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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앞 구절을 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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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기태 댓글 0건 조회 7,345회 작성일 07-09-25 2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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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에 여인을 보고 음욕을 품기만 해도..

M 07-09-16 12:31

성경에 여인을 보고 음란한, 범할 생각만 품어도 이미 죄를 지은 것이다 라는 구절이 있잖습니까. 정확하진 않지만요. 저 구절의 의미가 궁금합니다. 설명 좀 부탁드립니다.^^ 그냥 말 그대로 그렇다는 것인지요. 제가 가진 표준 새번역 성경 마태복음 5장 27절부터 30절에 걸쳐 비슷한 말이 있는데요. 마태복음 5장 27-30절을 아래에 옮겨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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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음하지 말아라”하고 말한 것을 너희는 들었다. 그러나 나는 너희에게 말한다. 여자를 보고 음욕을 품는 사람은 이미 마음으로 그 여자를 범하였다. 네 오른 눈이 너로 하여금 죄를 짓게 하거든 빼서 내버려라. 신체의 한 부분을 잃는 것이 온 몸이 지옥에 던져지는 것보다 더 낫다. 또 네 오른손이 너로 하여금 죄를 짓게 하거든 찍어서 내버려라. 신체의 한 부분을 잃는 것이 온몸이 지옥에 던져지는 것보다 더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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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 말씀대로라면 머릿속에서 성적 환상에 젖어드는 대부분의 남자들은 죄를 짓는 것인가요?

* * *


안녕하세요?

질문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님이 말씀하신 마태복음 5장 27~30절의 바로 앞 구절을 보면 이런 말씀이 나옵니다.

“옛 사람에게 말한바 살인치 말라 누구든지 살인하면 심판을 받게 되리라 하였다는 것을 너희가 들었으나, 나는 너희에게 이르노니 형제에게 노하는 자마다 심판을 받게 되고, 형제를 대하여 라가①라 하는 자는 공회에 잡히게 되고, 미련한 놈이라 하는 자는 지옥 불에 들어가게 되리라.” (마태복음 5:21~22)


① ‘라가’는 히브리인의 욕설.


이때 예수님이 말씀하신 ‘형제’는 바깥의 형제가 아니라, 우리 내면의 형제를 가리킵니다. 즉, 내 안에서 경험하는 미움, 짜증, 불안, 분노, 어색함, 긴장, 떠듬거림, 말더듬, 강박, 게으름, 무료함, 무기력, 초라함, 보잘것없음 등등의 '형제'들에 대하여 노하고 욕하고 미련한 놈이라 하는 자는 지옥 불에 들어가게 되리라는 것입니다. 이때의 ‘지옥 불’이란 것도 우리가 죽어서 가게 될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는 어떤 공간적인 개념이 아니라, 그 안에 단 한 톨의 진정한 평화도 자유도 없는 지금 여기에서의 우리의 마음의 상태를 가리킵니다.


저는 이와 같은 맥락으로 님이 말씀하신 “여자를 보고 음욕을 품는 자마다 마음에 이미 간음하였느니라.”는 말씀을 다음과 같이 두 가지의 경우로 풀어보고 싶습니다. 즉, 우선은 기독교적 관점으로서, 모든 인간은 죄를 지을 수밖에 없는 존재라는 것입니다. 아무리 그럴 듯하게 겉을 꾸미고 있어도 그 속은 죄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는 존재인데, 그 사실을 진실로 깨닫게 되면 오히려 인간은 죄로부터 영원히 자유케 되는 영적 비약을 맞게 되어, 존재의 진정한 해방을 이룰 수 있게 된다는 것입니다. 다시 말하면, 우선은 ‘죄’로 보이는 그것이 사실은 ‘생명’일 수 있다는 것이지요.


다른 하나의 관점은 ― ‘죄’라는 표현을 쓰지 않을 뿐 사실은 같은 이야기인데 ― 우리 안에는 이성(異性)을 볼 때 동성(同性)을 볼 때와는 다른 어떤 느낌이 일어난다는 것입니다. 그것은 ‘생명’의 자연스런 발현이요 건강하다는 증거인데, 그러므로 그것을 있는 그대로 긍정할 때 (이때 ‘긍정’한다는 것과 ‘행위’한다는 것은 전혀 별개의 것입니다) 우리는 그것에 물들지 않고 매이지 않는 자유함을 얻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즉, 그것 또한 우리 내면에서 일어나는 많은 ‘형제’들 가운데 하나이기에, 결코 그것에 대하여 노하거나 욕하고 또 미련한 놈이라고 할 수 없다는 것이지요. 그런데도 그것을 ‘더럽다’고 여기고는 우리 내면에서 뿌리뽑아내어 버림으로써 ‘깨끗하려’ 한다면, 오히려 그렇게 보게 하는 바로 그 눈 ― 분별심(分別心) ― 을 빼어 내버리라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그것 또한 '생명'이니까요.


이와 같이, 이 말씀은 얼핏 ‘~하지 마라’라는 율법적인 말씀으로 보이지만, 그러나 조금만 더 깊이 들여다보면 오히려 우리를 무한히 자유케 하는 생명의 말씀이랍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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