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되는 고민앞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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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래핑붓다 댓글 1건 조회 6,590회 작성일 11-05-17 13:06본문
선생님 안녕하세여.
몇년전 우연히 선생님 책읽고 도덕경을 처음접하고 받아들임에 대해서 깊이 생각해봤었습니다....
제가 도움을 받고 싶은 문제는 음..
제 기억으로 초등학교 3학년쯤이것 같은데 갑자기 죽음이 생각나면서 온 세상에 나혼자 남겨지고 캄캄한 어둠속에 갇혀있는 느낌을 받았었고 그느낌이 지금 44세살인 지금도 그려집니다.
그렇게 저는 살면서 죽음에 정말 두려워했고 건강 염려증처럼 혈압계만 갇다대어도 가슴이 콩당콩당 금방 죽음과 같은 공포를 느꼇던거 같습니다.
그러다 이십대 후반에 크게 아파서 죽음의 경계에서 살아났고 그렇게 그렇게 가끔씩 짧게 불안이 찾아왔지만 그냥 가정을 꾸미고 잘 살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작년 시어머니가 갑자기 돌아가시면서 간병하는과정에서 나의 내면에 죽음에 대한 공포가 올라왔고 그공포는 장례식을 치르고 나서 불안으로 엄습해왔고 그불안에 한동안 잠못들게 하더라구요.그래서 수면제라도 먹어야지 하고 찾아간 정신과에서 불안장애라고 하고 약만주더라구요. 병원에서는 약을 몇개월 먹으라 했지만 그래도 나름 아바타도했었고 명상 요가를 하며 내마음을 그래도 잘챙기며 살았다고 생각했는데 정말 좌절감이 들더라구요...
한달정도 약을 먹고 잠을 잘잘수 잇게 되고 불안감도 사라지고 해서 병원도 안가고 잘지냈는데
몇일전 우연히 그때 잠못자고 불안했던 기억이 올라오면서 잠을 못자면 어떻게 하나 그때처럼 어지럽고 등등 생각이 더 잠못드는 밤을 만드는거 같아요. 생각의 전환이 필요한거 같은데..
이 또한 내 마음이 만들어낸 습관이라는걸 머리로는 알겠지만 그래도 이렇게 되니 받아들이려고 해도 힘드네요.
그렇지만 이 불안을 내가 잘 경험할수 있어야 한다는 생각은 늘 하고 있습니다. 약으로 해결할 일이 아니고 내가 내스스로 내 감정을 처리해야한다는거 잘알고 있기에
이상황을 어떻게 해야할지 답답한 마음에 글 남깁니다.
선생님 답글 바랄게요.
멀리 제주에서
댓글목록
김기태님의 댓글
김기태 작성일
님과 전화 통화를 했지만, 그래도 글이 남아 있어 답변을 드려봅니다.
‘지금’은 언제나 모든 가능성이 열려있는 장(場)입니다.
불면의 순간도 마찬가지이지요.
‘불면’이라는 고통의 순간이 찾아온 것이 아니라, 사실은 어떤 설명할 수 없는 ‘기회’가 찾아온 것이랍니다.
불면이 찾아오면 우선 ‘자려는 마음’을 버려보세요.
불면을 받아들이는 것이지요.
그리곤 온갖 잡생각이 일어나면 일어나는 대로 마음으로 그것들을 깊이 허용해 주고,
몸을 뒤척일 땐 뒤척일 때의 섬세한 몸의 감각과 느낌들을 느껴보세요.
얼마나 묘한지요!
그렇게 불면의 ‘지금’에 있다 보면 어느새 잠들어
아침이 되어서야 눈을 뜨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한번 해보세요.
불안의 순간도 마찬가지입니다.
마침 님은 “이 불안을 내가 잘 경험할 수 있어야 한다는 생각은 늘 하고 있습니다.”라고 말씀하고 계시네요.
그런데 잘 경험한다는 것은 그 감정을 어떻게 처리하거나 해결하려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있는 그대로를 허용해주고 그 속에 있어 보는 것이랍니다.
불안이라는 감정 그 자체가 참으로 많은 근원적인 해결책들을 갖고 있건만
우리는 오히려 그 바깥에서만 해결하려고 하니
님의 말씀처럼 고민이 반복될 수밖에 없는 것이지요.
삶의 모든 순간이 소중하답니다.
좀 더 적극적이고 긍정적으로 ‘지금’을 받아들여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