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의응답

본문 바로가기

질의응답

안녕하세요

페이지 정보

작성자 궁금 댓글 1건 조회 8,984회 작성일 15-07-08 14:23

본문

고민이 있어 털어놓을 곳도 없고 답답해 글을 씁니다...
저는 2녀 중 장녀예요
근데 아버지를 좋아할수가 없어요.......
저희 아버지는 딱히 가정에 어떤 문제를 일으키거나 하시는 분이 아니예요
한 직장서 성실하게 근무하시고 IMF가 터졌을 때 명퇴하신후 이일저일 하셨구 지금은 눈이 안좋아서 일하지 못하세요
제가 왜 이렇게 아빠가 짜증나고 말도 섞기가 싫은지...................
아버지는 아는척하는게 심하세요 무슨 대화를 하건 본인이 아는 지식을 늘어놓아야 속이 시원하고 남들이 이야기하는 중에도 끼어들어 그 말씀을 하셔야해요.... 그리고 남들이 이야기하는 건 안듣고 전혀 상관없는 본인 이야기 다른 주제를 이야기하고는 남들이 호응이 없으면 삐지세요...
근데 이게 저한텐 너무 힘들어요 지금은 일도 안하시고 경제적 문제가 생겨도 회피하시면서 힘들게 일하고 온 엄마며 다른 사람들에게 잘난체하고 구는게 싫어요
하루에도 몇번씩 징징거리는 어투에 잘난척을 참을 힘이 없어요
근데 더 슬픈건 저도 잘난척쟁이예요
다만 아닌척하면서 할뿐이죠.....
제가 잘난척쟁이라서 아빠의 그런 모습이 더 싫은건지도 모르겠어요....
그냥 아빠를 있는 그대로 봐주면 좋을텐데..
못그러니까 맘이 힘들고 안좋아요....
왜 이렇게 속이 좁나 싶기도 하구요...
그냥 저도 아무 판단없이 지금 제가 가진 현실을 사랑하고 싶은데 너무 힘들어요....
원래도 어릴적부터 우울하고 예민한 성격인데 모든 상황이 안좋아지면서 그냥 죽지 못해서 살아요....
어떻게 해야할까요
어떻게 해야 제가 아빠를 그냥 있는 모습 그대로 봐주고 제가 가진 지금 이 모든걸 그냥 받아들일수 있을까요...
 
 

댓글목록

김기태님의 댓글

김기태 작성일

안녕하세요?
질문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어떻게 해야 제가 아빠를 그냥 있는 모습 그대로 봐주고 제가 가진 지금 이 모든걸 그냥 받아들일 수 있을까요..."

  예, 이렇게 한번 해보세요.
  님은 두 가지를 놓치고 있습니다.
  님의 질문글을 가만히 한번 다시 읽어 보세요. 온통 아빠에 관한 이야기뿐입니다.
  "근데 더 슬픈 건 저도 잘난척쟁이예요."라고 말하며 님 자신에 관한 얘기를 하는 듯하지만, 결국
  "그냥 아빠를 있는 그대로 봐주면 좋을텐데...못그러니까 맘이 힘들고 안좋아요....왜 이렇게 속이 좁나 싶기도 하구요..."라며 다시 아빠를 있는 그대로 봐주지 못하는 자신을 탓하고만 있어요.

  님의 눈이 너무 아빠만을 향해 있어요. 다시 말해, 님의 눈이 너무 '밖'으로만 향해 있다는 것입니다.
  그 눈이 님 자신쪽으로 돌아와야 해요. 님의 눈이 님 자신을 향해 있어야 한다는 말입니다.
  그래서 님이 님 자신을 있는 그대로 봐줄 수 있을 때, 지금의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을 때 아빠 또한 있는 그대로 봐주게 될 것입니다.

  지금 님 안에서는 끊임없이 잘난 체 하는 마음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먼저 이 사실을 인정하고 시인할 수 있어야 합니다.
  아빠의 모습만을 볼 것이 아니라, 눈을 님 자신에게로 돌이켜, 님 안에서 그 잘난 체 하는 마음이 온갖 모양으로 일어나고 있음을 진실로 인정하고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합니다. 더욱이 "근데 더 슬픈 건 저도 잘난척쟁이예요. 다만 아닌 척하면서 할뿐이죠..."라고 님이 말씀하셨듯이, 아빠보다도 더 교활하게 잘난 척 하고 있다는 것도 솔직히 시인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런데 님 안에서는 자신에 대한 이런 '인정'과 '시인'이 보이지 않습니다. 그저 아빠만을 탓하며 아빠만을 문제 삼을 뿐 자신 안에서 성성히 일어나고 있는 온갖 잘난 체에 대해서는 끊임없이 눈감으며 외면하려고만 하고 있습니다. 그런 무책임과 부정직이 님의 마음의 고통과 힘겨움의 원인입니다.

  그 마음을 돌이켜야 합니다.
  만약 님이 진실로 지금의 자신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시인할 수 있다면, 그래서 매 순간 온갖 모양으로 잘난 체 하고 있는 자기 자신에 대해 늘 깨어 있을 수 있다면, 그런 자신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고통 또한 매 순간 피하지 않을 수 있다면, 그 과정 속에서 님의 영혼은 어느새 조금씩 치유되어 갈 것입니다. 그리고 그 치유 속에서 님은 조금씩 아빠의 모든 것으로부터도 자유해갈 것입니다.

Total 1,960건 18 페이지
질의응답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날짜
1620 완전한자유 8204 14-10-18
1619 의무. 9374 14-10-12
1618 양지 9519 14-10-05
1617 감사 8204 14-09-21
1616 감사 9357 14-09-20
1615 lets 10722 14-09-13
1614 고민 7804 14-09-13
1613 미소 7717 14-09-04
1612 익명 7977 14-09-01
1611 나는나 7716 14-08-29
1610 양지 9418 14-08-02
1609 ㅇㅅㅇ 8312 14-07-31
1608 나는나 9115 14-07-29
1607 익명 7228 14-07-28
1606 라라라 8831 14-07-26
1605 베가 7260 14-07-25
1604 지나가다가 9130 14-07-20
1603 지나가는 사람 7853 14-07-07
1602 구도자인듯 8935 14-07-02
1601 myh 7433 14-07-03
게시물 검색
 
 

회원로그인

접속자집계

오늘
1,219
어제
13,988
최대
18,354
전체
5,906,968

Copyright © 2006~2018 BE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