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본문 바로가기

자유게시판

메리크리스마스.

페이지 정보

작성자 토토 (59.♡.103.209) 댓글 6건 조회 7,086회 작성일 18-12-25 16:22

본문


습관적으로 이곳 게시판의 글들을 찾아 읽는데, 서정만씨가 쓴 어느 글 문단중에 '패턴' 이라는 단어가 마음에 걸렸어요.

습관적인 행동 패턴.


.....

며칠 전에 너무 힘이들어 폭발을 했지요. 그래서 김기태쌤께 문자를 보내버리고 말았지요.

소중한 사람 하나 잡지 못하고 놓치는 판에, 도니 깨달음이니 그게 다 무슨 소용이냐고

이렇게 갑자기 세상에 태어나서 만나고 헤어지고, 이렇게 반복되는거. 이럴거, 사는거 의미없다고.

힘들다고. 이런 인간관계 허무하다고.

사는거..의미없다고.


김기태선생님, ' 지금 내 앞에서 일어나고 있는 그 일들이 바로 삶의 의미에요' 라는 말씀.

귀에 들릴리 없다. 무슨말인지도 해석이 안된다.

글쓰며 다시보자니, 무언가를 따로 두지 말라는 말씀이신거 같은데 와닿을리 없다.


두렵고 힘들고, 생명줄이 끊어져가는게 눈에보여 온 몸으로 비명지르는데.

그러다, 본다.

나의 실체 없음을.


예전에 세무조사 받을때도,  회사내에서 억울한 책임문책에도,  내 사람이 떠나갈때도 .

왜 내 인생만 이러냐고. 나에게만 이런일이 계속 계속 발생하느냐고. 그렇게 울부짖었는데.

실제 '내'인생, '나' 라고 생각했던게 형상없음을, 그저 텅빈 공백임을.

그 텅빈 공백대신 사람들의 평판과 칭찬으로 나 라는 형체를 만들고, 성격을 만들고,

좋아한다 사랑한다 믿는다 라는 말들로 내 곁의 사람들을 앞에 내새워 나 대신 갑옷삼아, 방패삼아 있던것을.

가족이든 친구든 연인이든 직장동료든, 그 누구도 제대로 만난적 없었다. 그저 소모품이었다.

내가 괜찮은 사람이라고 , 멋진 사람이라고, 일 잘 하는 사람이라고 . 그런 모습이 나라고 믿게 할수있는.

애초에 나라고 할게 없는데.


힘들다. 한달, 두달. 계속 같은 문제로 같은 하소연을 하고있다.

보는 사람들마다 똑같은 소리를 지껄이고 있고, 매일밤마다 두려움에 , 걱정에 잠을 설친다.

그래도, 옛날보다 한개 안게 있다면.

이 모든 시간들이 쓸데없는것은 단 하나도 없다는거다.

미련하고 아둔할정도로 똑같은 문제에 몇날, 몇달을 얽매여 주위 사람들까지 괴롭혀가며 이러고 있지만.

단 한순간도 불필요한것 없고 충만했고 그렇게 일어날 일일 뿐이었다.

그리고 나는 그 속에서 성장하고 있었다.

'

그렇게 힘들어하고 있는 와중에 나 라는게 없다는걸 얼핏 보기도하고, 그러면서 또 조금 성장하고. 조금은 달라지고.

왜 이렇게 나는 집착할까. 두려워할까. 혹은 어떻게 하면 떠나지 않게 붙잡을수 있을까. 생각에 얽매여 궁리를 했다면,

이제는 그 모든 생각과 행동들이 그저, 삶이 일어나는 패턴일 뿐 이라는 .. 앎 . 뭐 이런거.

그리고, 그렇게 할 수 있지. 성장환경상, 이제껏 경험상. 그저 행해왔던 동일한 행동패턴일 뿐이다.

내가 이러고 저러고 하고 안하고 줄이고 할수 있는게 아니다.

