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험에대하여 여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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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허니 댓글 8건 조회 8,839회 작성일 14-06-19 16:49본문
댓글목록
레알님의 댓글
레알 작성일
체험이 있어야 한다. 체험이 없어도 된다. 이 양변을 왔다갔다 해서는 별 도움이 되지 않을 것입니다.
님이 그리는 어떤 특정한 모양을 띈 체험이 아닌, 지금 늘 체험하고 있는 것은 무엇입니까?
예를 들면 컴퓨터 앞에서 글을 보고 이런가 저런가 하는 생각이 왔다갔다 하고.. 이것 뿐이지 않습니까? 생각의 내용을 따라가서 그 속에서 헤매지만 않는다면 지금 이것보다 더 분명한 체험이 또 있습니까?
이 평범한 사실이 그대로 수용이 되는 것이 체험이라면 체험이고, 확인이라면 확인이지..현실과 분리된 어떤 모양을 끄집어내어 '이거다'하고 체험하는 게 아닙니다. 분리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하나'라고 표현하는 것입니다.
늘 그렇게 살고 있는 아무것도 아닌 사실이 수용이 되면 거기서 끝입니다. 그 이후에도 보림이라는 이름으로 분별의 습을 조복시키는 지난한 과정이 있긴 하지만 일단 그렇게 한고비 넘어가는 것입니다.
좀 더 구체적인 답변은 김기태 선생님이 주실 것입니다.
행운을 빕니다~
허니님의 댓글의 댓글
허니 작성일
아 ~~명쾌한 답변 감사드립니다 지금 이순간 무분별하고
생각에 빠지지 말라 꾸벅
레알님의 댓글의 댓글
레알 작성일
죄송한 말이지만 ‘지금 이순간 무분별하고 생각에 빠지지 말자’는 생각을 믿고 그리 하려고 한다면 그것이 바로 분별하고 생각에 빠지는 일입니다.
생각은 사실보다 항상 한발 늦습니다. 그리고 매순간 드러나는 사실(삶, 현실)은 어떤 생각을 하건 안하건 상관없이 즉각적으로 드러날 뿐입니다. 생각도 마찬가지고요. 어떤 생각을 하건 그건 님의 의지대로 하고 안하고 하는 건 아니기 때문에 그냥 그런 생각이 나타날 뿐입니다. ‘지금 이순간 무분별하고 생각에 빠지지 말자’ 란 생각도 마찬가지고요. 어떤 생각이 나타나건 문제될 것은 없습니다. 다만 그런 생각에 의미와 가치를 부여하고 집착한다면 그건 분별의 수레바퀴 속으로 빠져드는 일입니다.
예를 들어 ‘지금 이순간 무분별하고 생각에 빠지지 말자’ 란 생각이 ‘오늘 점심에 칼국수를 먹었다’ 란 생각과 무게가 똑같다면 집착할 일이 없을 것입니다.
어쨌던 마음공부의 방향은 어떤 생각이든 개념이든 거기에 의미와 가치를 부여하는 집착이 힘을 잃어버리는 것이지, 그러한 생각과 개념에 적합한 무언가를 찾는 일이 아닙니다. 다시 말해 애시당초 아무 문제가 없었는데 본인이 긁어 부스럼을 만들었음을 깨닫는 일이지, 문제에 합당한 답을 찾는 일이 아님을 알아차리시면 좋을 듯합니다.
이런 말도 한번 보고 잊어버리십시오. 님에게 필요한 부분은 의도하지 않아도 가슴에 걸려있게 마련입니다. 납득이 되는 순간은 자신이 어떻게 하지 않아도 가슴에 품고 있던 부분이 스스로 드러나서 소화가 될 것입니다.
허니님의 댓글의 댓글
허니 작성일
정성스런 답변 고맙습니다
모든것은 그저 자연적인 작용이고 현상이니
한생각 일어나도 자연스럽게 보고
받아들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서정만♪님의 댓글
서정만♪ 작성일
제 생각엔 그냥 전체다,하나다란 말은 있는 그대로의 실상,이미 그것임을 그대로 진술한것인데
노력의 영역으로 이해하는 경우가 상당히 많아서요...
그래서 부분과 전체를 나누고 부분은 버리고 전체가 되려하고...
여럿과 하나를 나누어 여럿을 버리고 하나가 되려하고...
많은 경우 그런 자신의 노력과 실천으로 그렇게 되려하니...안타까울때가 많아요...
저는 참 요새 보면 참 파도같고 보잘것없는것도 많고 그래요...
옛날엔 저도 전체가 되면..하나가되면...자유롭게 될거라 믿었어요...
이해가 되요...너무나 볼게없고 그러니 무언가가 되고싶은것은...달라지고싶은것은...
근데 변화는 그런 자신이 전체가 되고 하나가 되면 올것같은데 그게 착각이더라구요..
다른사람이 머라하더라 전체다,하나다,진아다,불생불멸이다 기타등등의 개념이나 이해보단..
있는 그대로 자기자신을 인정하고 받아들이고 사랑하는 쪽으로 맘을 돌린다면...
