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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은 참 구체적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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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기태 댓글 0건 조회 7,961회 작성일 06-08-16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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님은 이렇게 물으셨습니다.
"만약 미운 사람이 마음에 찾아오면, 있는 그대로 내가 단순히 미움이 찾아왔다고 머물러 있어야 할지, 아니면 미운 사람을 마음속에 두면서 있어야 할지 잘 모르겠습니다. 즉 외로움, 분노 등등 찾아오는대로 단지 언어에 머무를지, 아니면 그 경험한 내용에 머물러 있어야 하는지 궁금합니다."라구요.
그런데 '감정'은 참 구체적이랍니다. 즉, 어떤 사람에 대한 미움이 올라오면 그 '사람'뿐만 아니라 그 '경험의 내용'까지도 기억나면서, 그저 미운 생각과 감정만이 범벅이 되어 이런 저런 모양으로 내면을 흘러다니게 되지요. 그러면 이때, 그 거친 생각과 감정들 ― 일과를 마치고 난 뒤 잠자리에 들었을 때 마구 떠오르는 감정과 생각들도 마찬가지입니다 ― 이 마음껏 님 안을 헤집고 돌아다니도록 가만히 내어버려 두라는 것입니다. "오냐, 마음껏 한 번 나와 봐라! 이 미운 감정이 언제까지 가는지 내 한 번 두고 보리라……."라는 마음으로 말입니다.

그리고 이때 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이런저런 고통이 동반되거든 그저그저 그 고통과 힘겨움을 받고 당하십시오. 그 고통과 힘겨움을 덜어볼 양으로 복식호흡을 하거나 코끝에 정신을 집중하거나 하지 말고 말입니다. 그냥 좀 힘들고, 고통 좀 당하지요, 뭐. 그러면 안 되겠습니까?

그렇게 얼마의 시간이 흐르다 보면 닫혀있던 의식의 층(層)이 열려, 님 자신뿐만 아니라 삶을 바라보는 시각이 자신도 모르게 조금씩 '입체적'이 되어감을 느끼게 될 것입니다. 그러면 그 '입체성의 시각'이 또한 자신도 모르게 조금씩 '지혜'도 열리게 하여, 마침내 자기 자신 위에 오롯이 서게 할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노자(老子)도 말씀하신 "無爲而無不爲(무위이무불위, 아무것도 하지 않되 되어지지 아니하는 바가 없는)"인 것입니다. 가장 더딘 것 같으나 가장 빠른…….
고맙습니다.

* * *
궁금합니다.
신동 06-08-14 14:26

더운 날씨에 항상 저희에게 훌륭한 가르침을 주고 계시는 선생님께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평소 의문이 있어 질문을 하오니 좋은 가르침을 다시 한 번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항상 선생님은 우리에게 외로움, 분노, 무기력, 게으름, 미움 등등이 오면 항상 거기에 있는 그대로 머물러 있으라고 합니다. 그런데 만약 미운 사람이 마음에 찾아오면, 있는 그대로 내가 단순히 미움이 찾아왔다고 머물러 있어야 할지, 아니면 미운 사람을 마음속에 두면서 있어야 할지 잘 모르겠습니다. 즉 외로움, 분노 등등 찾아오는대로 단지 언어에 머무를지, 아니면 그 경험한 내용에 머물러 있어야 하는지 궁금합니다. 두서없이 쓴 글 이해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선생님, 한 가지 더 질문에 추가합니다. 하루를 마치고 잠자리에 들면, 일과 중 기분 나쁜 일, 무시당했다, 부끄럽다, 걱정된다 등이 연속적으로 일어나면 순간순간 있는 그대로 머물기가 힘이 듭니다. 그래서 복식호흡도 해보고 선생님이 말씀하시는 코끝에 정신을 집중해도 고통스럽습니다. 어떻게 하면 좋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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