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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를 자유케 하는 것은 저항이 아니라 사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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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기태 댓글 0건 조회 5,945회 작성일 08-12-05 2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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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도움주세요

준용맘 08-12-03 20:31


안녕하세요? 학교에 근무하시나 봐요? 축하드립니다. 아이들 열심히 지도해주세요. 저도 한때는 교편을 잡을려고 사대를 갔었는데, 그놈에 습관 때문에 공부를 제대로 못해서 임용고시에서 떨어졌지요. 간혹 누군가가 선생님이 되었다는 소릴 들을 때면 약간의 아쉬움이 남아있지요. 하지만 지금의 생활에도 큰 불만은 없습니다. 아이들을 가르치니까요. 하지만 나도 잘 할 수 있었을 텐데 공부만 할라치면 떠오르는 음악소리 때문에...우연하게 시작된 일이 나의 삶을 흔들어 놓을 정도로 심각하게 되었죠. 그러다 학교생활과 시험은 없어진지라 그 음악소리도 자연스레 없어졌죠. 그때 몸이 안 좋아서 국선도를 시작하게 되었죠. 참 좋았고, 지금도 좋다는 것은 불변이예요. 차라리 요즘에는 저에게 맞는 일이기도 하겠구나 하고는 열심히 수련하죠. 나중에 사범자격증까지 따서 도장도 차리고, 아이들에게도 가르쳐주고 싶어요. 그런데 그런 희망만큼 간절히도 원하는 바를 찾았는데, 올 한 해 동안 저는 너무 힘들었답니다.

올 1월 달에 수술로...심한 건 아니구요. 약간 항문 쪽에 원래 인위적이거나 항생제 이런 따위를 싫어하는 저로서는 이번 수술이 저에게는 너무 끔찍했습니다. 너무 떨었는지 목에 뭔가가 걸린 것처럼 그러더니 한의원과 양방을 오고가며 검사와 약을 먹어보았지만 별로차도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믿는 국선도를 열심히 해야지 하면서 수술하기 전 잘된 수련으로 돌아갈려고 애를 썼습니다. 그런데 너무 잘 할려고 그래서 그런지 그때부터 밖에 지나치는 자동차소리에 민감해졌습니다. 자동차의 시끄러운 소리를 들으면 나의 몸이 바짝바짝 긴장을 하고 목은 더욱 더 뻣뻣해져 머리를 위에서 무엇인가가 누르는 것 같았습니다. 그러면서 선생님이 얘기해주신 것이 생각나서, 그래 괜찮다 자동차 소리가 왜 들리면 들리는 대로 수련하지 뭐, 아니면 그 소리만 듣자, 지금의 나는 이 소리에 민감하니까 하면서도 너무나 수련의 깊이에 빠지고 싶은데 빠질려고 하면 더욱더 그 소리에 매입니다. 선생님 왜 저는 이런 소리에 민감하나요. 이것만 해결되면 몸 아픈 것도 나을 것 같은데요. 아는 분에 의하면 제가 이사를 잘못해서 집터가 안 좋아서 그렇다는 둥... 어떤 것에도 얽매이지 않는 내가 하고 싶은 대로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 * *


우리를 자유케 하는 것은 저항이 아니라 사랑입니다.

조금 거슬러 올라가, 님의 그 ‘음악소리’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입니다(지금은 사라졌다니 다행입니다만). 습관적으로 떠오르는 그 ‘음악소리’를 거부하고 거기에 끊임없이 저항하면서, 공부에만 몰두하려고 했기 때문에 님의 삶이 그토록이나 힘들게 되었던 것입니다.


그러고 보니, 작년엔가 올핸가 저도 그와 비슷한 일을 겪었습니다. 중학교 3학년인 제 아들이 처남이 사준 핸드폰으로 시간만 나면 음악을 듣곤 했는데, 그 가운데 한 곡이 제 마음에도 들어 녀석이 그 노래를 들을 때마다 저도 따라 부르기 시작했습니다. 그랬던 것이 그만 그 중의 한 소절이 머릿속에 계속 남아 맴도는 것입니다. 얼마나 심했냐 하면, 하루는 출근하는 아침인데도 그 ‘음악소리’가 계속 맴돌아 (비록 짧은 순간이었지만) 그만 머리가 깨어질듯 아파왔습니다. 근데 바로 그 순간에 제 입에서는 다음과 같은 말이 툭 튀어나왔습니다.

“그래, 네가 돌고 도는 것으로 내 머리가 깨어져야 한다면, 깨어져라!”

그랬는데, 집에서 나와 제 차로 가는 그 23분 사이에 어느새 저는 그 ‘음악소리’를 까마득히 잊고 있는 저를 발견했습니다.


님이여.

제가 이 말을 본의 아니게 참 자주 합니다만, "우리를 자유케 하는 것은 저항이 아니라 사랑입니다."

‘자동차 소리’에 저항하지 마십시오.

그 순간에는 수련의 깊이에 빠지고 싶어하는 그 마음을 버려보십시오.

님이 ‘소리’에 민감한 것이 아니라, 수련에 깊이 빠지고 싶어 하는 그 마음으로 인해 ‘소리’에 끊임없이 저항하기 때문입니다.


단.한.순.간.만.이.라.도. 진실로 ‘소리’를 택하고 ‘수련’을 버려보십시오.

그럴 수 있을 때 님은 진실로 ‘소리’를 잊고 ‘수련’에만 몰두하게 될 것입니다.

그때 자유라는 것도 살포시 님의 삶 속으로 고개를 내밀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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