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을 너무 좋아하는 마음, 어쩌면 좋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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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감사 댓글 1건 조회 8,961회 작성일 15-06-11 23:56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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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태님의 댓글
김기태 작성일
안녕하세요?
질문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제가 너무 바보같이 느껴지기도 했어요. 왜 늘 나만 이런 걸까....내가 잘못된 건가? 내가 나를 사랑하지 못해서 이런 건가? 아무리 생각해봐도 잘 모르겠어요. 이해가 잘 안가요. 제 마음이 정말 잘못된 건지..."라고 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사람들은 많은 경우 자기 자신을 잘 모르는 것 같아요. 자기 자신이 어떤 사람인가를 좀 더 깊이 알고 살아갈 수 있다면 삶이 훨씬 더 자유롭고 즐거울 텐데 말입니다.
님은 이렇게 말씀하셨지요.
"전 진짜 친구들한테 정이 많아서 끝까지 가고 싶고.... 어려운 일 있으면 두 팔 걷고 도와주고 싶고... 늘 함께이고 싶고 같이 놀고 싶고....그렇거든요... 이 마음이 너무 큰 건 아닐까요? ㅠㅠ 그래서 제가 늘 관계가 이런 건가요...?"
또 님은 이 질문글의 제목에서도 "사람을 너무 좋아하는 마음, 어쩌면 좋을까요?"라고 말씀하셨습니다만,
아뇨, 님 안에는 두려움이 많은 것 같습니다.
사람들로부터 거부당하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 비난에 대한 두려움, 내침에 대한 두려움, 외톨이가 되면 어떡하나 하는 두려움....그래서 그런 두려움 때문에 자꾸만 사람들에게 다가가려고 하고, 도와주려고 하고, 끝까지 가고 싶어 하고, 늘 함께이고 싶어 하는 것입니다. 그러면서도 그런 자신의 '진실'을 모르니까 스스로는 "나는 정이 많은 사람이다, 사람들을 너무 좋아하는 성격이다, 내 마음은 참 순수한데...."라고 착각하는 것이지요.
그렇기에 혹 그런 자신의 마음을 사람들이 몰라준다고 생각하거나, 자신의 기대에 못미치는 행동들을 사람들에게서 보게 되면 대번에 괘씸하게 생각하고, 자신만 손해보는 것 같고, 몹시 섭섭해하고, '나는 뭐야' 하는 생각에 아예 연락을 끊어버리는 것입니다.
"사람들 많은 곳에 있으면 어쩔줄을 모르겠고, 시선을 어디다 둬야 할지 모르겠고, 사랑받아 본 적이 없어서 심한 애정결핍에 시달려서 계속해서 사람들에게서 사랑을 찾고, 사람들 사이에 있으면 너무나 무섭고, 울고싶고, 두렵고, 도망가고 싶고, 손이 떨리고, 목소리가 떨리고, 사람들 만나는 게 점점 싫고... 지치고... 힘들고...."라는 님의 말씀에서 그 '진실'을 볼 수 있습니다.
'홀로 서기'를 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래야 진정으로 '함께' 설 수 있습니다.
어떻게 홀로 설까요?
먼저 님 자신 안에 있는 '진실'을 볼 수 있어야 하고, 그것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시인할 수 있어야 합니다.
아, 내 안에는 사람들로부터 거부당할까 하는 깊은 두려움이 있구나....
나의 모든 행동들이 사실은 그 바탕 위에서 움직이고 있었구나....하는 것을 '자각'하는 것입니다.
또
아는 언니와의 대화 중에 경험하셨던 것과 같이, 사람들이 많은 곳에 있게 되면 어쩔줄을 몰라하고, 시선을 어디다 둬야할지 모르고, 사람들 사이에 있으면 너무나 무섭고, 울고 싶고, 두렵고, 손이 떨리고, 목소리가 떨릴 때, 그 순간순간의 자신을 외면하지 않고 거부하지 않고 달아나지 않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며 '경험'하는 것입니다.
만약 님이 진실로 님 안에 있는 그 두려움을 '자각'할 수 있고 또 사람들 사이에서 매 순간 안절부절못하는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며 '경험'할 수만 있다면, 시간은 조금 걸리겠지만, 이윽고 님은 님 자신 위에 홀로 우뚝 서서 "사람들에게 휘둘리지도 않고, 중심도 있는" 삶을 살아갈 수 있게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