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놓아둠’이 곧 ‘제도(濟度)’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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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기태 댓글 0건 조회 7,638회 작성일 07-08-21 00:35본문
한 가지 질문 여쭙니다.
제다이 07-08-17 14:15
안녕하세요. <지금 이대로 완전하다>를 읽다가 궁금한 점이 하나 있어서 질문드립니다. 도덕경 제5장 ‘그냥 놓아두어라’를 읽다가 금강경의 제3장 대승정종분 편이 떠올랐습니다.
불고수보리 제보살마하살 응여시항복기심 소유일체중생지류 약난생 약태생 약습생 약화생 약유색 약무색 약유상 약무상 약비유상비무상 아개영입무여열반 이멸도지 여시멸도무량무수무변중생 실무중생 득멸도자 하이고 수보리 약보살 유아상인상중생상수자상 즉비보살
죄송합니다, 한자를 잘 몰라서.... 내 안의 모든 중생들을 ‘그냥 놓아두어라’는 말로 이해할진대, 예전에는 어떠어떠한 마음을 비워라, 버려라는 말이 제도한다는 의미로 알았습니다. 잘은 모르지만, 제도한다는 표현과 그냥 놓아 두어라는 표현이 같은 말인 것 같은데...왜 제도한다는 표현을 썼는지 이해가 안 갑니다. 사변적인 유희를 즐기려함이 아니고 정말 궁금해서 그러니 친절한 답변 기다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그렇습니다.
내 안의 백성들을 ‘그냥 놓아둠’이 곧 ‘제도(濟度)’입니다.①
그냥 놓아둠이 곧 제도이기에, 일체 중생을 제도하고서도 한 중생도 제도한 적이 없다고 하는 것입니다. 다시 말하면, 내 안의 백성들은 이미 처음부터 온전히 제도되어 있어서, 제도할 중생이 본래 없었던 것이지요. 이것이 바로 ‘중생이 곧 부처’요, ‘번뇌가 그대로 보리’라는 말입니다.
① 제도(濟度) : 불교에서, 중생을 고해(苦海)에서 건지어 극락으로 이끌어주는 일을 이르는 말.
그런데 굳이 ‘제도’라는 표현을 쓴 것은, 그냥 놓아두지 못하고 끊임없이 내 안의 백성들을 스스로 제도하려 함으로써 오히려 그 있는 그대로의 생명성을 죽이고 있으니, 그냥 놓아둠을 통하여 그 죽었던 생명들을 다시 살려야 함을 그러한 표현으로써 말하려 했던 것이지요.
님이 말씀하신 금강경 제3분 대승정종분(大乘正宗分)의 원문과 해석은 다음과 같습니다.
佛告須菩提 諸菩薩摩訶薩 應如是降伏其心 所有一切衆生之類 若卵生 若胎生 若濕生 若化生 若有色 若無色 若有想 若無想 若非有想非無想 我皆令入無餘涅槃 而滅度之 如是滅度無量無數無邊衆生 實無衆生 得滅度者 何以故 須菩提 若菩薩 有我相人相衆生相壽者相 卽非菩薩
대승(大乘)의 바른 종지(宗旨)
부처님께서 수보리에게 말씀하시기를, 뭇 보살 마하살들은 마땅히 이와 같이 그 마음을 내어야 하나니, 있는 바 모든 것들은 알에서 태어난 것이든, 어미의 뱃속에서 태어난 것이든, 습기(濕氣)에서 태어난 것이든, 또는 그 무엇에도 의지하지 않고 스스로 태어난 것이든, 형태가 있는 것이든 형태가 없는 것이든, 생각이 있는 것이든 생각이 없는 것이든, 생각이 있는 것도 아닌 것이든 생각이 없는 것도 아닌 것이든, 이 모든 것들을 내가 다 남김없는 온전한 열반으로 들게 하여 멸도하리라. 이와 같이 헤아릴 수 없고 셀 수 없고 가없는 중생들을 다 멸도하였다 하더라도 사실은 한 중생도 멸도한 바가 없나니, 왜냐하면 수보리야, 만약 보살이 아상이나 인상이나 중생상이나 수자상이 있으면 곧 보살이 아니기 때문이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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