어떤 외부에서 일이 벌어지면 나는 또 나도모르게 본능적으로 내 울타리를 지키기 위해 나서서 말하고 행동하고 생각할테다.

그리고 그건, 그저 일어나는것일뿐 그렇게 내가 해야지, 안해야지 할수있는 영역이 아니다.

그저, 일어나는 일일 뿐이다. 그리고 그것에 옳고 그름은 없어보인다.

그렇게 일어나는 말과 행동과 생각은, 그저 일어나는것이지 내가 어찌할수 있는게 아니기에.

그렇게 하고나서 돌아서서는, 때론 씁쓸하고 연민이 일어나고 허무하고 민망하고 그저 그런다.



내가 다니는 한의원이 있는데, 그곳 원장님도 마음공부 하시는 분이라 , 다니시는 선원에서 명상이나 기타등등을 하신다.  

그분은 사람들 내면의 척수를 통관하는 중심을 세워 스스로가 치유할수 있게끔 하는것을 목적으로 하시는데,

며칠전에 내게 물으셨다.

무슨일이 생겼냐고. 중심이 생겼다고. 중심을 세우기위해 사람들에게 온갖 침과 명상과 기체조같은 운동을 시키고는 했는데,

한약에 약침에 달고살던 내가, 어느날부턴가 침의 갯수가 줄고 약침도 불필요할정도로 괜찮아졌다라면서.

그래서 나는 그냥 말했다.


그냥, 힘들어했을 뿐이라고. 정신없이 바깥세상일에 치이고 힘들어하고 울다보니.

어느순간 오기는 아닌데, 깡다구같이 뭔가 마음속에 힘이 생겼다고.

올테면 오라고. 뭐든 상관없다고. 힘들면 힘들어하면되고 별로 두렵지 않다고. 


여전히 힘듭니다.  내일도 힘들거고.

지금 힘든게 사라졌다고 내일 안힘든것도 아니고, 그저 있다가 없고, 없다가 있고. 

예전에는 조금 변화가생기면 되게 좋았었는데, 이제는 그것도 지치나봅니다.

상황에 따라 그때그때 생겼다 사라지는것들일 뿐이니. 거창하지도 않습니다. 에잇..

 그 힘듬이 잘못된 것이 아니니까.. 그저, 삶에서 지금 일어나야 할 일이 일어나는 것 뿐이니까.

그저. 받아들일뿐. 그저 힘들뿐. 나는 왜이렇게 힘들어야해. 왜  내 인생은. 이렇게 나라는것이 조금 줄어들었습니다.

' 삶에서 각자에게 짐지어준 십자가를 지고 가면되요 ' 라는 김기태 선생님의 말씀이 떠오릅니다.

 


오늘은 성탄절.

종교가없어서, 예수님이 태어난 날인것만 압니다.

예수님이든 부처님이든 김기태선생님이든 토토든.

이 삶에 태어나면서 각자에게 주어진 십자가를 그저 지고 살다가 죽으면 되는거 아니겠습니까.

성인 성자들은 그것을 온몸으로 받아들이고 산거고, 나같은 사람은 거부하고 분노하고 일회일비 하는거고 ㅋㅋ

예수님이 태어난것도 축복할 일이지만,

어찌됐든 우리도 태어났으니 서로서로 축복해요.

메리크리스마스.



ps. 김기태 선생님께.

이것으로 선생님이 제게주신 문자 답변에 대한 제 답변을 대신합니다.

기꺼이 문자 보내주셨는데 계속 답변을 못드려서 죄송하고 마음에 걸렸었거든요.

