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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02. 산청모임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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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여름가지 (183.♡.203.138) 댓글 6건 조회 8,640회 작성일 18-02-12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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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각대를 세워 카메라를 고정시키고  조리개를 꽉 조여 셔터스피드를 늦추고,  인물들의 움직임을 담아내 보았습니다.



남신의주유동박시봉방

(백석)


어느 사이에 나는 아내도 없고, 또,

아내와 같이 살던 집도 없어지고,

그리고 살뜰한 부모며 동생들과도 멀리 떨어져서,

그 어느 바람 세인 거리 끝에 헤매이었다.

바로 날도 저물어서,

바람은 더욱 세게 불고, 추위는 점점 더해 오는데,

나는 어느 목수네 집 헌 삿을 깐,

한 방에 들어서 쥔을 붙이었다.

이리하여 나는 이 습내 나는 춥고, 누긋한 방에서,

낮이나 밤이나 나는 나 혼자도 너무 많은 것같이 생각하며,

딜옹배기에 북덕불이라도 담겨 오면,

이것을 안고 손을 쬐며 재 우에 뜻 없이 글자를 쓰기도 하며,

또 문밖에 나가지두 않구 자리에 누워서,

머리에 손깍지 베개를 하고 굴기도 하면서,

나는 내 슬픔이며 어리석음이며를 소처럼 연하여 쌔김질하는 것이었다.

내 가슴이 꽉 메어 올 적이며,

또 내 스스로 화끈 낯이 붉도록 부끄러울 적이며,

나는 내 슬픔과 어리석음에 눌리어 죽을 수밖에 없는 것을 느끼는 것이었다.

그러나 잠시 뒤 나는 고개를 들어,

허연 문창을 바라보든가 또 눈을 떠서 높은 천장을 쳐다보는 것인데,

이때 나는 내 뜻이며 힘으로, 나를 이끌어 가는 것이 힘든 일인 것을 생각하고,

이것들보다 더 크고, 높은 것이 있어서,

나를 마음대로 굴려가는 것을 생각하는 것인데,

이렇게 하여 여러 날이 지나는 동안에, 내 어지러운 마음에는 슬픔이며, 한탄이며, 가라앉을 것은 차츰

앙금이 되어 가라앉고,

외로운 생각만 드는 때쯤 해서는,

더러 나줏손에 쌀랑쌀랑 싸락눈이 와서 문창을 치기도 하는 때도 있는데,

나는 이런 저녁에는 화로를 더욱 다가 끼며,

무릎을 꿇어 보며,

어느 먼 산 뒷옆에 바우 섶에 따로 외로이 서서,

어두워 오는데 하이야니 눈을 맞을 그 마른 잎새에는,

쌀랑쌀랑 소리도 나며 눈을 맞을,

그 드물다는 굳고 정한 갈매나무라는 나무를 생각하는 것이었다.


  저는 글을 인용할 때 절대 긴 글은 인용하지 않으려고 애를 써왔는데요, 이번에는 하도 좋은 시라 전문을 인용하지 않을 수가 없네요. 저는 백석의 시를 읽을 때면 늘 눈 오는 겨울날이 잘 어울린다는 생각을 하곤 했습니다. 왜냐하면, 그의 시들은 푸근함과 따뜻함이 넘쳐나기 때문에 그 차갑고 얼어붙은 것들과 참 잘 어울린다는 생각을 은연중에 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 시에는 선생님이 종종 해보라고 권유하는 일종의 무위실험이 드러나 있는데요, 시적 화자(백석)가 가족과 헤어져 혼자 외딴곳인 '남신의주 유동에 있는 박시봉'이라는 목수의 집에 거하면서, '문밖에 나가지두 않구 자리에 누워' 있다보니 자연스럽게 자기 내면에 떠오르는 여러 생각과 감정들을 보게 되고, 결국 '나는 내 슬픔과 어리석음에 눌리어 죽을 수밖에 없는 것을 느끼는 것이었다.'는 인식에 도달하게 됩니다. 그런데 죽을 수밖에 없는 자신을 있는 그대로 인식하는 순간 그의 내면에선 전혀 예상치못한 극적 반전이 일어납니다. 그의 내면은 '슬픔이며, 한탄이며, 가라앉을 것은 차츰 앙금이 되어 가라앉고', 안정을 찾아가고, '굳고 정한 갈매나무라는 나무를 생각'하는 것으로 삶에 대한 의욕을 다지게 됩니다. 죽을 수밖에 없는 그 냉혹한 자리에 도달하는 순간, 그는 아이러니하게도 더욱 생에 대한 의욕을 다지게 되는 것이지요. 제가 '예상치 못한 극적 반전'이라는 표현을 썼는데요, 사실 밑바닥에 가라앉았다 다시 수면으로  떠오르는게 인류의 보편적 마음의 흐름, 자연스러운 흐름인데, 너무나도 혼탁한 세상에서 그 흐름을 잃어버려 마치 '반전'처럼 다가오는 것 같습니다.

