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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은 그 차이를 잘 모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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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기태 댓글 0건 조회 6,398회 작성일 08-01-09 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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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행하기 전과 후의 차이가 무엇인지...

背景 08-01-04 21:53


수행이라는 걸 하기 전에는 말 그대로 있는 그대로 살았던 것 같습니다. 그러니까 수행이라는 걸 시작한 후부터 생각이 많이 떠오르면 정죄하고 무념무상으로 만들려고 하고 모든 마음들을 항상 자각하고 분별해내기 시작한 것 같습니다. 그런데 있는 그대로에 맡기는 것이 진정한 수행이구나 싶어서 그러고 있는데, 생각이 많이 떠올라도 있는 그대로에(많은 생각이나 공상) 맡겨야겠구나 싶었습니다. 맞죠?

그런데 수행을 시작하기 전의 저 자신과 한바퀴 뺑 돌아서 다시 있는 그대로에 맡기기 시작한 지금의 차이를 잘 모르겠습니다. 가령 어린아이는 전일하게 현재를 산다는 글을 보았는데 그렇다고 해도 어린아이와 깨달은 각자와는 차이가 있지 않습니까? 어린아이는 우주와의 일체감이라든지(선생님께서는 소주잔 속에 우주가 들어있는 게 아닌가? 라고 말씀하셨고) 하는 것이 없는 듯하고, 그리고 자라나면서 점점 미혹에 빠지게 되곤 하지요. 그런데 깨달은 이는 다시 미혹에 빠지지 않는다고 하고요.

* * *

아직은 그 차이를 잘 모를 것입니다.

님은 수행이라는 걸 시작하면서 하나의 ‘목표’를 두고 거기에 도달하거나 그것을 얻기 위해 자신의 마음들을 ‘조작’해 오다가, 어느 순간 ‘있는 그대로에 맡기는 것이 진정한 수행이구나’ 싶어 이제 마악 그러기를 시작했으니까요.

그러다가 어느 순간 ‘맡긴다’라는 것도 떨어져나가게 되면 그때서야 비로소 ‘맡기려는 자’와 ‘맡기려는 대상’이 온전히 하나가 되어, 매 순간의 ‘지금’에 존재하게 됩니다. 이를 이름하여 ‘깨달음’이라고 하기도 하고, ‘평화’라고 하기도 하지요.


그런 의미에서 보면, 우리가 도달하고자 하는 ‘목표’는 언제나 ‘지금’에 있습니다. 다시 말해 우리는 이미 ‘목표’에 도달해 있다는 것이지요. 그런데 아무리 봐도 ‘지금’은 아닌 것 같고, 그래서 목표는 언제나 ‘미래’에 어떤 특정한 모습으로 자리를 잡게 됩니다. 바로 그것이 미망(迷妄) 혹은 착각이라고 하는 것인데, 그런데 더욱 안타깝고도 아이러니한 것은 그 미망 혹은 착각을 따라 우리는 언제나 ‘지금’을 버리고 ‘미래’로 가려고만 한다는 것입니다.


아뇨, 제대로 눈을 떠보면 맨 처음의 그 자리가 곧 ‘그 자리’였음을 알게 됩니다. 그래서 변한 것은 아무것도 없으나, 또한 변하지 않은 것도 아무것도 없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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