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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여쁜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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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토토 (59.♡.103.209) 댓글 2건 조회 7,455회 작성일 18-10-10 2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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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라는 망상속에 살았군요.

글을 쓸때도, 사랑을 할때도.


이곳에 글을 쓰는것도, 언젠가는 내가 완전해 지면 글을 써야지 해서 이번 글을 쓰는것도 참 망설였더랬습니다.

사랑도 마찬가지, 언젠가 완전한 사람이 되면, 나 홀로 있을수 있는 독립된 사람이 되면 사랑해야지. 고백해야지.

그래서 참 많이 노력했고 애타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된거 같은데 안됐고, 조금만 된거 같으면 나불나불, 된 척하고. 그러다 또 고꾸라지고.

선생님 말씀처럼, 함께 가고있는 다른분들에 비해 참으로 늦되고 짠하고, 좀 그렇습니다.


이제 김태완 선생님께서 말씀하시는 '이것뿐이다. 이것' 뭐 이런 말들이 조금씩 들리고 알것같고.

그러면 끝일줄 알았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더더 힘들고 길거리에서 휘청 쓰러질만큼 더 바닥을 칩니다.  

그러다 시간이 지나면서 조금씩 조금씩 다시 숨이 쉬어지다. 이제 살만해지니 나는 이제 됐구나 싶어졌지요.


"고백해야지."


좋아하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마음 공부도 좀 하고, 이래저래 제게 도움을 조금씩 주었던 분이었습니다.

이제 나는 홀로 설수 있구나. 누군가에게 의지하지 않고 .

그렇게 룰루랄라 갔는데, 대뜸 여자친구가 생겼답니다. 아.... 네...

며칠이 지난 오늘 다시 생각해보니 너무 너무 웃겼습니다.

캐츠비처럼, 저 사람 곁에 있기위해 나는 돈을 벌고 , 도를 닦고, 마음공부를 하고 짜잔 나타났는데.

이미 그 사람은 임자가 생겼어. 아...;;; 나는 지금까지 뭐한거지. ㅋㅋ

혼자서 꿍시렁 거립니다. 내면따위 필요없어. 살빼고 이뻐질테다. 젠장. ㅋ (그치만 다이어트는 언제나 내일부터지..ㅋ음..)

단아함? 뭐 이상형? 개뿔! 결국 그 인간도 남자였어 ! 예쁘면 끝인거라고!! 쳇쳇쳇. ㅋㅋㅋㅋㅋ



그러다가, 봅니다. 이 글을 쓰게 된 이유이지요.


나는, 누군가를 의지도 잘 하고, 외로움도 잘 타고, 누군가가 옆에 있으면 좋겠고. 그런 사람입니다.

나는, 그런 사람이었습니다. 애초에.

웃긴데. 처음으로 알았습니다. 내가 그런사람이라는거. 저런사람이면 안돼 라는 생각이 너무 강력해서, 생각조차 못했었나봅니다.

분명 예전에도 저렇게 인정하고 시인했는데, 조금 느낌이 다릅니다.

나는 그저, 저런 사실이 두려웠던 거였습니다. 저런 사람이면 사랑받지 못할테니까. 싫어할테니까.

그래서 저런 나는 아예 보지도 않고 곧장 ' 홀로 설수 있는사람, 독립된 사람, 사랑이 충만한 사람, 여여한 사람 ' 이따위 개뿔

말도 안되는 거 되겠답시고 지난 십년을 애쓰고 울고 불고 도 찾아다니고 있었구나.


그리고 딱히 착하지도 않습니다. 친절하지도 않구요. 꼰대기질도 있고 참 보수적입니다.

밑에 직원이 있는데, 내가 시키는대로 안하면 열부터 납니다. '좀 내가 하라는대로 하면 안되나?'

물론, 그 직원 입장에서는 자기주도적으로, 주인의식을 갖고, 판단컨데, 이거보다 저게 나으니까 말을 하는거겠지만.

나는 대뜸 기분부터 나빠하는겁니다. 그게 아니면 ' 말이라도 좀 곱게 해주면 안되나, 저렇게 말하니 당연히 싫지 '

더 웃긴건, 전날밤까지 계속 고민하면서

'그래, 저 직원은 저 직원이 하고싶은대로 자율적으로 두고 , 각자 장단점이 있고, 모든 사람은 꽃이고 ~~~'

억지로 이해하고 잘해주려고 노력하고 애쓰고..

개뿔. 나는 원래 그런 사람 아닌걸요 뭐. 나한테 안맞춰주면 빈정상해하고 맞춰주면 다시 좋아하고 ㅋㅋㅋ



저 두가지가 자동으로 인정이 되었습니다.

그러면서 순간 보여졌던 되고싶은 나와, 현재의 나. 그 하늘과 땅같은 그 차이가 보였는데 점점 줄어드는게 눈으로 보였습니다.

그러다가 착. 붙더니. 신기하게, 나도모르게 '정말 이거 하나뿐이구나. 더할것도 없고 뺄것도 없고. 이거 하나뿐이구나'

라고. 선생님이 늘상 하시는 말씀을 나도 모르게 내뱉습니다.