 할 것들이 너무 많은 세상, 그래서 잠시도 '한가로이 손깍지 베개'를 할 시간조차 가질 수 없는 세상, 일을 해서 힘들기도 하지만, 아무것도 하지 않았을 때 더욱 힘들어지는 세상, 그래서 더욱 희귀해지고 소중해지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 시간', '재 우에 뜻 없이 글자를 쓰기도 하며' 무료함과 심심함을 있는 그대로 견디어 낼 때 그것이 가져다주는 자기성찰이 더욱 소중해지는 이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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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지난 1월 모임이후로 감기몸살로 많이 아팠다고 합니다. 마음과 몸의 원리가 같고, 몸이 아플때 그 아픔을 받아들이게되면 신체의 어떤 미묘한 움직임을 감지하게되는, 그렇게 되면서 몸의 에너지가 바뀌게되고 치유의 영역으로 나아가는.....오늘 강의하면서 다시 새롭게 에너지를 충전하시는 모습을 보이셨는데요, 그래도 어찌되었건 건강하셔야 합니다.



▶사람들은 행복하고 싶어서 세상을 몸부림치고 애쓰면서 살아갑니다. 사람들이 궁극적으로 원하는 것은 딱 하나밖에 없는데, 그것이 영원히 변치않는 것, 행복하고 평화로운 것, 깊고 영원하고 안정되어 있는 그 무엇입니다. 사람들이 이것을 원하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아무리 권력이 많고 화려한 삶을 살아도, 어떤 영원한 것이 오지 않으면 인간은 결코 만족하지 못합니다. 그리고 사람들이 살아가면서 경험하는 모든 것은 오고가는 유한한 것입니다. 인간의 본질이 내가 찾는 것입니다. 평화, 진리, 행복 이것이 인간의 본질이고, 이게 곧 나입니다. 그런데 그것을 찾는 방법을 모르니까 눈이 밖으로 향하고, 소유를 통해 그것을 얻으려 합니다. 그러나 세상의 것을 소유하는 것으로 영원한 것은 절대 오지 않고, 또 영적으로 성장한 사람은 어느순간 밖을 향해 추구하는 모든 몸짓을 스스로 멈추게 됩니다. 우리가 구하는 그것, 찾기전에는 절대 멈추어지지 않는 것, 그것이 어디에 있는가? 그것은 지금 여기에 있고, 단 한순간도 우리를 떠나 있었던 적이 없었습니다. '천하를 천하에 숨긴다'라고 장자가 말했습니다. 나를 목마르게 하는 그것, 그것이 정확히 지금 여기에 있습니다. 이미 자기가 그것이면서 그것을 찾는 아이러니, 그러니, 지금 여기를 떠나지 마십시오.


