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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면의 결핍 채우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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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질의응답 댓글 3건 조회 8,602회 작성일 12-11-08 0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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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 때문에..
 
갖고 싶은 사람을 못 가져서
몇 개월 째 속앓이 하고 있어요.
 
법륜 스님의 즉문즉설을 듣다가
스님이 이런건 끙끙 앓을 수록 좋다고 하시던데
정말 끙끙 앓고 있습니다.
 
 
제가 오늘 알게 된건
제 내면의 결핍이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 심하고
그래서 이것을 채워줘야겠다는 거였어요.
원래 타고난게 욕심도 많고 인정욕구도 많은 편인 것 같은데
겉으로 보기에는 순하고 욕심도 하나도 없는 애인 것처럼 최근 몇년을 그렇게 살았습니다.
 
제 속성이 그런건지
어떤 한 상태에 들어서면 거기에서 계속 쭉 가라앉는다고 해야하나..
무엇을 시도하거나 변화하거나 하는 걸 잘 안하게 되요.
 
아무튼 그래서 최근 3,4년 정도를 그렇게 지냈어요.
어떨 때엔 내면에서
정말 이렇게 살기싫어, 하고싶은거 하면서 살고싶어, 인정도 받고 성취감도 느끼고 싶어
하는 욕구가 막 터져나오기도 했습니다.
근데 제가 게으르기도 하고 해서 그게 잘 안되더라고요.ㅠ
 
 
실연 당하고 나서
그게 좀 자극이 됐고
그때부터 하고싶은것들 하나씩 하기 시작했어요.
그냥 사소한 거.. 소설 읽고 싶으면 소설 읽고, 영화보고 싶으면 영화 보고,
어디 가고 싶은데 있으면 혼자 가서 많이 걸어보고 하는 것들을요.
 
그랬더니 10월 한 달을 나름 만족하게 보냈어요. 여전히 게으르긴 하지만..
 
 
사실 돌이켜보면
제가 욕구가 많이 충족되지 못한 상태였고 그 상태를 너무 지속했던 것 같아요.
어릴 때 엄마한테 혼도 많이 나고 거부도 당하고 해서 상처도 많은데.
이게 아니다, 이게 아니다 싶으면서도 계속 별 다른 변화 없는 삶을 지속했어요.
 
그 상태에서 어떤 남자를 알게 됐고
그 사람에게 나에겐 없는 면들이나 내가 추구하는 모습들(인생 재밌게 사는거, 독립적인거, 여유 있는 모습 등)이
있다 싶으니 무섭게 빠져든 것 같아요.
내면이 결핍된게 이렇게 무서운거구나 하는 생각이 아까 들었어요.
그리고 그사람에게도 내가 여자로 예쁘게 보이고 싶다 뭐 그런 것보다는
인정 받으려는 욕구가 되게 컸어요.
그래서 함께 있을 때도 행동 하나하나가 자유스럽지 못하고 마음이 괴로웠습니다.
 
 
내면의 결핍..
나 스스로, 나 혼자만의 힘으로 채워질 수는 있는건지요?
내가 무언가를 새롭게 시도하는 것을 좋아하는 것 같았거든요.
지금처럼 하고싶은 것들을 하는 것도 도움이 되겠죠? 다른 방법들이 있나요?
 
그리고 상처도..
제가 하루 중 잠들기 전 한시간 정도는 아무것도 하지 않고 나를 들여다 보는 시간을 가지는데요.
그럼 상처가 올라오는 것 같아요.
내 내면은 정말 하나도 웃지도 않고 아무 말도 없어요.
그저 침묵..
아무튼 그 시간에 제 상처를 햇볕에 내놓거나 바람에 말리는 것 같은 그런 기분이 들거든요.
 
내면의 결핍과 상처..
지금 이대로 충분한지 아님 또 다른 좋은 방법들이 있는지 알려주세요.
 

댓글목록

장주님의 댓글

장주 작성일

내면의 결핍과 상처..인정받고 싶은 욕구, 나 혼자만의 힘으로 채워질 수는 있는 건지? 이런 걸 생각하고 해결하려 하기 이전에 그 문제가 되는 내면이란 게 도대체 뭔지..내면이란 게 과연 있기나 한 건지 좀 살펴봐야 하지 않을까요?
우리는 무턱대고 머리속에 떠오르는 생각이나 느낌, 감정 이런 걸 뭉뚱그려 모호하게 이것이 나의 내면이라고 '생각'하고 규정합니다. 그런데 자세히 한번만이라도 정말 자세히 살펴보세요.
그게 진짜 내면이라 부를만한 무엇인지를..그냥 살면서 배우고 경험한 일들로 인한 정보가 인연따라 상황에 따라 또는 아무 이유없이 그냥 머리속에 떠오를 뿐이지 않습니까?
사실은 생각이 오고 가고 사라졌다 나타나는 일련의 일들이 일어나는 것 뿐입니다. 그걸 개성, 인격, 내면이라 규정하는 것도 또 다른 하나의 생각일 뿐입니다.
거기에 무슨 결핍이 있고 채우고 말고 할 게 있습니까? 다 혼자만의 착각이고 망상입니다. 그래도 나는 뭔가 부족한 것 같다구요? 그것도 머리속의, 내가 지어낸 생각일 뿐입니다.
방법을 찾지 마시고 있는 그대로를 명징하게 한번 보세요. 해야 할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그냥 습관적으로 생각이라는 자극에 반응하고 있는 자신을 볼 수 있을 겁니다. 그것만 안 하면 애초에 문제라는 건 어디에도 없습니다. 그냥 인연따라 일어나는 일에 감응할 뿐입니다.

김기태님의 댓글

김기태 작성일

'내면의 결핍과 상처'는 채워야 하는 무엇이 아니라, 만나야 하는 님 자신의 모습들이랍니다.

파초님의 댓글

파초 작성일

전 사랑을 부족하게 받고 자랐습니다.
그 부족함으로 뭔가 자꾸 찾아헤매고 갈구하게 되었는데
김기태님의 글을 보고 몇년후에 제가 사랑이 부족한걸 스스로 인정했습니다.
주는것도 받는것도 부족한걸 말이죠..이러고 나니 마음에 평화가 왔습니다.
님도 자신의 모습을 진지하게 인정해보시면 새로운 길이 열릴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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