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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까지 아파야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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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아이로보 댓글 1건 조회 8,946회 작성일 15-11-01 2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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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선생님.

대구에 살고 영남대에 다니고 있는 학생입니다.^^

고3때 글을 올린 적이 있는데, 벌써 군대갔다온 24살의 복학생이 되어있네요.

힘들었던 고등학교 시절이나 지금이나 삶은 변한게 하나도 없는거 같지만

그때와 달리 요즘은 내 안의 아픔을 만나려고 노력하며 살고 있습니다.

선생님 강의도 듣고, '현존수업'이라는 책도 읽고 있습니다.

내면의 감정, 느낌들에 주의를 기울이다보니까 내가 평소에 얼마나 불안한지를 알겠더라구요

하루 대부분의 시간동안 가슴이 먹먹하고 답답하고 그렇게 아프다가 짧은 순간동안은 편하기도 하구요

글을 쓰는 지금도 가슴이 먹먹하네요. 살짝 눈물도 올라오네요..

사실 어제 좋아하던 여자한테 처음으로 고백을 했습니다.

그리고 오늘 답을 들었죠. 차였습니다ㅋㅋㅋㅋㅋㅋㅋㅋ

하.. 고백하고나서는 정말 견딜수 없을 것 같은 감정들이 미친듯이 솟구치더라구요

처음엔 친구들에게 전화를 걸어 하소연을 막 하면서 의지하다가..

결국은 침대에 누워 그 미친듯이 솟구치는 아픈 감정들을 느껴야만 했습니다.

와.. 살면서 이렇게 못 견디게 아픈적이 있었을까? 싶을만큼 정말 아팠습니다.

오늘도 계속 가슴이 두근거리며 아프다가 차이고 상황이 정리되고나서 그나마 마음이 편해졌네요

후.... 좋아했고 처음으로 고백도 해봤으니 비록 차였지만 의미는 있었다고 생각하는 중입니다.

아.. 그런데 아직도 고백할때 어쩔줄 몰라하던 모습이 떠오르면서 창피하고 한심하고..

거절당한거에 대한 슬픔, 내가 이것밖에 안되나 하는 자괴감.. 여러 감정들이 아직 남아있네요.

이 아프고 무거운 감정들을 마주하고 견뎌내다보면 평화가 찾아오는 걸까요?

어제 미친듯이 솟구치던 힘든 감정들을 느끼고나서 뭔가 해소된 느낌이 살짝 들기도 했지만 잘 모르겠습니다.

평소에도 일상에서 아픔과 마주하고 있지만 너무 거대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줄어드는게 안 느껴진다랄까요..

도대체 언제까지 아파야 할까요? 아픔이 다하고 평화가 오면 제 삶도 달라질까요?

댓글목록

김기태님의 댓글

김기태 작성일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글을 올려주셔서 고맙습니다.

님은 말씀하셨습니다.
"아픔이 다하고 평화가 오면 제 삶도 달라질까요?"

아뇨, 님의 삶은 이미 달라지고 있습니다.
님이 님 자신에게로 돌이킨 순간부터, 님이 님 자신을 마주하고 그 아픔들을 만나기 시작한 때부터
님의 삶은 이미 달라졌답니다.

칼릴 지브란이라는 사람이 말했지요,
"눈에 보이는 것은 보이지 않는 것에 비하면 아주 작습니다."라고.

님의 눈에 보이는 것은 여전히
하루 대부분의 시간 동안 가슴이 먹먹하고 답답하고,
일상 속에서 님 안의 아픔들을 마주하고 또 마주해봐도 그것은 너무 거대하게만 생각될 뿐 즐어드는 게 안 느껴지고,
또 '도대체 언제까지 아파야 하는 걸까?'라는 생각이 자꾸만 꼬리를 물고 올라와도
그 모든 것은
님 안에서 일어난 '마음의 질적인 변화'에 비하면 아주 작답니다.

그 '질적인 변화'란
님이 님 자신을 비난하고 거부하고 외면하고 수치스럽게 생각하고 돌을 던지고 무시하고 멸시하던 데에서 돌이켜
님이 님 자신을 만나고 마주하고 받아들이고 경험하고 기다려주고 보듬어주고 님 자신편이 되어준 것입니다.
그것은 사실 지구를 거꾸로 돌리는 것보다 더 어려운 일이랍니다.

그렇기에
다만 그렇게, 지금처럼, 님 자신의 사랑과 따뜻함을 받고 싶어서 올라오는 그 아픔들을 내치지 않고 만나기만 하면 됩니다.
님은 지금 잘 하고 있습니다.

"도대체 언제까지 아파야 할까요?"라고 님은 말씀하셨지만,
그리고
"줄어드는게 안 느껴진다랄까요..."라고도 말씀하셨지만,
바로 그 한 마음만 내려놓으면,
줄어들기를 바라거나, 아픔이 빨리 끝나기를 바라는 바로 그 마음만 내려놓는다면
님은 매 순간 님 자신과의 만남을 통하여 끊임없이 배우고 성장하여
마침내 사랑이 무엇인가를 알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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