▶'탁', 이 소리가 들립니까?, 소리는 일시적이고, 사라지고 변화합니다. 그리고 이 소리가 있기 위해서는 침묵, 고요가 있어야 합니다. 침묵과 고요가 있기에 이 소리를 들을 수 있는 것입니다. 그러니 이 침묵과 소리가 같이 존재합니다. 경험되어지는 것과 동시에 존재하는 것이 경험되어지지 않는 것입니다. 이 소리는 잠깐 있다가 사라지지만, 그 소리의 바탕이 되는 고요와 침묵은 영원한 것입니다. 현상이 나타나기위해서는 그 배경이 되는 허공이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이것은 동시에 존재합니다. 지금 이순간 경험되는 것과 경험되지 않는 것이 언제나 함께 있습니다. 형상을 감각하기위해서는 그것의 배경이 되는 무한한 공간이 있어야 합니다. 바로 여기에, 일시적이고 가변적인 세계에 영원한 것이 있습니다(천하에 천하를 숨긴다). 나타나는 것과 나타나지 않는 것, 현상과 본질이 동시에 존재합니다. 그리고 이것을 알 수 있는 기회는 언제나 있습니다.


▶지금 올라오는 모든 고통과 결핍이 초청장입니다. 이 육체와 동일시되어 있는 에고는 알지 못합니다. 에고는 과거와 미래라는 시간에 종속되어 있는데, 그와는 달리 존재자체는 압니다. 존재의 참된 에너지는 진실을 알기에 우리에게 고통과 결핍이라는 초청장을 끊임없이 보냅니다. 우리 존재가 보내온 고통을 매번 거부하다 어느 순간 딱한번 돌이키는 순간이 있습니다. 어느순간 영화의 영상에만 집착하다 그 배경이 되는, 경험되지 않는 그 스크린을 보게되는데, 학원에서 계속 자신을 부려먹어도 말도 못하고 거절도 하지 못하고, 그날도 10시까지 일을 시키고, 저녁도 주지 않으면서, 10시가 넘어서자 또 회의를 한다고 집엘 가지 못하게 하는데, 그러면서 가방끈을 꼼지락꼼지락하는 자신의 모습을 보게됩니다. 늘 외면하다가 딱 돌아서면서 자기를 본, 내가 언제나 이런 초라하고 수치스런 존재를, 내가 나를 거부했다는, 그러면서 처음으로 그런 수치스러운 자신을 품어보는, 다시는 그런 초라한 자신을 거부하지 않게되는, 그 누구보다도 자신을 비난한 것에 대해 미안해하는, 처음으로 자기자신을 있는 그대로 만나게되는, 그러면서 성장하고, 여전히 예전과 똑같은 모습으로 존재하지만 그것속에서 끊임없이 배우고 성장해 나가는, 고민하고 강박증을 가지고 있지만 그것을 통해 에너지를 얻는, 경직되고 구속되지만 이상하게 완전히 경직되고 구속되지는 않는, 동전의 앞면은 서걱거리고 불편하고 힘든데, 이제 그 뒷면을 볼 수 있게 된, 무너진 것 같은데 무너지지 않는, 지긋지긋한데 거기에 감사가 있는, 저 밑으로 추락하는 것 같은데 또다시 삶으로 떠오르는, 판단을 멈추고서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만나는, 이 한번의 경험이 점점 더 많은 고요를 경험하게 합니다.


