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의응답

본문 바로가기

질의응답

‘경계’란 본래 없습니다.

페이지 정보

작성자 김기태 댓글 0건 조회 8,360회 작성일 08-10-06 09:24

본문

지금! 여기! 있는 그대로...

서원 08-10-04 00:37

안녕하세요. 저의 상태를 문의드리고 싶습니다.

삶에서 경계를 만날 때마다 마음이 쉽게 흔들리는 것 같습니다. 오늘 뜻하지 않은 장례식에 참여하게 되었는데, 마음의 흔들림과 고통이 상당히 일렁거렸습니다. 법이 무엇인지에 대한 확실함이 없기에 법이라는 것이 관념이 되어버려서 그런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런 상황에 '지금! 여기! 있는 그대로...'를 진언 삼아서 계속 외우니 쉽게 마음이 평온해지고 법도 좀 더 확실해지는 것 같습니다. 이 진언을 외우는 것이 도움이 될까요?


* * *

님이여.

님은 왜 꼭 마음이 평온하기만을 바라십니까.

마음이 늘 평온하고 여여(如如)하기만을 바라기에, 그리고 그것을 법(法)에 대한 확실함으로 연결시키기에 마음의 ‘흔들림’과 ‘고통’이 님에게 문제가 되고, 그러면서 동시에 ‘경계’라는 것도 무게를 가지게 되는 것입니다.


님이 말씀하신 ‘지금, 여기, 있는 그대로’는 어떤 모양이나 상태를 가리키는 말이 아닙니다. 그렇기에 그것은 님이 상상하는 <지속적인> 혹은 <흔들리지 않는> 마음의 평온함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습니다.


‘지금 여기 있는 그대로’란, 말 그대로 매 순간 있는 그대로의 것을 가리키는데, 즉 님이 장례식에 참석했을 때 느낀 마음의 ‘흔들림’과 ‘고통의 일렁거림’이 바로 그것입니다. 다시 말하면, 그 흔들림이 곧 법(法)이요 고통이 곧 법이라는 말입니다. 따라서 매 순간 법 아님이 없고, 그럴진댄 거기 어디에도 ‘경계’란 존재하지 않습니다.


만약 님이 지금처럼 마음의 평온함을 잃어버리지 않거나 회복하거나 지속시키기 위해 ‘지금 여기 있는 그대로’라는 진언(?)을 계속 외우신다면 그것은 법(法)을 버리고 사(邪)를 취하는 것이며, ‘지금 여기 있는 그대로’라는 상(相)으로써 매 순간 있는 그대로의 실상(實相)을 버리는 것입니다.


그렇지 않고, 님이 진실로 마음의 흔들림과 고통의 일렁거림과 ‘하나’가 되어, 다만 흔들리고 다만 고통으로 일렁거렸을 뿐인데 설명할 수 없는 마음의 평온함을 경험한 것이라면, 그것은 곧 그 순간 진실로 ‘지금 여기 있는 그대로’를 만난 것입니다.


그러므로 님이여.

다만 평온하기만을 바라지 말고, 매 순간 있는 그대로 존재하십시오.

그러면 님은 일상의 지극히 평범한 한 순간을 통하여 영원으로 가는 길을 만나게 될 것입니다.


고맙습니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1,960건 17 페이지
질의응답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날짜
1640 투덜이 8348 12-10-10
1639 김정민 8347 16-05-04
1638 김기태 8346 06-04-17
1637 kjchoi 8346 16-03-11
1636 일일 8343 15-07-29
1635 무아? 8339 15-11-02
1634 허니 8337 14-06-19
1633 주웅 8337 16-05-01
1632 김기태 8336 06-06-25
1631 김기태 8333 09-02-03
1630 장수생 8332 08-07-06
1629 새우 8331 08-03-16
1628 김기태 8331 06-04-23
1627 김기태 8331 06-04-21
1626 김기태 8328 13-07-16
1625 김영대 8326 07-09-10
1624 무기력 8325 15-11-11
1623 김기태 8322 12-03-18
1622 라라라 8322 14-07-26
1621 김기태 8321 06-06-08
게시물 검색
 
 

회원로그인

접속자집계

오늘
2,097
어제
14,981
최대
16,204
전체
4,064,286

Copyright © 2006~2018 BE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