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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산만한고요 댓글 1건 조회 7,970회 작성일 14-04-03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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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글을 처음 올린것이 12월 31일이네요.^^

 다시 제 글을 읽어 보았는데  꽤나 감동적이었나봐요. 이제 그 감정은 약해지고 또다시 알수 없는 혼란에 쌓였었어요.

최근에 밤에 또 잠이 오지 않고 온갖 걱정에 잠을 설쳐서 너무나 힘들었어요. 선생님의 책을 또 하나 더 사서 읽는데 첫페이지에 모든 감정을 잘 대접하라 정성껏 대접하라는 시를 읽었어요.

 그리고 밤에 꿈을 꿨는데 우리집 응접실에 손님이 우글우글한데 모두들 커피 마시려고 줄을 서 있더라구요.

꿈을 깨고 참 유별난 꿈이네 생각했는데 자꾸만 그 꿈 생각이 나더라구요. 내가 감정을 푸대접하고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그날밤 나는 잠자기전 이순간 내가 느끼는 감정은 그대로 느껴보리라 나는 아무것도 하지 않으리라 책도 읽지 않고 텔레비젼도 보지 않고.... 그날 밤은 너무나 놀라웠어요.

비참하고 힘들고 슬픈감정이 밀려와서 얼마나 울었는지 몰라요. 많은 가족들이 나에게 화풀이 하는게 보였어요. 돌되기 전부터의 기억이 있어요. 그 누구에게도 보호받지 못하는 내가 보였어요. 얼마나 비참하던지 그것을 숨기기 위해서 나는 그렇게도 사람들에게 잘난척했나봐요.

며칠째 눈물이 나요. 그리고 우리 아들이 순식간에 보였어요. 진짜로 이해가 가지 않던 우리 아들이 순식간에 이해가 가면서 내가 받은 대접을 그대로 우리 아들에게 하고 있는 모습이 보였어요. 언제나 떼만 쓰던 아들이 이해가 가면서 얼마나 미안하던지요. 얼마나 잔인한 내가 보이던지요. 울아들이 올해로 11살이니까 10년을 그렇게 취급해왔나봐요.

매순간 불안에 떨고 나를 어떻게 해야할지 몰랐던 난 가만히 참고 모든 감정을 숨기고 살았지만 우리 아들은 너무나 용감하더라구요. 세상을 향해서 자신의 부당함을 알리고 온몸으로 거부하고 있는 모습이 보였어요. 정말 순식간이었어요. 우리 아들과 사이가 좋아지고 아들이 침착해지고 조용해졌어요. 불과 며칠사이에 우리 아들은 그냥 그대로 받아들여 주었어요. 나를. 너무 고마워요 우리 아들에게. 너무 상냥하고 착하고 마음이 넓은 아이예요 이제껏 몰랐어요. 그냥 산만하고 짐덩이 같이만 느껴졌었는데.

난 너무나 슬퍼요 지금 내가 모른척했던 슬픔에 둘러 쌓여 있습니다. 하지만 슬픔이 조금 물러가고 나면 알수 없는 평화가 밀려오는것이 느껴집니다. 선생님이 말씀하신것이 이런거구나 싶습니다. 아프고 비참하고 무섭고 외로웠는데 억지로 숨기고 살았어요. 그래서 혼자 있으면 아무것도 하기 싫었어요. 이제 알겠습니다. 진짜 이제 알겠습니다. 지금은 사람앞에 나서기가 싫습니다. 무섭습니다. 여기 외국인들과 이야기하다가 문득 무섭습니다. 거기에 어떻게 머물러야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모든것이 혼란스럽습니다.너무 무섭습니다. 그냥 무서워하면 되겠죠? 그럼 시간이 지나면 이 감정도 사라지는건가요? 다시 슬프고 아파요.....

댓글목록

김기태님의 댓글

김기태 작성일

예, 마음껏 슬프고 아프십시오.
마음껏 혼란스러워하고 무서워하십시오.
괜찮습니다.
그 모두를 있는 그대로 껴안아주세요.
지금껏 모른 척하고 숨기며 억눌러왔던 감정들이 비로소 님 안에서 살아나기 시작하는 것입니다.
그것은 정말 '좋은 일'입니다.
저도 기쁩니다.

님이 새로 사셨던 제 책 제목처럼, 삶의 매 순간이 우리의 영혼이 진실로 자유할 수 있는 '기회'랍니다.
님에게 다시 그 '기회'가 찾아온 것이지요.

지금 그 순간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며, 그 순간에 있으십시오.
지금 님 안에서 올라오는 것들을 더 마음껏 허용해 주십시오.
그 어린 아이가 받았을 깊디깊은 상처들을 지금 다시 낱낱이 경험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제 비로소 님의 영혼에 '치유'가 일어나고 있는 것입니다.
아, 감사하고 고마운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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