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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통의 무게는 '저항하는 마음'이 만들어내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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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기태 댓글 0건 조회 9,540회 작성일 07-03-03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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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면서 우리는 늘상 이런 저런 문제와 어려움과 고통들 속에서 살아가게 됩니다.
그런데 가만히 보면, 살아가면서 겪게 되는 이런 저런 문제와 고통과 어려움들 때문이 아니라, 사실은 그것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지 못하고 그것에 끊임없이 저항하는 바로 그 마음 때문에 우리는 더욱 고통받을 때가 많습니다. 다시 말해, 그냥 인정하고 받아들여버리면 아무것도 아닌 것일 수 있는 것을, 그렇게 하지 못하고 또한 그렇게 하고 싶어하지 않는 바로 그 마음 때문에 우리는 오히려 우리의 고통을 더욱 키우게 된다는 말이지요.
그러므로 만약 우리를 힘들게 하는 '문제'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 그것에 대한 모든 저항을 그친다면, 그 순간 우리 마음 안에는 어떤 질적인 변화가 일어나, 더 이상 문제가 문제로 보이지 않게 되는 묘한 힘 같은 것이 생깁니다. 그렇게 되면 이제 마음이 만들어내는 모든 허구적인 고통이 사라지게 되어, 다만 문제 자체가 가지는 힘겨움과 고통만을 치러내기만 하면 되기에, 우리의 삶은 한결 가볍고 자유로우며 설명할 수 없는 평화 같은 것을 깊이 맛볼 수 있게 됩니다.

이렇게 말하고 나니 문득, 얼마 전 부산의 황국덕님이 대구 모임에 오셔서 하신 말씀이 생각납니다.
"우리가 고민하고 괴로워하는 문제의 실제 무게는 1㎏인데, 그런 문제가 없는 것만이 진정한 자신이라고 생각하고는 끊임없이 그것을 없애려고 하면서 거기에 매달리다 보니 그 무게가 우리에게는 10㎏으로 느껴지게 된다. 그러나 그 10㎏이라는 것은 문제 자체를 두려워하는 우리의 마음이 만들어낸 허구다. 그런데도 우리는 그 허구적인 생각의 무게에 짓눌려 삶이 무겁다고, 힘들다고, 아프다고 징징거리고 있다."
"단지 내 생각 한 번 잘못하는 바람에 나는 여태까지 우상숭배를 하고 있었다. 태어날 때부터 완전하게 태어난 나 ― 머리카락 하나부터 발끝까지, 웃음과 미움과 분노와 기쁨과 무기력과 불안을 포함해서 나의 모든 것이 완전한데 ― 를 부정하고, 지금 있는 그대로의 완전한 나를 버리고, 아니 믿지 못하고, 불안이 없는, 경직이 없는, 무기력이 없는 완전한 것이 존재한다고(과연 이게 가능한 일인가? 우째 이런 택도 없는 생각을 하면서도 여태까지 모르고 있었다니, 어이가 없다.) 굳게 믿고 그걸 숭배하고 있었다. 그러나 나의 우상숭배는 이제 끝이 났다...."

사실 고통이란 저항을 그친 마음 안에서는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그것 또한 소중한 삶의 한 부분인 걸요. 다만 담담히 치러내기만 하면 될 뿐인....
* * *
苦의 소멸
작은질문 07-02-27 15:25

온전히 있는 그대로의 나로서 존재할 수 있게 되면 모든 苦가 소멸된다고 합니다. 그러나 심리적인 苦는 일체 소멸될 수 있겠지만 육체적인 苦까지 소멸되는 것은 아니라고 봅니다. 단지 苦라는 개념만이 소멸되어져서 苦에 대한 어느 정도 면역력이 생기는 것이 아닌가 합니다. 김선생님께서 화날 때 화내자는 것을 모티브로 삼으셨다는 말을 들었는데, 화가 난다는 것이나 살다보면 불가피하게 상대방과 충돌을 빚을 수 있다는 것도 일종의 苦가 아닌가 합니다. 당연한 말인 거 같은데 확인차 올려봅니다 ^-^
한편 "고통, 그것이 바로 진리였습니다!" 라는 글에서 볼 수 있듯이 고통이나 病에 저항하지 않고 그것을 그냥 품는 것이 치료의 지름길이라고 하셨는데, 의아한 것이 그 반대로 암시요법을 통해 자신의 병이 나으리라 기도하고 나은 상태를 상상하는 것을 통하여 치유된 사례도 무수히 많으니, 내적으로는 고통이나 병을 수용하면서도 암시나 외적으로는 극복하는 몸짓이 최상이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것의 벨런스를 조절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닌 거 같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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