▶고통만 있으면 해방을 맞습니다. 그런데, 고통이 오면 한탄하고 원망하는 마음이 동시에 오기에 해방되지 못합니다. 사람이 100%미워하면 100%사랑으로 돌아서게 됩니다. 사람들은 누군가를 미워하면 그 미워하는 내가 괴롭게되고, 또 미워해서는 안된다는 교육을 받으면서 100%미워하지도 못합니다. 진짜 미워할 줄 아는 사람은 진짜 사랑할 줄 압니다. 지금 화가 올라왔는데, 사람들은 내가 이래서 되나하는 당기는 에너지가 있어 진짜 미워하지도 못합니다. 미움이 올라올 때 미뭐하지 않으려는 마음을 내려 놓아야 합니다. 고통이 올라왔을 때, 고통당하지 않으려는 마음을 내려놓고, 고통 그 자체가 될 때 우리는 깨어 납니다. 우리가 곧 자유이고 평화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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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쁜 자매 두분이 자리를 함께 했어요. 전에 오셨을때 우연하게 같이 그네에 앉아 짧은 대화를 나누었던 기억이 선명하네요. 제가 하품을 하는 바람에 경직되고 이 사람이 나를 싫어하나 하는 생각을 했다고 오늘 제게 말해 주었는데요, 고맙습니다. 그러나 하품은 생리적인 현상이고 제가 통제할 수 없는 것이니 이해해주세요(그리고 책에선가 읽은 것인데요, 하품이 긴장을 이완하고 신뢰관계를 더욱 돈독히 한다는 내용임). 그때처럼 오늘도 가방에 고양이 먹이를 담아오셨어요. 그래서 제가 잔소리를 늘어놓았습니다. 고양이는 안솔기 주인장분이 잘 키우고 계신다. 오히려 먹이를 주어서 고양이를 해칠 수도 있다고, 그래도 자신은 고양이가 배고픈 것을 견디기 힘들다고......제가 열등감이 심할때 몇주간 씻지도 않고 냄새나는 몸으로 냄새가 나는 줄도 모르고 살았다는 말을 한 기억이 있네요ㅋ, 부끄러운 과거의 기억, 과거에 그랬다는 것이니 지금도 더럽게 하고 다닌다는 추측은 하지 말아주세요(물론 전혀 그러지 않겠지만요)~~




▶내가 에고에 갇혀 있기에 삶이 내게 고통과 결핍을 줍니다. 그 고통, 결핍을 만나면 바로 영원을 만날 수 있습니다. 나를 거듭 힘들게 하는 이것이 얼만나 감사한지 모릅니다. 내가 그것을 온전히 받아들일 때까지 그것은 거듭 나를 찾아 올것이고, 결국 우리를 깨닫게 할 것입니다.


▶실제 삶속에서의 움직임, 듣고보는, 걷는 움직임, 이 금방 사라지는 것 속에 영원한 것이 있습니다. 영상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그 바탕이 되는 스크린이 있어야 합니다. 그런데 우리는 영상에만 눈이 가 있습니다. 이 행동, 동작, 소리 이면의 것, 스크린, 움직이게 하는 이것, 이것은 육체의 한계에 갇히지 않습니다. 내 안에서 올라오는 감정은 감정대로 만나면서 이런 움직임, 몸, 걸음, 이 움직임에 관심을 가지고, 이 움직임을 가능하게 하는 에너지에 주목해 보는, 생각이 떠오르면 그 생각에 주목해 보는 이 모든 것을 자각해 보는, 그런 과정중에 자각을 놓치게 되면, 그 놓침도 받아들이면서 가다보면 때가 무르익게 되고 그 궁극의 것을 알게 될 것입니다.


▶결핍은 본래 없습니다. 그것을 거부하고 부정하기에 가짜(결핍)가 진짜가 됩니다. 내가 내 마음에 드는 것만 경험하려 하지 말고, 삶을 통째로 만나보려는 마음을 일으켜 보는, 소리와 침묵, 고통과 힘겨움을 주는 것과 내가 찾는 것이 같이 있다는 것을 이해하는, 그 진실을 알아갈수록 원래 있는 것들이 더 드러나는, 삶이 더욱 가벼워지고 행복해지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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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임이 있던 토요일, 모임이 끝나고 집에 돌아갈 엄두가 나지 않아 하룻밤 안솔기에 몸을 의탁했어요. 그러면서 야마꼬님게 이야기를 했어요, 야마꼬님은 전혀 의도하지 않았겠지만, 제가 야마꼬님께 서운했던 것들과 그로인해 나쁜 마음을 먹었던 것을 이야기하고 용서를 빌었어요. 저는 여기 산청모임에 나오면서 상처가 치유되고 영적으로 조금 성장을 하게되었지만, 또한편 다른 구석진 곳에서는 어떤 미묘한 권력과 교만이 자라고 있었습니다. 그걸 볼 수 있는 계기가 되어준 야마꼬님께 감사를 드립니다. 저녁은 원지의 명물인 매콤한 메기찜을 먹고, 또 야마꼬님의 소중한 아들인 지훈이에게 타로카드 점을 보았습니다. 제가 이번에 학교를 옮기는데 잘 적응할 것인지와 올 한해 제 영적 여정이 어떠할지를 물어보았습니다. 아직 24살의 어린 나이지만, 깊이가 있고 섬세하게 내용을 전개 시키는게 참 좋았습니다.  





