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사로부터 자유롭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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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아침 댓글 1건 조회 7,136회 작성일 11-07-05 16:08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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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태님의 댓글
김기태 작성일
다음은 도신(道信)이라는 열네 살 먹은 소년이 삼조(三祖) 승찬 스님을 찾아가 문답하다가 문득 깨달음을 얻는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그는 곧 사조(四祖)의 법통을 이어받지요.
어린 사미승 하나가 슬그머니 승찬의 방으로 찾아와 겁도 없이 물었다.
“스님, 부처님 마음은 어떤 것입니까?”
이제 갓 열네 살 먹은 어린 녀석의 물음에 승찬은 저도 모르게 웃음이 나왔다.
‘요놈 봐라, 아직 이마에 피도 안 마른 녀석이....’
승찬은 속으로 이렇게 뇌까리며 되물었다.
“네 마음은 어떤 거냐?”
사미승은 고개를 갸웃거리다가 선뜻 대답했다.
“모르겠는데요....”
승찬이 껄껄 웃으며 다시 물었다.
“네 마음도 모르면서 부처님 마음은 알아서 뭘 하려고 그러느냐?”
어린 사미승은 그래도 할 말이 더 남았던지 좀체 물러갈 생각을 하지 않았다.
“아직 묻고 싶은 것이 더 남은 게냐?”
승찬이 궁금한 듯이 물었다.
“예, 스님.”
“그게 뭐냐?”
“해탈은 어떻게 하는 것입니까?”
‘허, 요놈 보소.’
승찬은 배를 잡고 웃기 시작했다. 사미승은 노스님의 그 같은 행동을 이해할 수 없다는 듯이 눈을 껌벅이며 쳐다보고 있었다. 한참 만에 웃음을 그친 승찬은 잔잔한 음성으로 그에게 이렇게 말했다.
“이놈아, 누가 널 묶었더냐?”
“아뇨.”
사미승은 엉겁결에 대답했다.
“그렇다면 왜 해탈을 하려는 거냐?”
“......”
사미승은 한동안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그저 멍하니 승찬의 얼굴만 바라보고 있을 뿐이었다.
“이젠 됐느냐?”
“예, 스님.”
사미승은 큰절을 하고는 환한 얼굴로 되돌아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