그치만 감사합니다 또는 괜찮습니다. 또는 알겠습니다 라는 말은 도저히 안나와서요. ㅋㅋㅋㅋ

힘든건 힘든거라고. ㅋㅋㅋㅋ 늘 감사합니다. 즐거운 하루 되세요!!^^

댓글목록

서정만♪님의 댓글

서정만♪ 아이피 (59.♡.102.98) 작성일

토토님 글 오랜만에 바서 좋네요 ~ '나'가 실체가 아님을 천천히
알아가는 모습이 전 좋아요.제 선호지만 배움에 있어서
 그런 사람에게 더 마음이 가더라구요. 저도 그렇고요

삶에서 고통을 겪고 다른사람들에겐 아무것도 아닌것들로
수년간 힘들어 하는 사람들....

보통 사회에선....
'낙오자'
'세상에 적응하지도 속하지도 못하는 사람'
으로 불쌍하게 보지만...
제 눈엔 예수의 실상과 가장 가까운 사람이라 보여요

예수님도 '나는 세상에 속해있지 않다'란 말을 하셨는데
참 진실된 말이구나 하고 자주 생각이 나요

조금씩 '나는 세상 속의 이몸'에서 '나는 세상을 포함하는 독립된 그것'으로 조금씩 배워가는 글을 보니 참 기뻐요 ~!

연말 잘보내시고 토토님 메리크리스마스 ~!

토토님의 댓글의 댓글

토토 아이피 (59.♡.103.209) 작성일

'다른사람들에겐 아무것도 아닌것들로 수년간 힘들어 하는 사람들.. ' 이라는 말이 참 위로가 됩니다.
계속 이걸로 힘들어해도 되는거구나 라는 안도감. ㅋㅋㅋㅋㅋ
고맙습니다. 이전에 쓰셨던 글들이 요즘 제게 참 많이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그 고마움 때문에 저도 글을 하나씩 끄적거리게 됩니다.
그러니, 글을 자주 쓰시라고ㅡㅅㅡ. 후기든 글이든 기다리는 1인 ㅋ
연말 잘 보내시고, 다음에 보십시다요! ㅎㅎ

라임님의 댓글

라임 아이피 (182.♡.34.51) 작성일

토토님 글에서 유쾌함과 힘을 만나네요~^^

토토님의 댓글의 댓글

토토 아이피 (59.♡.103.209) 작성일

그 유쾌함은 아마도, 요즘 제 입밖으로 자유자재로 튀어나오는 쌍욕들 속에서 나오는거지 싶습니다! 좋군요!

독비님의 댓글

독비 아이피 (61.♡.222.179) 작성일

아멘~ 연말연시엔 베토벤의 9번 교향곡을 듣는 이유가 있는 듯요. 좋네요.
"달려가라, 형제들이여, 그대의 길을."
저도 저의 길을 가겠습니다.

토토님의 댓글의 댓글

토토 아이피 (121.♡.206.32) 작성일

말씀해주신 음악 들어볼게요! 감사합니다~!

Total 6,145건 4 페이지
자유게시판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날짜
6070 관리자 572 23-06-27
6069 관리자 650 23-06-27
6068 관리자 796 23-06-27
6067 관리자 673 23-06-14
6066 관리자 770 23-06-11
6065 관리자 657 23-06-09
6064 관리자 785 23-05-31
6063 관리자 664 23-05-31
6062 관리자 719 23-05-28
6061 관리자 732 23-05-24
6060 관리자 755 23-05-19
6059 관리자 740 23-05-16
6058 관리자 748 23-05-14
6057 관리자 830 23-05-11
6056 관리자 681 23-05-11
6055 텅빈() 960 23-05-04
6054 관리자 794 23-04-30
6053 관리자 801 23-04-30
6052 관리자 757 23-04-29
6051 관리자 749 23-04-28
6050 관리자 866 23-04-21
6049 관리자 828 23-04-21
6048 관리자 799 23-04-14
6047 관리자 871 23-04-07
6046 관리자 989 23-04-01
게시물 검색
 
 

회원로그인

접속자집계

오늘
224
어제
11,255
최대
11,255
전체
2,751,298

Copyright © 2006~2018 BE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