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하는 일이 너무 싫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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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일일 댓글 1건 조회 8,877회 작성일 15-07-29 13:09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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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태님의 댓글
김기태 작성일
안녕하세요?
질문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님의 마음의 힘겨움을 이해합니다.
일을 하는 게 너무 힘들고, 아침마다 괴로워서 눈물이 나는 그 마음을 깊이 이해합니다.
저도 몇 해 전에 고등학교 기간제 교사로 근무할 때, 제 안에서 시시로 때때로 '내면아이'가 올라와 마음이 너무나 힘들었고, 그때문에 매일매일을 지옥 같이 살았답니다. 그런데 저는 그 고통과 괴로움들을 피하거나 달아나지 않았고, 그 하나하나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껴안으면서 차츰 제 영혼은 근본에서부터 치유되고 건강해지기 시작했답니다.
님의 마음의 힘겨움은 '일' 때문이 아니라, '님 자신' 때문에 스스로 고통 받고 있음을 알았으면 좋겠습니다.
그런데도 님의 눈은 여전히 '일'과 사람들과의 '관계'에 가있을 뿐 '님 자신'을 향해 있지는 않음을 봅니다.
다시 말해, 마음의 힘겨움의 원인을 여전히 '밖'에서 찾고 있다는 말이지요.
님의 눈이 '님 자신'을 향해 있어서, 님 안에서 일어나는 감정, 느낌, 생각들을 주목해서 볼 수 있고, 그것들의 일어남과 사라짐을 감각할 줄 알며, 그것들에 대해 깨어 있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이를테면, "성격이 예민해서 누가 조금만 뭐라고 해도 눈물이 나고 소심할" 때
그런 자신을 못났다고 탓하거나, 초라하게 여기거나, 부끄럽게 여기며 억압할 것이 아니라, 그렇게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부정하고 외면할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그 순간의 자기자신편이 되어주고, 그 눈물과 소심함을 더욱 허용해주며, 그 순간의 감정에 주목해서 좀 더 섬세하게 자신 안에서 일어나는 그 감정들의 변화와 흐름을 느껴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님은 미처 알지 못하고 깨닫지 못하고 있는 님 자신에 대한 어떤 소중한 메시지를 그 순간의 감정은 알고 있고, 그래서 그것을 애틋하게 얘기해주고 싶어서 님을 찾아온 것이니까요.
님은 "지금의 일을 어떻게 해야 받아들일 수 있나요?"라고 말씀하셨지만,
아뇨, '일'을 받아들여야 하는 것이 아니라, 그 순간의 님의 '마음'을 받아들여야 한답니다.
포인트는 언제나 '밖'이 아니라 '안'에 있으니까요.
조금만 더 주의 깊게 님의 마음을 한번 들여다보세요.
님은 힘든다, 힘든다 하면서도, "그저 힘듦을 느끼면서 일을 계속해 나가면 될까요?"라고 질문은 하면서도
사실은 얼마나 그 힘듦을 못견뎌하며, 싫어하고, 거부하고, 저항하고, 외면하려고만 하고 있는지를 한번 보세요.
"저 스스로는 정말이지 너무나 힘들어요."라고 하신 한마디 속에 님의 진심이 들어있음을 봅니다.
단 한 번만 그 마음을 돌이켜 보세요.
힘듦에 저항하는 그 마음을 내려놓아 보세요.
님의 마음이 괴롭고 힘든 진짜 이유는 '힘듦' 때문이 아니라, 그 '힘듦'에 끊임없이 저항하는 바로 그 마음 때문이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