그런 말들이 어떤 노력의 연장선상에서 얻은 결과물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라..
그냥 있는 그대로 사실의 진술이라는것은 '그것'자체로써 공감하게 될듯해요...
~대하여 아는것이라기보단....
그런말들이 오히려 장애가 되고 특별하게 포장되고 매혹되어 그것을 목표로
두고 자신을 채찍질하는 실천하는경우가 참 많아서요...
매력과 매혹이 사라지면 사실 그냥 아주 평범하고 일상적인 말들이란걸...
허니님은 이미 전체이고 하나이니 따로 하나가되고 따로 전체가 되려는
노력을 그치는게 좋아보여요...
아무리 바도 전 이런 극단적으로 이기적이고 저 밖에 모르는 내가 너무 싫어
이타적이고 전체적이고 맘 넓은 사람이 되어서 남들을 사랑하며 하나가되고싶어 발버둥쳤는데...
그게 얼마나 큰 착각이었는지 이제 알겠어요...
이기적인 내가 너무 싫어 그토록 이타적이고 싶어했다는것을...
있는 그대로를 자기자신을 부정해선 제가 볼땐 그것은 그냥 하나의 장애와 개념으로
자신을 힘들게 할뿐인듯해요...아무리 멋진말들도요...
그걸 전문용어로 '영적 우회''반동형성'등등 으로 표현해요...
극단적으로 반대의 목표를 추구함...왜냐면 있는 그대로의 자신이 너무나 싫기에..
제가 그래서 하나가 되고 전체가 되려고 참 극단적이었던것같아요....
일상적인 나는 참 볼게없으니 깨달음을 얻으면...남들이 날 전부 좋아할줄알았어요...
그래서 이타적인 마음으로 사랑하려했는데...
전 안되더라구요...하나..전체 머 그런 미래의 목표...
이젠 그런게 별로...ㅋㅋㅋ
맘 넓은 사람될려고 얼마나 고생했는지 그래도 전 먼지같은 아주 작은 저의 마음도
인정하게 되고 자주 보게되고 그래요....
최근에 친구들이 형들이 '넌 너 밖에몰라''넌 남의 말을 안들어,,넌 정말 이기적이야'막 그랬는데
한명이 그럴땐 흘려듣다가 요샌 제가 제 말을 하게 되고 남이야기를 배려하기보단 일단
내 말만 막하길래...'그렇구나 내가 극단적으로 이기적이었구나 지난 삶이..'인정되어가요..
부분적이고 작고 나밖에 모르는 나를 버리고 전체가 되려하고 하나가되려하고 맘 넓은 사람이
되려했다는게 허구란게 이제 알겠어요...
그런 내 모습이 너무 싫어 그림 그려놓은것이란걸...
허니님의 댓글의 댓글
허니 작성일
고맙습니다 정만님 말씀에 공감이 됩니다
스스로도 좋지않는 마음은 부정하고 버리려
했던것 같고 이로인해 인위적으로 또다른나를
만드려 고민하고 힘들어했었던것 같습니다
답변 고맙습니다
김기태님의 댓글
김기태 작성일
안녕하세요?
질문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레알'님이 답변을 잘 해주셨습니다만,
무엇을 '체험'이라고 할까요?
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눈 녹듯 의문이 사라지고 모든 게 전체이고 하나인 것을 문득 알게 되는 것을 '체험'이라고 할까요?
그러나 '체험'이라는 것을 그렇게 '무언가 특별하고 갑작스럽게 알게 되는 무엇'쯤으로 구별하고 분별하는 바로 그 마음 때문에 오히려 지금 이 순간 님이 늘상 하고 있는 '평범한듯 하지만 오묘한 체험'들을 죄다 놓치고 있는 것입니다.
도(道)란 특별한 것이 아닙니다.
매 순간 님이 체험하고 있는 바로 그것입니다.
삼조(三祖) 승찬 스님으로부터 나중에 사조(四祖)의 법통을 이어받게 되는 도신 스님이 열세 살 때 승찬 스님을 찾아가 이렇게 묻습니다.
"스님, 부처님 마음[佛心]은 어떤 것입니까?"
승찬 스님은 그렇게 묻는 소년의 맑은 눈동자를 따뜻이 바라보며 이렇게 되묻습니다.
"네 마음은 어떤 거냐?"
소년은 고개를 갸웃거리며 말합니다.
"잘 모르겠는데요."
그러자 승찬 스님은 껄껄 웃으려 이렇게 말합니다.
"네 마음도 모르면서 부처님 마음은 알아서 뭘 하려고 그러느냐?"
님이여.
다른 곳에서 찾으려고 하지 마십시오.
님이 매.순.간. 체험하고 있는 것이 바로 님이 구하고 있는 그것입니다.
(우리 정만이도 너무나 훌륭한 답변을 올려놓았구나! 고맙다, 정만아~~)
허니님의 댓글
허니 작성일
체험이라는 집착.
지금 이순간에 늘 있었던...
삶 자체였군요
고맙고 감사드립니다
선생님의 따뜻하고 사랑스럼이 전해지는듯합니다
꾸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