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해철과 죽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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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가을 댓글 10건 조회 8,905회 작성일 14-11-05 19:59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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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님의 댓글
공간 작성일
신해철의 어릴 적 꿈은 신부(神父)였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그런지 '민물장어의 꿈'은 사뭇 종교적입니다.
좁은 문으로 들어가기 위해 자기자신을 깎고 또 깎아내어 작게 만들었지만
그래도 아직 자존심 하나가 남아 있더라는 말..
김수환 추기경님은 자신의 머릿속에 있던 '사랑'이 자신의 가슴까지 내려오는데 70년이 걸렸다고 하셨죠.
'울지마 톤즈'의 이태석 신부님은 저보다 한 살 많은 형인데..
정신연령은 저보다 한 두 생(生) 정도 앞서 계신 듯한 분이죠.
도대체 이런 분들은 왜 한 평생 바보처럼 봉사만 하다가 가시는 걸까요?
그 답이 성경 속에 있더군요.
'충성은 열매 가운데 하나요"
그렇게 힘들게 봉사하는 걸 달콤한 '열매'라고 표현하고 있네요.
상식적으로 생각해도 그럴 것 같습니다.
그런 봉사 행위들이 스스로 달콤하게 느껴지지 않으면 어떻게 한 평생을 그 일만 하며 버텨내겠습니까?
'착한 마음'은 인간이 누릴 수 있는 최고의 행복입니다.
이 세계는 그렇게 진화하도록 되어있습니다.
그 진화의 정점에 '착한 마음'이 있지요.
그러니 착하게 살지 않으면 결국 자기만 손해라는 얘기지요.
하지만 아무나 착하게 살 수는 없지요.
착한 마음이 있는 사람만 착하게 살 수 있으니까요.
착한 마음이 없는 사람은 '착한 척'을 할 수는 있어도 착함의 행복을 누리지는 못하지요.
그 행복은 '세계'라는 신과 합일되는 행복이지요.
울던 아기가 따뜻한 엄마의 품에 안기는 행복이지요.
짐승은 결코 이런 행복을 누리지 못합니다.
인간의 대다수가 이런 행복을 누리지 못하는 이유는, 인간이 바로 짐승이기 때문입니다.
금강경의 아상, 인상, 중생상, 수자상은 바로 이걸 말하는 거죠.
진화론을 역순으로 나열한 겁니다.
2500년 전에 이미 진화론을 꿰뚫어보고 있는 이 통찰이 그저 놀라울 뿐입니다.
부처, 예수, 공자 같은 성인들은 인간과는 본질적으로 다른 종(種)입니다.
이 세계는 바로 그런 종을 키워내기 위해 '인간'이라는 중간 단계를 거치고 있는 것 뿐이죠.
지금 인간 사회는 임계점에 도달했습니다.
애덤 스미스의 국부론에서 케인즈의 거시경제로 성장했던 인류가 다시 신자유주의로 유턴하고 있습니다.
무한경쟁. 약육강식. 적자생존.
짐승의 논리죠.
성인이라는 새로운 종이 출현할 수밖에 없는 시점에 도달한 겁니다.
물론 이 '시점'이라는 게 몇 백년, 혹은 몇 천년이 걸릴지는 아무도 모를 일입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인간이라는 종이 짐승에서 파생되어 나온 것처럼
또 다른 종이 인간에게서 파생되어 나올 거라는 점이죠.
진화란 그런 거니까요.
지금 이 순간에도 진화는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단 한순간도 멈추는 법이 없지요.
쓰다보니 이거 한도 끝도 없네요.
여기서 끊겠습니다.
가을님은 착한 마음을 가지신 분 같아요.
부럽습니다. ^^
서정만♪님의 댓글
서정만♪ 작성일
꼭 상실과 죽음이 꼭 나쁘지만은 아닌듯해요...
저도 유명인사의 죽음에 안타깝지만 제 주변사람들의 죽음.이별,사고에
자주 비통해했었어요...
'왜 내 인생에는 슬픔과 상실'밖에없을까?자주 생각햇어요..
정말 힘들긴 하더라구요...
그럴땐 그냥 슬퍼하고 비통해하는수밖에없는듯해요...
그런 감정적 과정속에서 어떤 상실이 꼭 부정적으로만은 보이진 않았어요..
상실에 비통함을 허용해줄수록 집착에서 자유로워지거든요..
그렇게 비통해할땐 저도 몰랐어요...그냥 의식적으로 그런것은 아니고..
자주 눈물이 났어요..
님안에 억압된 슬픔과 비통을 허용해줄수록...
누군가의 죽음,아픔.사고,질병 등등이 반드시 부정적이고 '나쁜것'만으로 보이진 않을거에요..
그냥 좀 안타깝고 슬프고 그런듯하네요..전...
어떤 사건으로 인해 터져나온 슬픔이 님에게 고통이고 부정적일수있지만..