<야단법석>

▶당신이 하시는 말씀이 자꾸 밖으로 향해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남의집살림살이에 대해서만 자꾸 이야기합니다. 자기집살림살이에 대한 이야기에는 관심이 없는, 바로 이런, 정작 자기자신에게는 관심이 없었다는 것을 자각하면 입을 다물게 될 것입니다. 다른 사람은 어떻더라고 자꾸 판단하는데, 그렇게 상대방을 판단하는 그 자신은 아십니까? 당신은 자신을 모르는데, 그 모른다는 진실은 그냥 슬쩍 넘어가고, 항상 다른 사람은 이렇다는데하며 판단합니다. 당신 자신을 향해서 눈을 돌이키고 진솔하게 봐야합니다. 지금 당신은 이 자리에 와서 제게 이야기를 하지만 단 한번도 자신에 대한 이야기를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내 안에 있는 걸 모른다고 하셨는데, 그렇다면 제가 무엇을 모르고 있습니까?


▶당신은 모호하지 않는 분명한 무엇인가가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어떻게하면 모호하지 않고 분명해질 수 있을까요? 어떤 방법을 통해 모호함을 사라지게 하고 분명한 것을 알 수 있겠습니까? 당신은 이미 답을 가지고 있습니다. 자기가 나름대로 분명함이란 이런 것이라는 것을 쥐고 있기에 답을 알 수 없습니다. '나는 모른다'는 그 사실에 서면, 그래서 알려는 몸짓을 내려 놓으면 알게됩니다. 당신에게 그 누구도 분명함이 무엇인지 보여준 사람이 없었다는 것은, 자기 스스로 답을 쥐고 다른 사람을 판단했왔기에 그렇게 된 것입니다. 분명하려는 마음 때문에 진짜 분명한 것을 알지 못합니다. 답답하고 모호한 자신을 자꾸 피하지 말고 진짜 모름속에 있어보면 알게됩니다. 당신은 어쩌면 깨달았구나하는 어떤 인정받고 싶은 마음이 있는 것 같습니다. 단 한방에 분명해지려고하는, 자기에게 그런 요행을 바라는 마음을 정직하게 인정하는게 필요합니다. 내게 이런 삿된게 있구나하는 것을 시인하고 인정하게 되어야 밝을 수 있는 가능성이 생기게 됩니다.





▷제가 상처가 많다보니, 제가 한 말에 대해 상대방이 상처받으면 어떡하지 하는,그런 생각에 제가 늘 피곤합니다.


▶사람의 마음이란 참 묘합니다. 당신은 엣날과는 너무나 다른 삶을 살지만, 여전히 힘들고 비참한, 이 두가지가 함께 있습니다. 수고와 노력없이 올라오는 평화를 맛보았습니다. 동시에 여전히 힘들고 비참해지는게 있습니다. 둘다 있는데, 감사와 기쁨에 마음이 더 가 있으면, 비참한 것이 오더라도, '와라, 내가 경험해 보겠다' 이렇게 되면, '내가 또 비참하게, 이게 또 오나'하는 마음은 들지 않을 것입니다. 이게 다 때가 있는데, 계속해서 비참해하고, 더 오랫동안 한탄하더라도, 이 평화는 없어지지 않습니다. 어쨌든, 이것들을 계속 경험하고 때가되면 저절로 떨어지게 될 것입니다.

