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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답답 댓글 1건 조회 7,933회 작성일 15-07-10 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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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태 선생님께 질문드립니다..
어려서부터 인간이 왜사는지 너무나 궁금하고 근본이 무엇인지 참나가 무엇인지 알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바이런케이티나 툴레 등의 사례를 보면 깨달음이라는 건 그것 스스로가 사람을 선택하는 건가 싶습니다
선생님의 경우도 그렇지 않은가요?
잡으려 노력하고 달릴때에는 손에도 안잡히다가 참으로 어이없이(혹시 결례가 될 표현이라면 죄송합니다 선생님) 그것이 스스로 깨어났으니까요...
아무리 노력하고 애를 쓴들 오히려 멀어만 지는 기분입니다
그렇다고 이것을 놓자니 놓자는 생각이 또 집착이 되어 옭아맵니다
이거 참 잡지도 놓지도 못하니 죽을 노릇입니다...
 
깨달은 사람들은 모두 현재를 살아라 현실이 신이다 라고 하지만
만약 그들이 깨어나기전 현재를 사시오 그렇게 하면 깨닫게 될 것이오 라는 말을 듣고 그대로 정진했다면
과연 깨달았을까요?
단지 그들이 깨달았기에 이제는 알고 있기에 그렇게 이야기할 수 있는거 아닌가요?...
너무너무 답답합니다 선생님

댓글목록

김기태님의 댓글

김기태 작성일

안녕하세요?
질문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제가 님처럼 깨달음을 구하며, 끊임없이 의문하며, 알고 싶어 할 때의 일입니다.
  어느 날 어딘가를 갔다가 집으로 돌아가려고 버스 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고 있었는데, 무심코 발아래를 내려다보다가 손바닥만한 크기의 나뭇잎 하나가 떨어져 있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그것을 손에 집어 들고는 물끄러미 바라보며 이렇게 혼자 중얼거렸습니다.
  "내, 이것이 무엇인지를 알게 되는 날 깨달음을 얻게 되리라...."

  사실 그때는 이미 ‘사물의 이름’과 ‘사물’ 사이에는 아무런 연관이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손바닥 위에 올려진 그것이 무엇인지를 저는 전혀 알 수 없었습니다. 나뭇잎이라는 ‘이름’은 단지 우리가 붙인 기호일 뿐이니까요.

  그 후 저는 어느 순간 문득 깨달음을 얻었고, 모든 의문이 사라졌으며, 동시에 저를 언제나 지치게 하고 힘들게 하던 목마름이 영원히 제 곁을 떠났습니다. 그런데 저는 ‘나뭇잎’이라고 이름 붙여진 그것이 무엇인지를 알게 되었을까요? 여전히 저는 그것이 무엇인지를 모릅니다. 아니, 이젠 그것이 무엇이든 아무런 상관이 없어져 버렸습니다. 나뭇잎이라 하든, 똥막대기라 하든, 아무런 이름을 붙이지 않고 그냥 ‘그것’이라고 하든.... 그래서 저는 그것을 그냥 ‘나뭇잎’이라고 말합니다.

  무슨 말씀을 드리고 싶냐 하면, 님 안에서 일어나는 끊임없는 의문들은 마침내 ‘답’을 알게 되면서 해소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너무나 뜻밖에도 ‘의문’이 사라지면서 이미 처음부터 온통 ‘답’밖에 없었다는 것을 비로소 깨닫게 된다는 것이지요. 답 속에서 답으로 존재하면서도 끊임없이 답을 찾고 구했던 아이러니를 그때 비로소 깨닫게 된다는 것입니다. 알아야 할 '답'은 본래 없었습니다.

  님은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이거 참 잡지도 못하고 놓지도 못하니 죽을 노릇입니다..."
  "너무너무 답답합니다, 선생님..."

  예, 그렇게 조금만 더 죽을 노릇으로 계십시오.
  조금만 더 답답하십시오.
  그러면 스스로 알게 될 것입니다, 머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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