동시에 동전의 양면처럼 집착에서 자유로워질수있는 기회라고 생각해요...
억압된 슬픔과 비통을 경험해가고 허용해줄수록..
'육체적 죽음'을 보는 시각이 달라지면서
위에 의문은 저절로 풀릴거에요...
풀린다기 보단 의문이 사라진다는 표현이 정확한듯해요..
저도 이전엔 님과 똑같았어요..
'이놈의 지옥같은 인생 살아서 머하노?죽고싶다..'
'어차피 죽을것 어차피 아플것 건강해도 소용없다!'
그렇게 끈임없이 비통과 슬픔,허무에 저항했어요(돌아보니 이해가 되요)
아....! 근데 그건 제가 가지고 있는 판단이었어요..
좋다/나쁘다...등등의 분별...분별심이었어요..
그 이원적 판단이 내려지니....
그냥 모든것은 있는 그대로 였어요...
님도 상황을 달리볼수있는 지혜가 생기길 진심으로 기원해요..
명도님의 댓글
명도 작성일
물론 그리 생각도 되지만....
세계사에서 여웅,호걸,왕들이 다 지금은 사라지고 없지요.
너무나 당연한 세상 이치라 보는데요.
인생이 짧고 허무하기에.....
더 애착을 가지고 삶을 사랑하고 열심히 살아야겠지요....^^
지나가는 이님의 댓글
지나가는 이 작성일
마음이 아프지만 세상은 이런 분들이 필요 한 듯 해요.
세상이 좀 더 나은 방향으로 가기 위해서요.
슬픔 뒤의 기쁨
아픔 뒤의 성숙
이별 뒤의 만남
투쟁 뒤의 성취
영웅은 없다 영웅을 찾지 말라 하지만
이런 분들이 영웅이 아닐까요?
누군가 사고로 죽어야
재발 방지 하기 위해 노력하고.
슬픈 현실이지만...
그래도 희망을 걸어 봅니다
김기태님의 댓글
김기태 작성일
"눈에 보이는 것은 보이지 않는 것에 비하면 아주 작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만약에 눈에 보이고 손에 만져지는 것이 전부라면 우리의 삶은 참 헛되고 허무하기까지 하겠지만,
그 유한한 것들 안에 무한하고 영원한 것이 담겨 있습니다.
그리고 그것이 바로 우리 자신의 참모습이구요.
우리의 삶 속에 때로 견딜 수 없는 고통과 아픔과 상실이 찾아오는 것은
그 무한하고 영원한 우리의 참모습이 우리를 깊이 부르는 메시지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바로 그 고통과 상실을 통해 뜻밖에도 영원을 만날 수 있답니다.
가을님의 댓글
가을 작성일
저의 보잘것 없는 글에 많은 친절한 답변을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특히 김기태선생님 직접 답변해주셔서 너무나 고맙습니다.
무슨 내용인지 이해는 다 못하겠지만 이 세상에는 제가 알지 못하는 어떤 영역이 존재하는 것 같네요. 아주 넓고 깊은 영역이요.. 그 넓은 세계를 이해하지 못하여 저는 이렇게도 작은 일에 연연하고 아무 것도 아닌 일에 집착하고 고민하고 힘들어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저의 이 좁은 세계가 전부이고 절대적인 것처럼 살고 있는 것 같습니다.
어쨌든 감사합니다...
김기태님의 댓글의 댓글
김기태 작성일님은 님 자신과 삶을 사랑하기에 그렇게 고민하고 힘들어하는 것입니다....
가을님의 댓글의 댓글
가을 작성일말씀 감사합니다.
루시오님의 댓글
루시오 작성일
기태 샘이 답변을 달기 기다렸어요^^ 그래야 그 뒤에 제 의견을 적을 수 있을 거 같아가..ㅎㅎ
눈치 좀 보고 기다렸습니다.
의미를 둘 필요가 없는게, 의미 없음 안에 의미가 있습니다. 이런 글을 적는 저도
말 장난 같지만 없음 안에 있음이..있음 안에 없음이 있어요. 모든게 나눠져 보여도
모든 에너지는 실상 하나거든요.
궁금해하시는건 십분 이해하지만, 영혼 같은거에...의미나 뜻에...관심 두지 마세요.
허무함...지금 이 순간엔 단지 이것 뿐이에요.
지금 이 순간의 나 자신 외엔 그 어떤 것도 의미가 없습니다.
스스로의 정답은 오직 자신만이 창조해낼 뿐입니다.
걱정마세요. 잘 하고 계시니까요..^^
닐 도날드 윌시의 신과 나눈 이야기란 책 1권을 추천드려요. ^^
가을님의 댓글
가을 작성일답변 감사합니다. 신과 나눈 이야기라는 제목을 여기저기서 본 적이 있는데 무슨 내용일까 궁금하게 생각한 적이 있습니다.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은 별로 하지 않았지만요. 님의 이야기를 듣고나니 한번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어제 책을 주문하고 이제 기다리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