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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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궁금 댓글 1건 조회 8,984회 작성일 15-07-08 14:23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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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태님의 댓글
김기태 작성일
안녕하세요?
질문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어떻게 해야 제가 아빠를 그냥 있는 모습 그대로 봐주고 제가 가진 지금 이 모든걸 그냥 받아들일 수 있을까요..."
예, 이렇게 한번 해보세요.
님은 두 가지를 놓치고 있습니다.
님의 질문글을 가만히 한번 다시 읽어 보세요. 온통 아빠에 관한 이야기뿐입니다.
"근데 더 슬픈 건 저도 잘난척쟁이예요."라고 말하며 님 자신에 관한 얘기를 하는 듯하지만, 결국
"그냥 아빠를 있는 그대로 봐주면 좋을텐데...못그러니까 맘이 힘들고 안좋아요....왜 이렇게 속이 좁나 싶기도 하구요..."라며 다시 아빠를 있는 그대로 봐주지 못하는 자신을 탓하고만 있어요.
님의 눈이 너무 아빠만을 향해 있어요. 다시 말해, 님의 눈이 너무 '밖'으로만 향해 있다는 것입니다.
그 눈이 님 자신쪽으로 돌아와야 해요. 님의 눈이 님 자신을 향해 있어야 한다는 말입니다.
그래서 님이 님 자신을 있는 그대로 봐줄 수 있을 때, 지금의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을 때 아빠 또한 있는 그대로 봐주게 될 것입니다.
지금 님 안에서는 끊임없이 잘난 체 하는 마음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먼저 이 사실을 인정하고 시인할 수 있어야 합니다.
아빠의 모습만을 볼 것이 아니라, 눈을 님 자신에게로 돌이켜, 님 안에서 그 잘난 체 하는 마음이 온갖 모양으로 일어나고 있음을 진실로 인정하고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합니다. 더욱이 "근데 더 슬픈 건 저도 잘난척쟁이예요. 다만 아닌 척하면서 할뿐이죠..."라고 님이 말씀하셨듯이, 아빠보다도 더 교활하게 잘난 척 하고 있다는 것도 솔직히 시인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런데 님 안에서는 자신에 대한 이런 '인정'과 '시인'이 보이지 않습니다. 그저 아빠만을 탓하며 아빠만을 문제 삼을 뿐 자신 안에서 성성히 일어나고 있는 온갖 잘난 체에 대해서는 끊임없이 눈감으며 외면하려고만 하고 있습니다. 그런 무책임과 부정직이 님의 마음의 고통과 힘겨움의 원인입니다.
그 마음을 돌이켜야 합니다.
만약 님이 진실로 지금의 자신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시인할 수 있다면, 그래서 매 순간 온갖 모양으로 잘난 체 하고 있는 자기 자신에 대해 늘 깨어 있을 수 있다면, 그런 자신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고통 또한 매 순간 피하지 않을 수 있다면, 그 과정 속에서 님의 영혼은 어느새 조금씩 치유되어 갈 것입니다. 그리고 그 치유 속에서 님은 조금씩 아빠의 모든 것으로부터도 자유해갈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