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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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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별바라기 댓글 1건 조회 6,874회 작성일 15-02-03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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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몇 해 전 여름이었던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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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달을 수만 있다면 무슨 짓이라도 하겠다는
 

심정으로 김기태 선생님께 문자를 보냈습니다.
 

여러 번 대화를 나눠도 선생님의 말씀은 받아들여지지가
 

않았습니다. 지금 있는 그대로의 나를 받아들이는 것과
 

깨달음이 도대체 무슨 상관이란 말인가...그렇게 시시한 것이
 

무슨 깨달음인가...것두 이 고통스러운 일을 몇 달간만 연습하라고 하시니
 

성미 급한 저는 지금 막바로 안 되면 계속 그렇게만 집착하고 반복하는 식이었습니다.
 

아무리 무슨 무슨 영성단체에 들어가서 인가라는 걸 받고 해도 저는
 

고개가 갸웃 했습니다. 여전히 괴롭잖은가...여전히 나는 나 자신이 깨달았는지도
 

모르겠는데 무슨 인가라는 걸 하는지 이해가 안 되었습니다. 물론 인가받고 축하를
 

받고 파티를 하고 등등 해 주시는 것은 그 때 당시에는 기뻤고 뭔가 해냈다는
 

성취감은 있었지만 심리적 고통은 여전했습니다. 저는 원래 오랫동안 대인기피에
 

우울증 분열증 등을 앓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깨달으면 그것들이 짠하고 없어질 줄만
 

알았습니다.
 

김기태 선생님과의 인연 후 몇 년 동안 그렇게 시간이 흘렀습니다. 물론 그 사이에도
 

저는 강박적으로 깨달음에 집착하면서요. 요 며칠 사이에 누군가의 소개로 다시
 

김기태 선생님의 사이트에 접속하여 이 게시판의 문의 답변 글들을 읽었습니다.
 

아직도 마음 한켠에서는 좀 이 고통에서 편안히 놓여났으면 싶지만 선생님께서
 

거짓말로 이렇게 많은 답변을 애써 하시지 않았으리라 믿고 어제부터 실천해 나가는
 

중입니다. 아직 서툰 나지만 아직 사람들 앞에서 떨리고 대인관계 잘 못하는 나지만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느껴 봅니다. 고통스럽고 불편합니다. 하지만 그냥 인정합니다.
 

깨달아서 무엇인가 달라지겠다는 것조차 환상임을 직시하고 그냥 내려놓습니다.
 

내안의 부끄러운 것들도 그냥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느낍니다. 애써 편해지려 하지도
 

않는데 가끔씩은 편안함이 찾아옵니다. 음 그래 편안함이 찾아오는구나 하고 또 받아
 

들입니다.
 

...이제 조금씩 외부의 것들도 아름다운 것은 아름다운 대로 추한 것은 추한 대로 그대로
 

인정해 주고 있는 그대로 좀 더 선명하게 보입니다. 무수히 나를 가리고 저항하고 방어했던
 

시간들....
 

이제 그 저항과 방어를 조금 더 용기 내어 포기해 봅니다.
 

그렇게 깨달은 사람들이 부럽기만 했지만 이제 그냥 겸허한 마음으로 나를 있는 그대로
 

직시하며 나의 길을 걷고자 합니다.
 

감사합니다. 선생님....

댓글목록

김기태님의 댓글

김기태 작성일

고맙습니다.
그렇게 매 순간 있는 그대로의 님 자신으로 돌아와 주셔서 감사합니다.

제가 <종교 밖으로 나온 성경>이라는 책 속에서 했던 말을 여기에 옮겨 봅니다.

"우리의 삶이 고통스럽고 불행한 것은 우리가 우리 안에서 느끼는 어떤 문제ㅡ님의 경우엔 대인기피, 우울증, 분열증 등ㅡ때문이 아니에요. 오히려 그 문제에 끊임없이 저항하고 싸우면서 그것이 사라진 자리에서만 평화롭고자 하는 바로 그 마음 때문에 우리는 끊임없이 고통 받고 불행한 거예요. 따라서 순간순간 자신 안에서 올라오는 것들에 대한 모든 저항을 그치고 온전히 그것을 받아들여서 그것과 하나가 되고 그 자체가 되어 보면, 그렇게 매 순간 있는 그대로 존재해 보면, 그때 우리는 알게 돼요, 우리 자신은 사실 본래부터 그러한 모든 문제들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는 존재라는 것을요. 그러한 문제들은 결코 우리를 구속할 수 없다는 것을요. 뿐만 아니라 우리가 끊임없이 저항하고 거부해 왔던 바로 그것이 사실은 우리를 진정으로 자유롭게 해주고 우리의 영혼을 질적으로 비약하게 해주어 우리로 하여금 지금 이 순간 속에서 영원한 자유를 만나게 해주는 진리의 '길'이었음을요...."

비로소 '지금'으로 돌아오고
그럼으로써
비로소 진정한 배움의 길로 들어선 님에게 진심으로 축하와 감사를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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