 저는 내면 아이를 경험하면서 크게 치유되는, 용틀임하는 힘을 느꼈습니다. 그게 너무 감사합니다. 당신은 존재의 힘이 이미 열려있습니다. 그러니 괜찮습니다. 한탄하고 비참해지더라도 괜찮습니다. 그렇게 치르다보면 어느때인가 편안해질 것입니다. 다른 사람이 가지지 않는 하나의 호흡, 맥박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 얼마나 감사한 건지..... 예전에 싫었던 것이 별로 싫어지지 않고, 예전에 함몰되었던 것이 지금은 점점 더 감사한 마음이 많아지고, 사람에 따라 성장속도가 다르지만 그건 상관없습니다.

 삶의 질적인 변화가 정말 좋은 것입니다. 제가 좀 촐랑스럽고 경망스러워보이죠?, 어릴 때 부모님의 야단을 맞지 않으려다보니, 내 안의 감정보단 부모의 눈치를 살피고 그러면서 무기력해지는, 지리산에 올라 수행을 하면서도 권태로워 라면을 부숴먹는, 티비를 꺼야하는데 하면서도 정규방송시간이 넘어 지직거릴때까지 보다 후회하는, 저는 제가 에덴 동산에 다시 돌아왔다는 사실이 너무나 분명해졌습니다. 지금 당신은 감사보다 아직 한탄쪽에 가 있지만, 그것도 괜찮습니다. 옛날에는 한탄밖에 없었는데, 지금은 감사도 있습니다. 그런 길을 가다보면 비참한게 뭐지 하는데까지 가게 될 것입니다.




▷지금은 집중해서 제 감정을 깊게 들여다 볼 수 있게 된 것 같습니다. 그 감정의 자리에 있을 수 있게 된 것이니까. 그러면서 이젠 다른 사람들에게서 예전의 결핍에서 비롯된 제 자신의 모습을 보게 되면 불편해 지더라고요. 일을 저런식으로밖에 처리할 수 없나하는, 그러면서 상대방을 판단하게되는...

 

▶프로가 있기 위해서는 아마추어가 있어야 합니다. 성숙하기 위해서는 미숙한 시절이 있어야 합니다. 제가 아는 사람중에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아버지가 없는 엄마는 얼마나 힘들까하면서, 그 어린아이가 '어린 아이다움'을 잃어버립니다. 그렇게 어른이 된 그 딸은 그 댓가를 톡톡하게 치룹니다. 지금 다른 사람을 판단하지 않았으면 좋겠다하는 생각을 하는데, 그러면서 성장하게 됩니다. 그것또한 하나의 과정입니다. 먼저된 자가 나중되고, 나중된 자가 먼저 된다는 성경의 말씀이 있습니다. 그렇게 더디게 성장하는게 굳건하게 가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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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양의 이순신대교. 안솔기에서 하룻밤 의탁하고 나선, 광양에서 요즘 연일 홧한 동영상을 내보내는 안수를 만나러 갔습니다. 때때로 저는 산청모임이 끝나면 안수를 만나 저녁을 먹고 집으로 돌아오기도 하는데요, 같은 남자이다 보니 솔찍해지고, 그러다보면 주로 예쁜 여성에 대해 이야기를 하는데요ㅋ, 때때로 제 자신의 거친 내면의 마음을 그대로 내뱉기도 합니다. 그러면 그것은 객관화되고, 제가 이토록 거친 마음을 먹었구나하는 자각을 하게 됩니다. 때때로 묵묵하게 제 자신의 거울이 되어주고, 또 거친 노동판에서 만난 사람들의 성격과 행동양상을 간단명료하게 전달해서 감사하게 듣고 있습니다.





▷선생님이 말씀하신, 무기력이 정말 공감이 됩니다. 저는 티비채널을 자꾸 돌리는 내 모습을 보면서 조금씩 무기력에서 벗어났는데, 제 딸이 무기력해서 그것에 대해 말해주려고 합니다.


