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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의 은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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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토토 (59.♡.103.209) 댓글 2건 조회 7,465회 작성일 18-04-25 0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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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근래 이런저런 문제로 타로를 보았다.

타로선생왈, 누구에게든 잘보이기 위한 과잉친절 금지, 상대의 과업을 막을수있다. 


계속 그 말이 걸렸다. 회사에서 잘하려고 하는게 내가 사랑받고자, 잘보이고자 하는 의도가 깔린 친절이라는걸 알고 있었으니까. 
그 자리에서는 알거같다고, 찔린다면서  박장대소 하고 나왔지만. 계속 , 내내. 마음에 걸렸다.

그러면서 내내 바깥으로 돌아가있는 내 눈이 계속 보고 있었다. 
그러다 울었다. 
아. 엄마에게 짜증내는것도 내가 은연중에 계속 신경을 쓰고 있었구나. 
내가 할수 있는 한도 끝까지로 엄마에게 배려와 친절과 신경을 써주고있는 상태인데, 엄마는 그걸 몰라주고 그 와중에 한마디를 덧붙이니 매번 터질수밖에.
상대가 원하지 않지만 나도모르게 계속, 잘보이고자 나도모르게 계속 그러고 있었구나
엄마에게도 아빠에게도 이사님에게도 내동생에게도 모두에게도.


내가 그 사람들을 잡고 있었구나. 
나 혼자 있는게 싫어서, 그래서 외려 사람들을 붙잡고 (그들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내가 온갖걸 쥐어주고 있었구나. 
마치 엄마가, 아빠가 내게 그러하듯이.


그리고 어쩔수 없었겠구나라는 이해. 
나 때문에 엄마가 계속 이혼못하고 살았으니까.  거기에 대한 미안함.
늘상 엄마와 아빠의 팽팽한 긴장된 관계속에서 늘 불안했겠구나. 
엄마에게 가서 아빠입장 좋게 얘기해주고, 아빠에게가서 엄마입장 좋게 꾸며 말해주고. 
혼자서 동분서주. 힘들었겠구나.
깨진 유리컵 나 혼자 애써 붙여보겠다고, 어린 마음에 정말 힘들었었겠구나. 
아. 넌 그럴수 밖에 없었겠구나.
그렇지. 힘들었겠다. 아팠겠다. 혼자서. 

깍두기마냥, 어디에도 속하지 못하고 괜시리. 환영받지 못한 존재 같아서 사람들 속에서 늘 주눅들 수밖에 없었겠구나. 
그래서 누구하나 나 끼워주면 그게 그렇게 좋았구나. 
그래서 나를 받아주는 선배를, 이사님을 그렇게도 좋아했구나. 그럴수밖에 없지. 그랬네. 



미안하다. 너를 안아주지 못해서. 




회사문제로 힘들었었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이것조차 결국 '나' 로 회귀하는 느낌이 든다.
고통이 컸던만큼 하늘의 은총은 참으로 커서 내게 참 많은 선물을 주시고 계시다.  
회사문제고 돈 문제 라고만 생각했는데, 그래서 이걸 어떻게 해결해야 하나 라고만 고민했는데.
엉뚱하게도 결국 풀리고 바뀌어 가는건 나였다. 

직원의 실수 때문이라도, 결국 회사의 문제와 책임은 결국 대표이사의 몫이었다. 나의 몫이 아니었다. 
아버지와 어머니의 문제는 결국 그들의 몫이었다. 나의 몫이 아니었다. 
나는, 내가 감당할 수 없는 타인의 문제를 끌어와 힘겨워하고 그러면서 큰소리 치고 짜증내고 있었다.
그 문제는 그들이 풀도록 내버려 두어야 한다. 그들이 그들의 과업을 해결할 수 있도록 두어야 한다. 
나는, 나의 몫만 하면 된다. 

가이사의 것은 가이사에게, 하나님의 것은 하나님에게. 



댓글목록

pathos님의 댓글

pathos 아이피 (110.♡.52.177) 작성일

진심으로..., 저는 이런 치열한 글이 좋아요. 아니, 너무 도움이 됩니다. 뭐가 어떻게 도움이 되는지를 자세하게  쓰고 싶은데 지금은 회의중이라...ㅜㅜ
(딴 짓 한다고 눈총을 감수하며 살짝 쓰고 있는 중..ㅜㅜ)

토토 님 글을 보니, 라마나 마하리쉬 님이 하셨다는 말이 '문득' 생각이 납니다.

'나에게 일어난 일은 모두 내가 한 일이다"


언제 어디서나 십계명처럼 내 마음 한 귀퉁이에 새기고 있는 문장입니다.


오늘은 미세먼지도 없다는 따듯한 봄날이네요.

서정만♪님의 댓글

서정만♪ 아이피 (59.♡.102.98) 작성일

한 몇년전까지 제 고민은 '난 서울 도덕경 7년정도 꾸준히
나왔는데 소속감도 없고 친해졌단 생각도 없고 관계성 0인가?'
관계성 0 ㅋㅋ 그런 고민을 많이 했었던것 같아요

가끔 농담삼아 난 친해지려면 몇년단위다 한 5년 걸린다
그런말을 종종해요 ㅋㅋ솔직히 사람들과 친해지려는
마음도 0라서..

자존감도 0 관계성도 0 라서 참 좋아요
그냥 보면 볼것없고 아무것도 아니지만...

하늘의 은총에 관점에선
'넌 어디 소속의 누구'라고 규정되고 한계지을수 있는
존재가 아니다 란 시각의 전환을 가져다 주었어요

삶의 문제는 그대로인데 그 문제를 보는 시각의 전환
그것을 '하늘의 은총'이라 부르는듯 해요

하늘의 은총 제목이 죽여줘요 ㅋㅋ

아니 아는것도 없는데 어디서 이런 지혜가 나오지?
미치겠네 ㅡ.ㅡㅋ

오늘도 어머니와 전화통화 했는데
'엄마의 아들'이런 생각없이 편하게 했어요 ㅋㅋ

딱히 부모님과 친한것도 아니어서 ㅋㅋ 우린 남남이에요 ㅋㅋ
그래서 그런 생각이 안드나바요 ㅋㅋ 전화하면 싸우고

친동생도 '형은 형이 되서 형노릇도 안한다'이런말하고
아버진 '아들로써 부모의 말을 잘들어야 하는데 반항'만
한다고 해서 인연끊자 하더라구요

근데 전 잘됬다 하고 좋았어요 제겐 가족이 '짐'처럼 느껴져서..
'잘됬다 끈자 인연 !!'하고 부모님 전화 다지웠어요
나중에 모르는 번호로 전화와서 '누구세요?'하니 어머니가
니 진짜 인연끈을려고 전번 지웠나?'하길래
'아니 끊자해서 끈었지'하고 말했던 기억이 나요

'부모님의 아들' 관점 에선 자격없고 호로자식일수있지만
'나'의 관점에선 가족을 '짐'처럼 느끼는 스스로 편을
들어주었던것 같아요 무조건적으로 누가 머라카든...

그래도 좋은건
'엄마의 아들'이란 상이 있었을땐 먼가 용돈 드려야 하나?
부담감 힘듬 미안함이 많이 들었는데
그게 참 좋아요 관계에 비롯한 '상'이 떨어져 갈수록
책임감 부담감이 줄어가서 참 좋아요

경이로운 시각의 전환이네요
이글을 적을때까진 몰랐는데 요새 오래 글 안적다가 적어보니
'문제'를 다르게 보는구나 하고 스스로도 놀라네요

토토님도 그 과정중에 있는것 같아서 공감되었어요 화이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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