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3학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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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조급 댓글 1건 조회 8,534회 작성일 11-06-04 00:05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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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태님의 댓글
김기태 작성일
만약에 님의 손 안에 똥 닦은 휴지가 들어있다고 할 때
그것을 어떻게 버릴까요?
내가 들고 있는 것이 똥 닦은 휴지라는 것을 분명히 알 때
님은 단 1초의 망설임도 없이 그것을 내버릴 것입니다.
님의 고민과 번뇌를 한번 보십시다.
“남.들.한.테.뒤.처.질.까. 두려워 불안하고...”
“남.들.과.비.교.하.며. 난 이것밖에 안 된다는 열등감을 느끼고...”
“부.모.님.에.대.한. 미움과 증오...”
“미.래.에.대.한. 걱정과 자신감 없음...”
“미.래.에.과.연. 잘 할 수 있을지...”
님의 고민과 번뇌 속에는 오직 ‘남’과 ‘미래’밖에 없군요.
‘님 자신’과 ‘지금’은 어디에 있습니까?
‘남’과 ‘미래’라는 것, 그것이 바로 똥 닦은 휴지입니다.
다만 나를 더럽힐 뿐인...
그런데도 계속해서 그것을 들고 있을 거예요?
마찬가지로
‘좋은 대학’과 ‘편안한 인생’은 아무런 상관관계가 없답니다.
그것 또한 똥 닦은 휴지이지요.
그렇기에 ‘그저 그런 삶’이란 것도 없답니다.
다만 ‘나의 삶’이 있을 뿐이지요.
비교하고 경쟁하는 데에만 익숙한 고3인 님의 조급함을 충분히 이해합니다.
그러나 이렇게 질문하신 것을 계기로, 잠시만이라도 한 발짝 뒤로 물러서서
님의 불안과 저의 답변을 한 번 깊이 들여다보고 음미해 볼 수 있게 되기를 바랍니다.
그 잠깐의 여백이 어쩌면
바깥에 대한 염려로 가려져 아무런 힘도 발휘하지 못하고 있는 님 안의 어떤 에너지를 각성시켜
지금 해야 할 일, 곧 공부에 몰두하게 할는지도 모릅니다.
그렇듯, 님이 겪고 있는 그 혼란과 힘겨움들을 통해
'님 자신'에 대해 새롭게 주목해 보고,
님 안에 있는 진정한 힘을 발견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기를 바랍니다.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