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의응답

본문 바로가기

질의응답

자신의 오만을 괴로워하십시오.

페이지 정보

작성자 김기태 댓글 0건 조회 9,191회 작성일 06-05-29 23:46

본문


님은 제게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진정한 겸손을 갖고 싶습니다."라구요.
그렇다면 자신의 오만을 괴로워하십시오. 그 오만으로 인해 마음의 고통이 일어난다면, 그 고통을 있는 그대로 받으십시오. 고통은 진실로 '자유'를 꽃피우는 좋은 씨앗이 될 수 있으니까요.
저도 한때는 하늘을 찌들 듯 오만했었습니다. 그것은 아마 어릴 때부터 깊이 사랑받지 못하고 보호받지 못하고 나 자신으로 존중받아 본 적이 없는 데서 비롯된 본능적 자기 방어의 한 형태가 아니었나 싶습니다만, 하여간 저는 겉으로는 온갖 겸손과 자비를 베푸는 듯했지만, 속으로는 한없이 우쭐거리며 남들을 판단하고 정죄하고 은근히 무시하기에 바빴습니다. 그러면서도 자신은 언제나 옳고 진실하며, 매사에 잘 하는 사람인 줄 알았습니다.

그러다가 어떤 사람과의 대화 속에서 저의 모든 '진실'을 보게 되었습니다. 아, 그 추악한 몰골 앞에서 저는 얼마나 울고 또 울었던지요! 그러고 난 이후에도 저는 오랫동안을 습관적으로 올라오는 오만 때문에 한없이 괴로워하고 고통받아야만 했습니다. 그러나 그것이 저를 진정으로 겸손케 하는 튼튼한 밑거름이 될 줄은 그때는 몰랐습니다.

예수님도 말씀하십니다.
"어찌하여 형제의 눈 속에 있는 티는 보고 네 눈 속에 있는 들보 ― 지붕을 받치기 위해 벽 위에 건너지르는 커다란 목재(木材) ― 는 깨닫지 못하느냐. 보라, 네 눈 속에 들보가 있는데 어찌하여 형제에게 말하기를, 나로 네 눈 속에 있는 티를 빼게 하라 하겠느냐. 외식(外飾)하는 자여, 먼저 네 눈 속에서 들보를 빼어라. 그 후에야 '밝히' 보고 형제의 눈 속에서 티를 빼리라."라구요. (마태복음 7:3∼5)

그런데 참으로 희한한 것은 남의 눈에 있는 그 작은 티는 들보처럼 잘 보이고, 자기 눈에 있는 그 큰 들보는 티보다도 작아 잘 보이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그게 인간[에고, ego]의 마음입니다.
그런데 또한 자기 눈의 들보를 빼고 '밝히' 보면 진정 '판단'하고 '분별'할 남의 눈의 티는 보이지 않고, 오직 '사랑'하고 '보듬어줄' 티만 보이게 된답니다.
그러므로 님이여.
끊임없이 남들을 '분별'한다는 것은 아직 내 안의 들보가 성성히 살아있다는 것이니, 그로 인해 마음의 고통이 일어나거든 그 고통을 피하지 말고 온전히 받으십시오. 정녕 져야 할 짐은 지고 아플 건 아파야 합니다. 그럴 때 '자유' 또한 그 속에서 새록새록 함께 자란답니다.
또 한 가지만 더 말씀드리면, 님은 타인에 대한 분별심이 끊임없이 생긴다고 말씀하시면서 또한 이렇게도 말씀하십니다. "물론 전연 내색은 안 한다 하지만, 자주 보게 되는 상대들은 이심전심으로 제 오만을 느끼리라 여겨집니다."라구요.
그런데 그것이 혹 남들에게 자신의 오만이 들킬까 염려하는 마음이라면, 그 마음도 놓으십시오. 고작 남들에게 들킬까 염려하는 얕은 마음이기보다는, 오직 자기 자신에게 먼저 시인하고 인정할 줄 아는 깊이를 스스로 더하시기 바랍니다. 그렇게 진실로 아파하다 보면 어느새 님이 원하시는 '진정한 겸손'이 반석(盤石)과도 같이 님 앞에 와있을 것입니다.

고맙습니다.
'진실'을 위해 스스로를 고민하시는 님께 경의를 표합니다.

* * *
타인에게 끊임없는 분별심이 생깁니다.
미소 06-05-29 13:48

오만이 하늘을 찌른다는 선생님의 말씀이 백 번 옳습니다. 모든 원인과 결과가 나에게 있다고 절감하고, 그 어떤 결핍에도 저항하지 않고 억압도 안 하려 하는 노력을 하는 중입니다.
그런데 선생님, 자꾸만 타인에 대한 분별심이 끊임없이 생깁니다. 물론 전연 내색은 안 한다 하지만, 자주 보게 되는 상대들은 이심전심으로 제 오만을 느끼리라 여겨집니다. 내면에서 우러나오는 따뜻함을 모든 이에게 저절로 발산하고 싶은데....싫으면 싫고, 좋으면 좋고 식으로 마음이 되어짐과 동시에 언행도 일치가 되어 버리는 거지요.
진정한 겸손을 갖고 싶습니다. 저는 그렇게 안 되는 인간일까요?
선생님의 글과 홈피의 감자분들이 지금 큰 도움이 되어지고 있습니다만, 아이 같은 마음으로 가르침을 구해 봅니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1,960건 127 페이지
질의응답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날짜
게시물이 없습니다.
게시물 검색
 
 

회원로그인

접속자집계

오늘
7,968
어제
14,981
최대
18,354
전체
5,928,698

Copyright © 2006~2018 BE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