본 적이 없기 때문이예요.
사랑하는 자스민님.
먼저 님 자신을 사랑해 주세요.
중학교 때 가족과 떨어져서 살게 되면서 비롯된 님 안의 상처와 결핍을 보듬어주고 사랑해주세요.
“조금만 더 밝고 말도 많고 친근한 사람이 되어 다른 사람을 심심하게 하지 않는, 그래서 남들의 마음에 드는” 사람이 되려 하지 말고,
먼저 님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 주고 사랑해 주세요.
말이 없고, 정적이며, 끊임없이 남을 신경 쓰고, 상대방이 지루해 할까봐, 재미없어 할까봐, 님과 함께 있는 사람이 질려할까봐 늘 힘들어하는 자신에게 실망만 하지 말고, 그렇게 자신을 끝없이 내치지만 말고
아, 그런 자신을 님 자신으로 받아들이고 보듬어주고 사랑해주고 껴안아주세요.
그런 님 자신과 좀 더 오랜 시간을 같이 있어 보세요.
그렇게 님이 님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사랑하게 될 때 또한 남을 진심으로 사랑하게 된답니다.
누군가를 좋아하게 된 이 가슴 벅찬 순간을 통하여
님 자신도 좋아하게 되는 놀라운 사랑의 기적이 님의 삶 속에서 아름답게 꽃피어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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