신기해서. 그리고 문득 서정만씨가 생각이 났습니다.

그분이 편의점에서 동료와 일하면서 마음상했다 다시 풀렸다, 그런 소소한 이야기들이 생각이 나면서.

지금의 나의 이야기구나. 되게 위로가 되고 도움이 되서.

나도 되게 속좁고 잘 삐지고 그런 사람인데. 그걸 이제 알았네. 아마 정만씨도 이런 마음으로 써내려간 글이겠구나. 싶어졌습니다.

내용은 예전에 내가 썼던글들과 비슷한데, 무언가 분명 다른 앎으로 글을 쓰고 있다는게 느껴집니다.

잘은 모르겠지만. 


그래서 혹시나 내가 저 이에게 도움받았듯이, 또 나와 비슷한 상황에 있는 사람이 있으면 도움이 되었으면 해서 글을 씁니다.

그리고 사랑에 관심있으신분들한테도.

내가 이 게시판에 사랑, 연애, 짝사랑, 마음, 진짜 사랑은 무엇인가요. 뭐 이런거 기타등등. 다 해봤는데 도움될만한게 없거든ㅋㅋㅋ



홀로 설수 있어야지 라고 생각하기전에, 외로운 자신을 시인하고 인정해라고 말을 한들.

안될겁니다.

내가 그랬으니까. 나도 분명 이전에 수십, 수백번 저 내용을 깨닫고 인정하고 시인했음에도, 단 한발짝도 떼지 못했으니까요.

저 건너편으로 가고싶은 마음을 지울수 없으니까. 불가능하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대. 지금 그모습 참 예쁩니다.


애정결핍에 매순간, 매 분, 매 초 , 지나가는 사람들에게조차 사랑을 갈구하는 괴물같은 내가 너무너무 싫어서. 죽도록 싫어서.

그래서 여기에 죽자사자 매달렸던 내가. 그럴 수 밖에 없던 내가 너무 가엾고, 애달파서.

보고싶어도 안보고, 가고싶어도 안가고, 나 스스로 고독으로 밀어 쳐 넣으면서했던 나의 모든 애씀이.

그렇게 좋아하는 사람이 생길때마다 매번 똑같이 노력하고 애쓰고 어떻게든 해보겠다고 발버둥치는 나의 마음이.


너무 예뻐서 목놓아 울었습니다.


지금 그대의 마음도 분명 예쁠겁니다.


좋은밤되세요.



댓글목록

사자님의 댓글

사자 아이피 (175.♡.202.14) 작성일

맞아요.
인정과 시인이라는 것이 어떤 구도안에서 틀지워져 있다면 진정한 인정과 시인이 되지 않아요.
그냥 그런 흉내가 될 수밖에 없죠.
정말 인정과 시인이 되면, 그리 해놓고 '아 이게 인정과 시인이라 표현할 수 있겠구나..' 하는거죠.
더하고 뺄 것이 없다는 것조차.. 말로 하니까 그리 표현하는 것. 원래 자기는 자기일 뿐.
맞아요.
그 마음밖에 없어요. 원래 예뻤던 그 것. 원래 못났던 그 것. 어떤 말로도 표현할 수 있고 어떤 말로도 표현하지 못하는 그 것.

고생 많았소. 토닥토닥...
토토님도 좋은밤 되시길.

서정만♪님의 댓글

서정만♪ 아이피 (59.♡.102.98) 작성일

예전에 전 인정,홀로섬을 좀 경직된 견해로 가지고 있었던것
 같아요

그래서 누가 물어보면 어떤 견해나 모습으로 이해했던것
같아요

토토님 글을 보면서 저 두 단어가 무얼의미하지?
생각이 들었어요

전 자존심이 강한편이라 부정도 하고 회피하고
도망가기도 하고
내가 맞다고 우기다가 씁쓸해하기도 하고
 인정한다고 했는데도
이게 인정한건지?막 헷갈리기도하고 그런모습이 떠오르네요

가끔 그런모습을 본 사람들이
부정한다,도망간다,인정해라 라고
하던데 전 그들과 다른건 단지
'그렇게 아는것(견해,주장)'과 '낱낱히 살아내는것'
그 차이가 있네요
 그렇게 살아낸자의 말과 글의 성질이 다르구나
토토님글을 보면서 '성질이 다르구나'하고 느껴져요

홀로섬도 그런맥락에선
넘어짐 무너짐도 포함되는걸로 이해가 되요

아마 인정의 모양,홀로선 모양,사랑의 모양이 녹아내려서
이해가 좀 포괄적이게 된것 같아요

홀로섬은 홀로서지못하는 모습도 포함한다
인정은 인정하지 못하는 모습도 포함한다
가능은 불가능도 포함한다
진정한 풍요는 매마름도 포함한다

사랑은 포함하는 성질을 가진듯 하네요


또 제 얘기가 나와 놀라고 좋고 좀 점잔히 있어? 하다가 ㅋㅋㅋ
감사 감사 ㅋㅋㅋㅋ신경안쓰는척해도 안됨 ㅋㅋㅋㅋ

글 잘읽었어요 토토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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