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 법정스님의 책을 어떻게 바라볼지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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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덕이 댓글 4건 조회 7,959회 작성일 12-02-12 04:04본문
강박적으로 지키려한 나를 놓게 돼고 왠지모를 마음의 평안이 찾아왔습니다
흐르는 세월에 나를 맏겼습니다 왠지 행복했습니다
며칠간 그저 하루하루 산다는게 편안히 느껴졌습니다
법구경을 해석하신건데 첫장을 읽는순간부터 가슴이 막히고 답답했습니다
읽는 내내 힘들었습니다
게으름 나태함 욕망 을 버리고 부지런히 수행과 명상을 취하라고 느껴지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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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를 자제할 줄 아는
지혜있는 사람은
홍수로도 밀어낼수 없는 섬으 쌓는 것과 같다
게으름과 방종에 빠지고
생각이 깊은 사람은
부지런을 가보처럼 지킨다
육체의 즐거움을 가까이 하지말라
게으르지 않고 생각이 깊은 사람만
큰 즐거움을 얻게 되리라
남을 이기는 일보다 뛰어난 것
그러니 자신을 억제하고
항상 절제하는 사람이 되라
잡념에 빠져 명상에 전념하지 못하고
뜻있는 일을 버리고
쾌락만을 따르는 사람은
명상에 잠긴 이를 부러워한다
등등 전 구절이 이렇듯 나쁜나에서 올바른나로의 변화를 이야기 하는거 같습니다
사랑해 주어야 하는데 법정스님의 책은 부지런 ,생각의 깊음
억제, 절제, 명상에 전념으로 내자신의 수련과 명상을 통해
무언가 이상적인 인간상에 도달하라는것으로 느껴집니다
그리고 그과정이 너무힘든거 같아요
해야하나 생각이 듭니다
선생님 법정스님의 책을 어떻게 바라 보아야 좋을지 모르겠습니다
댓글목록
김기태님의 댓글
김기태 작성일
좋은 질문에 감사 드립니다.
법정 스님은 무소유(無所有)를 실천하며 살다 간 사람으로서, 우리 사회에 맑은 청량제 역할을 하신 분이지요.
그러나 그 분이 우리에게 ‘자유’를 주지는 못했습니다.
그 분은 여전히 이원성(二元性) 속에 있었고,
이원성 속에 있는 사람은 자유롭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그 분은 모든 것을 다 버렸지만, 하나는 버리지 못했습니다.
‘무소유’라는 것을 버리지 못했던 것이지요.
그것 또한 이원성이며,
그것은 곧 전부를 버리지 못한 것과 같습니다.
그 분의 책과 삶은 ‘교훈적’이기는 합니다.
그러나 그뿐, 그 속에 ‘자유’를 담지는 못했습니다.
그렇기에 님이 인용하신 것과 같은 그런 무거운 말씀들을 하고 계신 것이지요.
"만일 소경이 소경을 인도하면 둘이 다 구덩이에 빠지리라."(마태복음 15:14)라고 하셨고,
"이 백성이 입술로는 나 - 하나님 - 를 존경하되 마음은 내게서 멀도다. 사람의 계명으로 교훈을 삼아 가르치니, 나를 헛되이 경배하는도다."(마가복음 7:6~7)라고 하지 않았습니까.
님 자신을 믿으십시오.
진리는 '교훈'과는 거리가 먼 무엇이랍니다.
덕이님의 댓글
덕이 작성일
선생님 답변감사합니다
법정스님은 티비로볼때 수많은 사람이 존경하시는데
그분의 말씀인데 ....
이런 생각이 들면서 힘들었습니다
질문을 올리기 까지 고민을 많이했습니다 ^^;;
(나름 큰맘먹고 질문을 올렸는데 너무
기쁨니다 이렇게 글을 올리고 답변을 받으니 이리 좋은것을 ㅜ.ㅜ)
감사합니다
만허님의 댓글
만허 작성일
명쾌한 답변,
간결한 답변,
잘 보고 갑니다_()_
미카엘님의 댓글
미카엘 작성일
나처럼 불교에 문외한인 사람일지라도 '법정' 이라는 법명은 낯설지 않을 것이다.
법정스님은 한국인들에게 불교에서 빼놓고 설명하기 힘든 분이다. <無所有>라는 책의 저자로,
한 스님으로서 삶에 대한 진한 감동을 남기고 떠나신 분이다.
종교, 성별을 떠나 스님과 매우 깊든 깊지 않든, 인연이 닿은 그분들의 이야기들은 마치 산사에서 맑은 숲향기를 맡으며 서 있는 느낌을 받았다.
종교가 다른 나도 마찬가지이다. 참고로 말씀드리면 나는 카톨릭이다.
청명한 가을 하늘처럼 맑고 곧은 법정스님, 다양한 모습이 있지만 한 목소리로 모아지는 스님의 모습은 곧은 분이라는 것이다.
동시대를 사는 사람으로서 말과 생각(체험)의 깊이는 다를 수 있다. 더 깊고 넢을 수도 있다는 이야기이다.
그러나 우리들의 行이 과연 법정스님을 "1/10" 이라도 따라갈 수 있을까? 쉽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말은 달라진다. 쉽게 평가하고 쉽게 재단하지 말라.
나는 천주교, 기독교, 불교, 종교인들의 구체적인 삶을 근접에서 무수히 보아왔다. 그러서 결론이 "법정"이라는 인간을 더 좋아하는지도 모르겠다.
스님들은 한없이 자비로울 것만 같을 거라는 나의 생각은 완벽한 오만이었다.
유신독재에 항거하다 유배 아닌 유배를 받았던 그 분, 그 용기있는 판단력 덕분에 오늘날 그분의 말씀에 우리가 귀를 기울이는 것이다.
그 역시 생로병사를 피할 수 없고 감정을 지닌 한 인간으로 다가왔다.
그 향기가 씨앗이 되어 삶을 살아가는 방향을 제시해주고 사랑과 자비를 실천하는 이들의 이야기가 잔잔한 감동이 된다.
그븐의 빈자리는 분명 크다. "그 빈자리를 김기태선생님이 가시기를 바란다".....하고 싶다.
김선생님을 큰 인물로 받들고 싶고 아끼고싶다. 김선생님은 그 분 보다 더 깊고 넒은 세계로 승화시켜 새로운 길을 다져 주십사 하고 개인적으로 부탁 드리고 싶다.
나 역시 그분의 글에서, 강론에서 더 많은 위로와 깨우침을 받았다. 이게 나만의 착각일까??
비록 종교는 서로 다르고 또 개인적으로 만나뵙지는 못했지만 그 분의 사랑과 감사의 마음을 공감한다. 우리 김선생님도 그분 보다 더 나은 더 깊은 길을 가시길 기원드린다. 샬룸
화려한 문체가 아니더라도 담담하게 법정스님을 회상하는 인터뷰어들의 말씀이 참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