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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가 창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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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댓글 1건 조회 7,166회 작성일 11-09-07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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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정말 나쁜 마음인데.. 친구가 창피합니다..

친구가 사실은 엄청 여린 마음을 가진 사람인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보이지 않으려 일부러 노력하고 쎈 척을 하는 것 같습니다.....

저는 친구가 그러면 창피합니다..

물론 티를 내진 않지만,,

그렇다고 그렇게 하지 말라고 하는 건 저도 잘 모르면서 친구를 바꾸려고 드는 것 아닐까..

아 그리고 뭐라고 말을 꺼내야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친구가 싫은 건 아닙니다.

좋아합니다...

하지만 그 친구의 행동이 점점 아니라고 느껴집니다. 콕 집어 말할 순 없지만,

그 친구와 있을 때 가장 편하고 그 친구가 여리고 착한 사람이라는 걸 알지만,,

그 친구의 행동을 배우라면 그건 싫을 것 같습니다.

아예 창피한 걸 느끼지 않는다면 좋겠는데..

친구가 창피한 감정이 느껴지니 괴롭습니다..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댓글목록

김기태님의 댓글

김기태 작성일


  안녕하세요?
  질문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바깥'은 '안'의 투영일 수 있습니다.
  친구가 창피하게 느껴지는 것은 어쩌면 님 안의 문제가 그렇게 투영된 것일 수도 있습니다.

  님은 “선생님, 정말 나쁜 마음인데.. 친구가 창피합니다..”라고 말씀하셨는데,
  아뇨, 그 마음은 ‘나쁜 마음’이 아니라는 걸 우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얼마든지 그렇게 느낄 수 있습니다.
  괜찮습니다.

  친구도 분명 어떤 내면의 문제가 있겠지만, 그러나 친구의 몫은 친구의 몫으로 두고 우선 님 자신의 몫에 주목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님의 눈은 늘 못마땅한 친구의 행동에만 가있지, 님 안에서 올라오는 그 창피함은 제대로 보지 못하는 듯하기 때문입니다.

  님의 창피함을 볼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러려면 우선 친구에게 그렇게 하지 말라고 말하려는 마음을 내려놓고,
  친구를 창피해하는 그 마음은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허용해주며,
  그렇게 하는 것으로 인해 고통이 오면 그 고통은 그냥 받으면 됩니다.

  그런데 “친구가 창피한 감정이 느껴지니 괴롭습니다.”라는 님의 말씀을 보면
  친구를 창피해하는 그 마음을 인정하고 시인하고 받아들이기보다는, 거부하고 저항하며 외면하고자 함을 봅니다.   

  아닙니다.
  님의 그 창피함을 외면하지 말고 있는 그대로 경험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것은 ‘나쁜 마음’이기는커녕 정말 많은 것을 담고 있는 ‘생명의 에너지’이기 때문입니다.
  그렇기에, 그것을 받아들이고 그 안으로 들어갈 때 님은 뜻밖에도 어떤 ‘해방’ 같은 것을 맛보게 될는지도 모릅니다.
  말하자면, 지금 님에게 어떤 '기회'가 온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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