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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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무기력 댓글 1건 조회 7,662회 작성일 12-11-25 01:32본문
아니 내년이면 마흔을 바라보는 미혼의 임용수험생입니다.
나름 불교관련 글도 많이 읽고
삶의 지혜도 많이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제 인생에 닥친 작은 시련앞에
저는 지금 맥도 추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엊그제 1차 시험을 보고 왔습니다.
고치지만 않았다면, 처음에 생각했던대로 했다면
저는 지금 들뜬 마음으로 2차준비를 하고 있을텐데
작은 실수로 인생이 지옥에 떨어진듯한
요즘입니다..
아직 발표는 안났지만,
경쟁이 심한 시험이라
매년 낙오자의 심정은 정말 이루 말할수가 없답니다..
간발의 차이로
어떤이는 웃고, 어떤이는 울고
모든것이 마음이 만든다는것은 잘 알면서도
어려운 이 시련앞에서
마음이 잘 추스려지지가 않습니다..
실수에 대한 후회와 자책으로 하루하루 눈뜨는것이 힘듭니다..
한마디만이라도 해주신다면
정말 감사하겠습니다.
댓글목록
김기태님의 댓글
김기태 작성일
정말 마음이 많이 힘드시겠습니다....
오래 전 저도 교사가 되고 싶어 신문에 난 교사모집 광고를 보고
경기도 지역의 어느 고등학교에 원서를 낸 적이 있습니다.
그때는 오직 교사만이 제 삶의 길이라고 믿고 있었기에
그 먼 길을 오가며 1차 서류 접수를 하고 2차 수업 시연 및 3차 면접까지를 다 봤습니다.
면접은 이사장님 면접이었는데,
면접을 보러 가기 전에 그 학교 교감 선생님께서 전화를 주셔서 함께 근무하고 싶다는 말씀을 해주셔서
저는 당연히 합격되리라고 믿었습니다.
그런데 아무리 기다려도 연락이 오지 않는 겁니다.
그래서 교감 선생님께 전화를 드렸더니,
“제 마음과 윗사람의 생각은 다른가 봅니다. 저도 정말 아쉽습니다. 죄송합니다, 김선생님....”
그 전화를 받고 난 후 얼마나 마음이 아팠는지, 마침 점심식사 때였는데 도저히 밥을 먹을 수가 없었습니다. 한 톨도 밥이 넘어가지 않았습니다. 그리곤 그 무어라 설명할 수 없는 뻥 뚫린 가슴을 안고 얼마나 오랫동안 이 길 저 길 이 골목 저 골목을 서성이며 걷고 또 걸었던지요!
며칠이 지나 ‘현실’을 받아들이고 나니 마음이 좀 편안해지긴 했습니다만, 그때의 그 기억을 떠올리면 지금도 가슴이 먹먹해 온답니다.
그래요, 마음이 참 힘드시겠습니다....
마음껏 힘들어 하십시오. 고치지 말았어야 할 답안을 고친 후회와 자책도 마음껏 하시고,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은 마음이 되어버린 그 무기력도 실컷 경험하십시오. 님과 같은 경험을 한 사람이라면 누군들 그런 마음이 되지 않겠습니까. 얼른 마음을 추슬러 다시 힘을 내려고 조급해 하지 마시고, 지금의 그 무너진 마음을 조금만 더 보듬어주시고 조금만 더 그 편에 서 주십시오.
괜찮습니다.
충분히 아파야 그 아픔을 딛고 일어설 수 있으며, 충분히 무너져야 다시 일어설 수 있는 힘을 그 속에서 발견할 수 있습니다. 그리하여 또 한 번의 시험은 실패했는지 모르지만, 오히려 이 일을 통하여 님 안에서 이전에 없던 새로운 힘을 만나는 계기와 기회가 될 수도 있습니다. 그 힘을 만나기만 하면 님은 완전히 새롭게 살 수 있습니다.
실패라는 이름의 새로운 기회 앞에 선 님을
마음으로 힘차게 응원하겠습니다.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