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 정말 괜찮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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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기태 댓글 0건 조회 4,552회 작성일 21-10-12 22:06본문
안녕하세요?
질문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님이 요즘 많이 듣고 계신 저의 ‘도덕경 강의’ 58장 동영상 중에 이런 구절이 있습니다.
禍兮 福之所倚, 福兮 禍之所伏, 孰知其極.
"재앙이라고 생각되는 바로 그곳에 복이 기대어 있고,
복이라고 여겨지는 바로 거기에 재앙이 숨어 있다.
누가 그 끝을 알겠는가?"
님은 남편이 떠난 뒤 자신이 처해 있는 현실을 이렇게 표현하셨습니다.
“이 세상에 혼자 버려진 막막함에 숨이 막혔습니다.”
“남편과 이별보다 더 무서운 건 바로 이 고립입니다.”
“완전 고립 단절, 너무 두렵습니다.”
말하자면, 견디기 힘든 ‘재앙’과 같은 것이 님의 삶에 닥쳐온 것이지요.
그 막막함, 그 두려움, 그 외로움...
예, 님의 그 마음을 진정으로 이해합니다.
하지만 님이 겪고 있는 지금의 현실 속에는 님이 느끼는 그 막막함과 두려움, 외로움 같은 ‘재앙’만 있는 게 아닙니다. 오히려 그보다 훨씬 더 크고 분명하게, 자유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가 지금 님을 찾아왔고, 영원한 복을 누릴 수 있게 해줄 ‘선물’이 지금 님 앞에 당도해 있습니다. 바로 그 막막함과 두려움, 외로움이라는 모습으로 말입니다. 이것이 진실입니다. 동전의 양면은 언제나 함께 있듯이요.
더욱이 님은 참 지혜로운 사람입니다.
왜냐하면, “자꾸 우상숭배를 하는 것 같고, 그런 게 너무 회의감이 들었지요.”라며 그곳을 떠난 것과 같이, 님에게는 스스로 바른 ‘길’을 걸어갈 수 있는 안목이―님 자신은 미처 자각하지 못했는지 모르지만―내면 깊이 갖추어져 있기 때문입니다.
또 님 스스로도 이렇게 말씀하셨지요. “누군가는 충고할 겁니다. 이제 네 인생을 살아라. 남편에게 의존하지 말고 혼자 꿋꿋이 독립해서 살아라. 맞습니다, 저는 그 기로에 서 있습니다.”라구요.
그렇다면 이제 이렇게 한번 해보십시오.
그 길은 언제나 님 ‘안’에, 그리고 님이 지금 처한 바로 그 ‘현실’ 속에 있습니다.
외로움이 밀려올 때 님은 “교회를 나가야 할까요? 전화번호를 뒤져서 억지로라도 사람을 만나야 하는 걸까요?”라며 자꾸만 외로움 바깥으로 눈길을 돌리려 하시지만, 아뇨, 오히려 그렇게 외로움으로부터 달아나거나 벗어나려고 하는 모든 몸짓을 멈추고, 단 한 순간만이라도 님 안에서 올라온 그 외로움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허용’하며 가만히 껴안아 보십시오. 님을 찾아온 그 외로움을 또다시 외면하거나 거부하지 말고, 잠시만이라도 그 외로움과 함께 있어 보십시오. “그래, 인생에 단 한번만이라도 제대로 외로워 보자!” 하며 딱! 마음먹고, 그 외로움 속으로 한번 걸어 들어가 보십시오. 그렇게, 외로움에 대한 모든 '저항'을 그쳐 보십시오.
그러면, 너무나 뜻밖에도 님은 스스로 알게 될 것입니다. 외로움 속에는 외로움이 없다는 것을, 고립감 속에는 고립감은커녕 설명할 수 없는 안온함과 평화로움이 가득하다는 것을. 그와 동시에 님은 다시는 외롭지 않고 무너지지 않을 자신을 문득 발견하게 될 것이고, 홀로 당당하게 서서 삶을 즐기며 살아갈 수 있는 진정한 '힘'을 님 안에서 오롯이 만나게 될 것입니다.
이 가슴 벅찬 '선물'을 님에게 안겨주려고 외로움은 그토록이나 거듭거듭 님을 찾아왔건만, 님은 오히려 그것을 외면하며 그 바깥에서 무언가를 찾고 구했기 때문에 그만큼 더 외로웠던 것입니다.
님은 “정말 이대로 괜찮은 걸까요?”라고 물으셨지요.
예, 정말 정말 괜찮습니다.
이제는 돌이켜 진실로 님의 외로움과 고립감을 만나 보십시오.
그 안에는 님이 간절히 원하는 모든 것이 가득 들어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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