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넋두리같은 글 죄송합니다.. 하지만 도와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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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119 댓글 1건 조회 7,671회 작성일 11-05-12 2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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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태 선생님.. 안녕하세요

이 글을 쓸까 말까 고민했습니다.

답답한 마음을 털어놓을 곳이 딱히 없었는데 오늘 문득 여기가 생각났어요.

그렇다고 이곳에 글을 쓰자니 한심한 소리밖에 나오지 않을 것 같고..

뭔가 꽉 막혔는데 어디부터 풀어야 될지 모르겠네요 .

사실 전 뭐 막힐 데도 없이 아주 평범하고 편안하게 지내온 사람이에요

나이도 아직 어리구요. 19살이니까요

지금까진 삶의 반 이상을 학교에서 보낸 셈이니 딱히 경험한 것도 굴곡진 것도 없었어요.

집도 넉넉한 편이고 부모님도 잘 계시고 귀여운 동생도 하나 있어요.

게다가 전 나무랄 데 없는 모범생이었어요.. 자랑의 의미가 아니라 정말 저랬어요

누가 저더러 공부도 잘하고 착하고 모범적이라 그러면 속으로 치를 떨었지만..

어쩌다가 이렇게 되어버린 건지 모르겠지만.. 이젠 모든 걸 참을 수가 없어요.

아주 오래 전부터 이건 아니라고..뭔가 어긋나는 느낌을 느껴왔는데 전 그게 남들이 내 마음, 내가 하고 싶은 것들을 방해해서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남들이 날 방해하지만 않으면 난 행복하게 지낼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던 거에요. 사실은 내가 내 맘대로 하는 게 너무 무서워서.. 남들을 꼬투리 삼아서 그렇게 핑계를 대고 있었어요.

그래 그럼 까짓거 눈 딱감고 내가 하고 싶은 대로 해보지 뭐!! 라고 딴엔 독하게 마음 먹었는데 아무리 생각해봐도 하고 싶었던 일들이 다 사라져버린 거에요. 정말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아져버린거에요. 정말 정말 쇼크.. 그때서야 사소한 의지나 취향마저 없는 절 되돌아보게 됐어요. 전 이게 제일 슬퍼요..

그럼 난 대체 뭐란 말인가.. 나는 이제 뭘 어떻게 해야 하나... 뭐가 뭔지도 모르겠으면 그냥 닥치고 시키는 것이나 하면 되지 그것마저도 못하고 혼자 고민하는 꼴이 웃기더라고요

아니 그냥.. 그냥 제가 왜 답답한지도 모르겠어요.

밑도 끝도 없이 그저 답답할 뿐이고 뭘 해야할지도 모르겠고..

제 영혼과 이야기할 수 있다면 묻고 싶어요 난 뭘 어떻게 해야 하냐고..

왜 난 어디에 속해도 만족할 수 없냐고 왜 이렇게 외롭냐고..

왜 나 스스로도 내가 왜 이러는 지 모르냐고

어떻게 하면 이 답답함을 해소할 수 있냐고..

차라리 마냥 답답해보기라도 하고 싶은데 왜 주변 사람들은 날 자꾸 들볶는지..

막 절에 들어가는 사람들 현실도피같아서 너무 싫었는데, 이제는 이해가 가요.

뭐 때문에 이러는지, 왜 힘들어하는지 본인 스스로도 모르니까

이런 이야기를 털어놓으면 다들 사춘기라는 둥 입시스트레스라는 둥 아웃사이더냐고 묻는 둥 다들 한순간 스치고 지나가는 건줄 알고 핀잔을 주더라구요.

저도 그런 줄 알았어요

뭐 이러다 말겠지 하고 무시하고 참아가면서 고등학교 3년을 내내 보냈어요

저도 제가 왜 이런 고민을 하고 있나 당췌 알 수가 없어요

그런데 이건.. 말로 설명이 안돼요 그냥..

다 필요 없고 저에겐 시간과 공간이 필요할 뿐인지도 몰라요

차라리 조용한 절구석에 들어앉아있어볼까요

전 어떻게 해야하는 걸까요 ..

지웠다가 적었다가 정신없이 썼는데 과연 말이나 되게 썼을런지 모르겠네요 ...

ㅋㅋ 선생님도 제가 어이없으신가요??

하지만 저는 정말 모르겠어요.. 힘들어요

전 왜이러는 건가요 선생님?..

댓글목록

김기태님의 댓글

김기태 작성일

문제가 드러났다는 것은
비록 그것을 치러내는 동안에는 많이 아프고 답답하고 혼란스럽고, 그래서 참 힘들지는 모르지만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보면
비로소 문제가 드러났기에
비로소 진짜의 것도 드러날 수 있는 기회가 왔다는 것. 
그렇기에, 그것은 축복일 수도 있는 것입니다.

님은 말씀하셨습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하고 싶었던 일들이 다 사라져버린 거예요.”
“사소한 의지나 취향마저 없는 절 되돌아보게 되었어요.”
“그럼 난 대체 뭐란 말인가....”

그랬기에,
오히려 그 혼란 속에서
‘진정한 나’를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이제 비로소 님 앞에 온 것이지요.

고민하십시오.
그 혼란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 혼란스러워하고 답답해 하십시오.
‘진정한 나’란 그런 아픔을 통해 만나게 되는 것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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