▶아직 딸에게 아무말도 하지 마십시오. 내가 먼저 살아야 다른 사람을 살릴 수 있습니다. 슬쩍 안 것으로는 다른 사람을 살릴 수 없습니다. 다른 누군가로부터 위로받고 싶은 마음이 끊어진 사람은 위로 받습니다. 제가 아는 분이 있습니다. 이분은 삶이 아무런 의미가 없고 슬프고, 너무 공허했고, 먹고 살아야하기에 직장에 나가는데 항상 슬프고 귀찮아지는, 사람들의 모든 경험과 지식은 다 다르지만 그 마음은 똑같습니다. 그래서 제가 이분에게 실험을 제안했습니다. 집에오면 티비를 끄고 책을 읽지 말고 아무것도 하지 말라고 했습니다. 그러고 나서 1주일 뒤, 아무것도 하지 않고 무의미속에 있어 보았는데, 새록새록 자기인생이 보이고, 내가 너무 애쓰고 살았구나하는 자기삶이 보이는, 그렇게 아등바등 살아온 자신을 만나게 된, 그래서 너무 불쌍한 자신을 품어주는, 두번째 주는 일어나는 생각들을 어떻게해야 하느냐고 질문하기에 마음껏 허용하라고 했습니다. 또 심심해지면 심심해지라고 말했습니다. 그렇게 실험하면서 삶이 가벼워지고 행복해지는 그 모습을 보게 됩니다. 무기력할 때, 티비를 끄고 책을 읽지말고, 수행하지 말고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자기 안에서 무엇인가 할 수 있는 힘이 솟아납니다. 무기력을 만나면 거기에 무기력이 없습니다. 무의미, 당신은 삶이 더 깊어질 축복을 가지고 있습니다. 무의미 그 자체는 생명입니다. 눈길을 돌이켜 그것을 한번 만나보려는 마음을 내면 에너지가 폭발하게 됩니다. 슬쩍 안 것으로 말하려하지 말고, 맛보지도 못한 것을 말하지 말고 먼저 자신을 만나십시오.


▶내가 뭣좀 알게되면, 사람들은 앞으로 고통도 없고 괴로움도 없어야 된다고 생각하는데, 그 생각으로 인해 더 힘들게 됩니다. 그렇더라도 자라고 성장합니다. 어린아이가 금방 자라지 않습니다. 넘어지고, 깨지면서 성장합니다. 아이들은 넘어지더라도 다시 서려는 시도를 멈추지 않고, 넘어지는 것을 두려워하지도 않습니다. 저는 결심하고 다짐하는 것으로 제 삶을 바꾸려했습니다. 나는 뜨겁게 살아있어야해하며 짐을 한가득 짊어지고 땀을 뻘뻘흘리며 산을 올라 짐을 풀고 앉아서 공부할 책상을 만들고 열심히 살아갈 결심을 하지만 다음날이면 그 결심이 흐트러져버리고 무기력해져버리는. 이건 생명없는 모습입니다. 생명이 있는 모습이란, 넘어지고 꼬꾸라지더라도 희한하게 다음날이면 새로운 에너지가 돌아와 있는, 이게 생명이 가진 힘입니다. 넘어지고 깨지고 답답하더라도 상관없습니다. 그러다보면 한번도 웃어본 적이 없는 얼굴에 미소가 돌게 됩니다.


