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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도움말씀 좀 부탁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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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자스민 댓글 2건 조회 8,345회 작성일 12-05-31 0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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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생님 힘들 때마다 이곳에 글을 올려 다시금 새로운 용기를 얻곤 하는 대학생입니다.
 
 
 제가 사범대 학생이라 요즘 여중에서 멘토링활동을 하고 있는데요..
 
 
 
 제가 한 아이를 우연히, 제 담당도 아닌 아인데, 몇번 맡게 되었는데..
 
 
 
 그냥, 너무 무기력한 기분이 들어요. 가슴이 아프구요..
 
 
 
 
 처음엔 그 아이가 멘토링.. 사실 멘토링도 아니지요 과외나 다름없어요
 
 
 학력고사 전에 성적이 낮고 경제적 환경이 안 좋은 아이들 학력고사 기출문제집 풀어주는 일이거든요.
 
 
 
 아이가 너무 공부하기 싫어하고 버릇없이 굴길래 미운 마음도 있었는데..
 
 
 
 굉장히 활발하고 장난기 가득한 왈가닥 여자애에요.
 
 
 그런데 한번 두번 갈수록 애가 말도 없어지고 기분이 안 좋아보이는거예요.
 
 
 
 원래는 너무 공부하기 싫어하길래 잘 다독여서 공부를 시키려는 마음이었거든요?
 
 
 
 그런데.. 너무 공부하기 싫다고 집에 가면 안 되냐고 물어보더라구요..
 
 
 
 근데 그 애가 공부하긴 진짜 싫어하는데 동정심도 많고 마음씨가 착한 거 같아요
 
 
 꿈이 사회복지사래요
 
 
 그래서 사회복지사 되려면 공부도 조금은 해야하지 않겠냐고 하니까
 
 
 너무 하기 싫어서 사회복지사 되고 싶지만 공부 꼭 해야 되면 안 되고 말겠대요..
 
 
 대학도 안 갈 거고 공장 다니면 된대요..
 
 
 너무 아무렇지 않게 그런 말을 하더라구요
 
 
 중3짜린데 이번 여름방학부터는 알바를 해서 쭉 할거래요
 
 
 
 근데 머리가 나쁜 편도 아니거든요. 오히려 좋아요.
 
 
 
 그런데 교복도 더럽고 그런 걸 보니 집에서 신경을 못 써주는 것 같아요
 
 
 아빠 엄마도 늦게까지 일하시다가 와서 자기가 들어가면 자고 있대요
 
 
 자기는 맨날 밤늦게까지 놀다 들어가구요..
 
 
 
 그 애의 환경이 너무 안쓰러워서 제가 뭘 도와주고 싶은데..
 
 
 
 설사 공부하고 싶은 마음을 불러일으켜서 공부를 시킨다고 해도 그게 정말 그 애를 위한 일일까요?
 
 
 
 아니면 공부 하기 싫어하니 그냥 담당 선생님께 제가 대신이라도 말해서 억지로 시키지 말고 보내자고 하는 게 나을까요..
 
 
 
 
 그렇게 나 몰라라 해버릴 수도 없는 것 같아요
 
 
 그런데 어떻게 도와줘야 할 지도 모르겠어요.
 
 
 16살이면,, 미래를 위해 준비를 해두면 나중에 좀더 좋은 환경에서 좀 더 편하게 살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또 그렇게 밝고 활발한 애를 굳이 하기 싫은 걸 시키는 게 맞는 건지
 
 
 그애가 대학 가기 원하지 않고 안 되면 그냥 공장 갈 거라는 생각을 하고 있는데 그냥 놔두는 게 나은건지
 
 
 잘 모르겠어요..
 
 
 
 그리고 어떤 애들은 좋은 환경에서 어렸을 때부터 가정교육 잘 받고 크는데
 
 
 어떤 애들은 왜 신경도 잘 못 써주는 ..
 
 
 
 그냥 세상이 너무 불공평한 거 같아요.. 그런데 제가 뭘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일단 제 눈 앞에 있는 이 아이에게 그래도 공부를 시키는 게 좋을까요?/
 
 
 
 

댓글목록

자스민님의 댓글

자스민 작성일

제가 너무 비관적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 같기도 해요..

그 애가 다른 방향으로 잘 될 수도 있는 건데.. 그렇지만 손 놓고 있을 순 없고... 선생님이라면 어떻게 하시겠어요?

김기태님의 댓글

김기태 작성일

예, 너무 비관적으로 생각하고 계신 것 같아요.^^
눈에 보이고 손에 만져지는 것만이 다가 아니거든요?
비록 지금은 모든 것이 부정적으로 보일지라도, 아이들은 무한한 가능성 속에 있어요.
무엇이건 될 수 있는 기회와 시간들 앞에 언제나 아이들은 서있다는 것이지요.

그런데
그 아이의 마음이 되어보면 공부하기는 정말 싫을 것 같애요.
왜 공부해야 하는지 도무지 그 이유도 모르겠구요.
제가 그 아이의 입장이라면, 아마 더하면 더했지 결코 덜하지는 않았을 거예요.
그러니 "미래를 위해 준비를 해두면 나중에 좀더 좋은 환경에서 좀더 편하게 살 수 있을텐데..."라는 입장에서 그 아이를 바라보지 않았으면 합니다.
먼저 그 아이의 아픔과 마음의 힘겨움에 대해 귀를 기울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님이 만약 그럴 수 있다면, 대학 가기 원하지 않고 안 되면 그냥 공장 갈 거라는 그 아이의 말은 그리 무겁게 들리지는 않을 것입니다.

멘토링으로 그 아이를 만났지만, '공부'나 '미래'를 통해서가 아니라 먼저 '그 아이'를 만났으면 합니다.
그리고 '그 아이'를 만나는 일에는 보다 많은 시간이 걸릴 수 있다는 것도 이해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사람과 사람이 먼저 만나고, 영혼과 영혼이 먼저 만날 때 그 위에는 어떤 것도 굳건히 세울 수 있답니다.

교학상장(敎學相長, 가르치고 배우는 가운데 서로 자란다)이라 하지 않았습니까.
이를 통해 서로 함께 배워가는 것이지요.

그 아이를 생각하는 님의 마음에 감사를 드립니다.
그 속에서 모두를 살릴 수 있는 지혜 또한 함께 배워갈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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