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명대 한학촌 강의에 갔을 때, 님의 질문글에 대하여 제가
“단 한 순간 그것을 받아들이는 것으로 죽게 된다면, 죽으리라....”라는 마음을 내어보라는 답변을 드렸다고 했더니, 어느 분이 문득 말씀하시기를
“오직 그 길밖에 없으니까요....”라고 하셨습니다.
그 순간 제 가슴이 먹먹해졌더랬습니다.
왜냐하면, 진정 그 길밖에 없으니까요.
그리고 그 분 또한 그 길로써 깨어난 분이었으니까요.
님은 말씀하셨습니다.
“어제부터 티비를 끄고 컴터까지 끄며 핸폰까지 끄고 무위도식으로 살아봤습니다....”
감사합니다.
저의 답변을 듣고 그렇게 님 자신을 ‘실험’해 주셔서요.
이제 며칠이 지나고 있네요.
조금만 더 해보십시오.
그런데 제가 “제 손을 잡고 거기 그냥 있어 보십시오.”라고 했던 것은 님에게 용기를 주기 위해서였습니다.
자기 자신을 만나는 이 참된 길로 발걸음을 떼어보기를 바라는 간절한 마음에서요.
그런데 님은 지금 훌륭히 잘 하고 계십니다.
님은 불안 속에 분노가 있음을 발견하시면서, 이렇게도 말씀하셨네요.
“사실은 제가 아직은 자신이 없거든요. 무슨 얘기냐면요, 불안 속에 분노가 있더라구요. 불안에 떨다가 그만 미쳐서 분노로 변해버리면 상대를 폭행할 수도 있구요....”
예, 그런 염려와 우려를 안은 채로 ‘실험’을 해보십시다.
‘실험’이란 모든 우려되고 염려되는 사항들을 다 제거하고 난 다음에 하는 것이 아니라,
그럼에도 불구하고 발을 떼어보는 것이니까요.
어쩌면 그것이 님 자신으로 하여금 더욱 선명히 지금 이 순간에 대하여 깨어 있게 할 수 있으니까요.
‘실험’을 시작한 님에게 다시 한 번 진심으로 감사를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