▶성경에 이런 구절이 있습니다. 어떤 무리의 사람들이 6층높이의 건물을 짓다가 무너져 모두 죽게 됩니다. 그래서 한사람이 그들의 죽음은 누구의 탓입니까?하고 예수에게 묻습니다. 그러자 예수가 대답합니다. 이것은 그 사람들의 탓도 아니고 조상탓도 아니고 하나님의 영광을 위한 것이라고. 제가 들고 있는 이것은 '사과'인데, 이름을 떼어내면 이것은 무엇입니까? 이해할 수 없습니다. 이것이 무엇인지 알지 못합니다. 이 세상에 우리가 이해할 수 있는게 몇가지나 있겠습니까? 눈에 보이는게 전부가 아닙니다. 아무리 하찮아 보이는 것도 우리가 상상하지 못할 깊이가 있습니다. 언니의 삶이 당신의 눈에는 불쌍하고 억울해 보이더라도 거기에는 우리가 이해하지 못할 것이 있습니다. 우리는 자기를 알기위해 태어납니다. 그리고 몇몇 사람들은 자기를 알게 됩니다. 태어나서 하게 되는 공부의 빛깔과 깊이는 천차만별입니다. 이런저런 모든 움직임속에 사실 자기공부를 하고 있는 것입니다. 우리 존재의 이유는 공부입니다. 대상이 문제가 아니라, 대상을 바라보는 내 마음이 문제입니다. 내가 언니를 바라보는 시각이 어떤 빛깔인가를 알고, 이해할 수 없는 것을 마치 아는 것처럼 하지 말고, 이해할 수 없는 것을 이해할 수 없는 것으로 두면 어떤 영적인 힘이 작용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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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금치가 너무 달고 맛있었습니다. 감사합니다.




따뜻한 봄의 시작 3월에 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댓글목록

행인님의 댓글

행인 아이피 (211.♡.161.172) 작성일

여름가지님,

늘 모임을 정리해 주시는 내용 고맙게 읽기만 했습니다.

이번 후기에서는 맨 처음에 인용하신 "남신의주유동박시봉방"에 정말 깜짝 놀랐습니다.

도대체 '백석'이란 시인을 난생처음 들어보기도 하거니와
시 내용이 꼭 제 얘기를 하는 것 같아서
막상 모임 후기는 나중에 다시 시간을 갖고 읽어볼 생각입니다.

잔잔한 듯 하다가도
뜬금없이 회오리 바람이 몰아치기도 하면
그래서 한없이 흔들리다가
되새김을 하고 또 하다보면
그냥 앙금으로 가라앉는 듯 하다가
또 어느새 그 앙금 마저도
산산이 가루가 되어 사라져 버리는
그런 얘기를 읽었습니다.

늘 고맙습니다.

여름가지님의 댓글의 댓글

여름가지 아이피 (183.♡.203.138) 작성일

행인님,

'잔잔한 듯 하다가도 뜬금없이 회오리 바람이 몰아치고,
앙금으로 가라앉는 듯 하다가 그 앙금마저도 산산이 가루가되는.......'

가만 내버려두면 제 스스로 일어나는 마음의 정화작용,
이처럼 생생하고 격하게 표현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시가 마치 다시 살아나는 느낌입니다.

호복님의 댓글

호복 아이피 (180.♡.130.121) 작성일

고맙습니다.  글을  읽으며 제가  그  자리  그 느낌으로  있는 듯요.
그래서  더 산청모임에  가고싶어지네요.

옮겨쓰기가  어려울텐데 참  고맙습니다~

여름가지님의 댓글의 댓글

여름가지 아이피 (183.♡.203.138) 작성일

호복씨,
홈페이지로 인연이 되었는데,
여러모로 저도 감사드립니다.

박가현님의 댓글

박가현 아이피 (211.♡.170.174) 작성일

이순신대교 사진 컴 배경화면으로 하니 아주 멋진데요?  ㅎㅎ
늘 감사해요 샘.
모임에 참석 할 때 마다 점 점 부끄러워지는 것은
모든 분께 받기만 하고 아무것도 보답하지 못하기 때문인 듯합니다.
김기태 선생님과 여러 산청 모임 가족을 만나고 오면
삶이 왠지 기품있어지고, 제가 좀 고급스러워지는 것 같아요.
새삼 모든 것이 감사한 . . . 그동안 그렇게 견디기 힘들었던 삶조차 너무나 감사한것도 모임덕분이겠지요?
토토의 공지 글과 여름가지 샘의 후기가 산청 모임을 더욱 빛나게 합니다.
감사합니다.()()()

여름가지님의 댓글의 댓글

여름가지 아이피 (183.♡.203.138) 작성일

박가현샘,
견디기 힘들었던 삶조차 너무나 감사하게 되었다니,
저도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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