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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의 답변이 늦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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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기태 댓글 0건 조회 6,860회 작성일 07-05-29 1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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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저의 답변이 많이 늦어 죄송합니다.
제가 처음 '한 생각'이 내려졌을 때, 그리하여 제 마음에 비로소 평화가 찾아왔을 때 저는 좀 멍청해졌던 것 같습니다. 아무런 생각도 일어나지 않았고, 아무런 말도 이해하지 못했으며, 심지어 글자조차 읽지를 못했습니다. 그것은 마치 갓난 아기가 금방 태어났을 때 아무것도 인식하지 못하며, 자신이 태어났다는 사실조차, 심지어 자신의 존재감마저 없는 것과 같다고나 할까요.
그렇게 멍청히 앉아 있는데, 마침 옆에서는 같이 공부하던 몇몇 사람들이 무슨 얘기인가를 나누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아무리 들어도 그들이 무슨 말을 하는지를 알아듣지를 못했습니다. 그래서 문득 제가 그 대화에 끼여들며 물었습니다.
"잠깐만요, 조금 전에 자유가 어떻고 진리가 어떻고 순수가 어떻고 라는 말들을 하셨는데, 무엇을 자유라 하고 무엇을 순수라 하며 또 진리가 뭐죠?"
그러자 조금 전까지 그런 말들을 마구 쏟아내며 열띤 토론을 벌이던 그들이 아무런 말도 하지 못한 채, 어느 누구도 저의 물음에 대답을 해주지 못했습니다. 그러자 그 중의 한 사람이 또 말하기를,
"지금 김선생의 상태를 순수의식이라고 합니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래서 이번엔 그를 바라보며,
"무엇을 순수의식이라고 하지요?" 하고 물었던 기억이 납니다.
그때의 제게는 어떠한 말과 개념도 들어오지를 않았습니다.
님은 제게 "여러 스승들은 '나'를 '순수 의식' 또는 '자각(Awareness)' 등으로 표현하는 것 같습니다."라고 말씀하셨지만, 그러나 모든 스승들이 그렇게 말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어떤 스승은 전혀 그런 말과 표현들을 하고 있지 않습니다.
또 "제가 보기에, 이 분들이 말하는 순수 의식 또는 자각은 그 무엇이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알아차리고 있는 '의식'을 가리키는 것 같습니다. 무엇인가가 의식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는 것을 부정할 수는 없겠지요. 의식하지 못한다면, 알아차리지 못한다면, 이 모든 인식 작용 자체가 없겠지요."라고 하셨지만, 의식하지 못하고 알아차리지 못해도 그것 또한 명백히 존재 안에서의 일입니다.
그리고 "선생님께서 말씀하신 '지켜보는 의식'은 어떤 것을 가리키는 것인지, 다른 분들이 말한 순수 의식 혹은 자각과 다른 것인지, 설명을 부탁드립니다."라고도 하셨지만, 그러나 제가 그렇게 말한 것은 맨 처음 질문하신 분이 "그렇다면 이 모든 생각을 지켜보는...또는 생각들을 만드는 (창조하는) 의식을 나라고 하는지요."라고 물으셨기에 그것도 '나'가 아니다 라고 했을 뿐, 제게는 '지켜보는 의식'이라는 개념과 생각 자체가 없습니다.
무엇보다도, 님이 맨 마지막에 추신으로 "저는 선생님께서 말씀하신, 내가 아니라는 '지켜보는 자'를 보이는 대상과 분리된 '보는 자'를 가리키는 것으로 이해하고 있습니다. 맞는지요."라고 물으셨는데, 아니오, '보는 자'는 곧 '보이는 대상'일 뿐 그 둘은 하나입니다. '보이는 대상'이 '보는 자'라는 모양을 만들어낸 것뿐인데, 우리가 마음이라는 것에 속아 그것이 마치 현격한 '둘'인 것처럼 착각하는 것이지요.
그렇다면 '나'는 누구일까요?
'나'는 그 무엇도 아니며,
그렇기에 그 모든 것입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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