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아주 잘 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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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기태 댓글 0건 조회 4,514회 작성일 21-09-26 16:10본문
안녕하세요?
제가 말씀드린 대로 하루 동안의 ‘실험’을 해주셔서 고맙습니다.
님은 “어찌 보면.. 있는 그대로 느껴준 것도 같기도 하고, 어찌 보면.. 이 악물고 참은 거 같기도 하고..잘 모르겠습니다.”라고 말씀하셨지만, 글을 읽는 내내 제 가슴 속에서는 감사와 기쁨이 솟구쳐 올라왔습니다. 예, 아주 아주 잘 하셨습니다. 다시 한번 선뜻 ‘실험’에 응해 주신 님에게 진심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님은 “‘딱 하루만!’이라는 전제로 용기를 내어보았습니다.”라고 하시면서, ‘실험’하는 동안에 님 안에서 ‘발견’한 것들에 대해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그 용기에 또한 진심으로 박수를 보냅니다.)
“그렇게도 수만 가지의 감정이 올라오는 것에 놀랐습니다. 제 안에서 온갖 감정이 폭발하듯 올라오는데, 마치.. 미치광이가 펄쩍펄쩍 뛰듯이 미친 듯이 날뛰기 시작하더라구요.”
“온몸이 부들부들 떨리는 거 같고, 위라고 해야 할까요.. 명치라고 해야 할까요.. 먹은 것도 없는데 그 부분이 꽉 막힌 듯한 느낌에 계속 깊은 한숨만 몰아쉬었습니다.”
“세상 스쳐가는 모든 것들이 거슬립니다. 보이는 모든 것들이 거슬립니다. 거슬리고, 또 거슬리고..올라 오는 모든 감정을 또 느껴보고 느껴보려니 미치겠더라구요. 아!!!!!! 정말 죽겠다!! 정말 괴롭다!!!!”
“어쩌면, 그동안의 소음으로 인했던 스트레스들보다 어제 하루 동안 올라왔던 감정들을 그대로 느껴주는 게 더 괴롭고 힘들었던 거 같습니다.”
“저에게 올라오는 모든 감정들은, 모두 그 근원이 단 하나..‘두려움’이더라구요.”
예, 그것으로 족합니다.
하루 동안의 ‘실험’을 통해 님의 마음의 초점이 처음으로 ‘밖’이 아니라 ‘님 자신’을 향하게 됨으로써 님 안에 그토록이나 많은 온갖 감정들이 억눌린 채로 소용돌이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는 것, 그리고 그 모든 감정들의 근원에는 ‘두려움’이 있었다는 것을 발견하게 되었다는 것만으로도 님은 ‘실험’을 아주 아주 잘 하신 겁니다.
그런데 “그 ‘두려움’ 감정들을 하루 종일 마주하고 있으려니.. 미치겠고 괴롭습니다. 차라리 빨리 가서 TV 소리를 크게 틀고, 설거지를 우당탕탕 하고 나면 마음이 더 편해질 거 같은..”이라고 말씀하신 것과 같이, 님은 그 ‘두려움’ 하나를 맞닥뜨리기 싫어서, 그 하나를 어떻게든 피하고 달아나고 외면하고 싶어서, 그 두려움이 자신 안에 깊게 자리잡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시인’하기 싫어서 10여 년이 넘는 세월 동안이나 그렇게 몸부림쳐온 것입니다.
님은 첫 번째 질문글에서 이렇게 말씀하셨지요.
“정말 딱 ‘이것’만 해결이 되면 행복할 거 같은데, 딱 그 ‘이것’ 하나가 해결이 되지 않는..선생님.. 간절한 마음을 담아..이 글을 씁니다.”
예, 님이 말씀하신 ‘딱 이것 하나’라는 것은 사실은 ‘소음’이 아니라 ‘두려움’이었던 것입니다.
이제 그 '진실'이 발견되었으니, 님이 그토록 갈망했던 행복과 자유도 멀지 않았습니다.
딱 한 걸음만 더, 딱 한번의 용기만 더 내시면 됩니다.
어떻게요?
님이 ‘실험’에 대해 말씀하시면서 “어제 하루를 보낸 결과는 일단은 TV 소리를 크게 틀지 않았다는 거, 그리고 들려오는 소리에 반응을 하지 않았다는 거...”라고 말씀하셨는데, 예, 단지 그렇게만 하시면 됩니다. 그 외에 아무것도 필요하지 않습니다. 참 단순하지요?
그저 그렇게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서, 단지 님의 마음의 초점을 ‘밖’이 아니라 ‘안’ 곧 님 자신에게로 향하기만 하시면 됩니다. 그러면서 그 ‘두려움’이 또 올라오거든 딱 한번의 용기를 더 내어 이번에는 피하지 않고, 달아나지 않고, 외면하지만 않으면 됩니다. 님은 “그 ‘두려움’ 감정들을 하루 종일 마주하고 있으려니.. 미치겠고 괴롭습니다.”라고 말씀하셨지만, 이번에는 한번 더 내신 그 용기에 힘입어 두 눈 똑바로 뜨고 그 두려움을 마주하면서, 조금만 더 미치겠고 조금만 더 죽겠고 조금만 더 괴로우시면 됩니다. 그렇게 조금만 더 힘드시면 됩니다.
그 한 걸음, 그 한 번의 용기를 더 내실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저도 마음을 다해 님과 함께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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