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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살의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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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라이언 (112.♡.164.192) 댓글 1건 조회 769회 작성일 19-09-21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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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좋은생각"에서 읽고 옮겨 적어 둔 글입니다.  수련을 하는 사람들의 마음은 가지 각색이겠습니다만, 수련을 하든 안하든 보살의 마음을 가지고 하루 하루 살아가는 사람들도 많은 것 같습니다.  무언가 거창한 희생을 보이는 것이 아니라도, 마음에서 올라오는 순수함으로 자연을 사람을 대하는 것 자체가 마치 보살의 행동이 이런 것이 아닐까 하고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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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아이]


  엄마가 집을 나갔다.  아빠는 노름에 손대기 시작했다.  돈을 따는 날은 즐거워서, 돈을 잃는 날은 속상해서 술을 마셨다.  그리고 나는 이유 없는 폭력에 시달렸다.  학교에서는 아이들이 날 피했다.  맨날 같은 옷차림에다 성적은 좋지 않았다.  아이들은 나를 바보라고 불렀다. 

  나는 남몰래 같은 반 아이를 좋아 했다.  그 아니는 인기가 많고, 공부와 운동도 잘했다.  우리는 수련회에서 처음 대화했다.  첫날 캠프파이어를 하는데 갑자기 눈물이 났다.  주변 친구들은 내게서 멀찍이 떨어졌다.  그때 그 아이가 내 옆에 앉았다.  말없이 휴지를 건넸다.  눈물을 닦느라 얼굴에 묻은 휴지를 보고 서로 웃음을 터뜨렸다.

  그 뒤로 우리는 비밀 친구가 되었다.  급식 먹을 때 몰래 맛있는 반찬을 더 주며 눈인사를 하고, 그 아이가 축구하도 골을 넣으면 나를 보며 웃었다.  불행한 내 삶에서 작은 빛을 보았다. 

  그 시간은 오래가지 않았다.  부모님이 이혼하며 나는 엄마가 있는 지방으로 가게 됐다.  학교를 떠나는 날, 내 책상 서랍에 쪽지가 있었다.

  "수업 끝나고 운동장 벤치."

  내가 벤치에 앉자 그 아이가 조용히 다가왔다.  그러다닌 문제집과 편지를 건넸다.  "잘 가." 그 아니는 내게 웃으며 인사했다.  편지는 짧은 두 줄이 쓰여 있었다.  "너 바보 아니니까 공부 열심히 해.  너와 친구여서 정말 좋았어."  한참을 울었다.  처음 받아 본 위로였다.  좋아한다는 말 한번 못하고 떠나보낸 내 첫사랑.

                                                                  정소라 님 ㅣ 경기도 수원시

댓글목록

김기태님의 댓글

김기태 아이피 (115.♡.30.31) 작성일

글을 읽으면서 눈물이 났습니다.
좋은 글을 올려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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