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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좋아하는 것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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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토토 (59.♡.103.209) 댓글 1건 조회 5,874회 작성일 17-12-20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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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사람에게>  나를 사랑받지 않아도 돼 하는 순간부터,
<내가> 나를 사랑할 수 있게 된것 같다.

다른사람에게 사랑받지 않아도 된다고 온전히 안 순간, 
그때부터 나를 사랑할 수 있게 되었다.
나를 사랑하기 위해 모든 방법을 다 동원했었지만, 
그래도 
아무리 애를 써도 나를 사랑할 수 없는걸!!! ... 
아무리 봐도, 이런 나를 좋아할 수가 없는걸. 했었는데.
조금씩 조금씩 쓸려오는 파도에 결국 굳건했던 암벽이 와르륵 무너지듯, 
조금씩, 조금씩 들다가 진짜로, 타인에게 사랑받지 않아도 돼 라고 깨닫는 순간,  
나 라는 존재는 무얼 해도 괜찮았다.
회사갔다와서 씻지도 않고 바로 이불속에 들어가서 뒹굴거리다 잠들어도 되고
책상도 방구석도 지저분해 발 디딜곳이 없어도 되고
밥하기보다는 그저 밖에서 사먹는거 좋아해도 되고
월급의 반을 커피집에 다 쏟아부어도 되고
맛있는 마카롱 사들고 가다, 지나가는 골목골목 단골집 들려서 하나씩 쥐어주고 또 나오고, 
룰루랄라. 그렇게 애처럼 보여도 상관없고. 
그냥. 

예전엔, 저렇게 하는 순간마다 자동으로 내 머릿속에는 꼬릿말처럼 늘 붙어다녔던 한 생각
" 이러면 사랑받지 못할텐데 . 나를 싫어하겠지 "
(누가 될지도 모르는데ㅋㅋ) 결혼후 내 남편이 나를 봤을때의 이런 내 모습을 싫어할텐데, 다른사람들이 뭐라하겠지.
이입되면서 자동으로 늘 움추렸었다. 정말인지 매순간. 모든 순간에 자동으로 붙었었다. 
아버지가 늘 엄마의 행동 하나 하나를 보며 비난하고 비판하는것을 보고 자라와서일지도.


오늘아침. 
그 사람이 나를 좋아하는것 같아. 분명한데. 그런것같아!! 혼자 고민고민하는데, 불현듯 깨달았다.
그사람이 나를 좋아하는지, 좋아하지 않는지. 그건 그 사람의 마음이야.
내가 어떻게 할 수 있는게 아니야.
내가 어찌 할 수 없는것에 대해서 왜 그렇게 나는 붙들고 있었지?
그 사람이 나를 좋아해주는건 감사한 일이고, 좋아하지 않는다해도 어쩔수 없는 일인걸.
어디에선가 우연히 페미니즘 관련 글을 읽으면서 언뜻 보았던 글이 떠올랐다.
" 사랑받고 싶다는 이유로, 나는 그 사람에게 너무나 큰 권력을 쥐어주고 있었다. "
그 사람에게 / 또는 다른 모든 사람들에게 잘 보이기위해, 사랑받기 위해, 
나를 뜯어 고치고 애쓰고 노력하고 바꾸고. 
그 노력이 사라졌을때, 
나는 지금 이대로도 괜찮았고 충분했다.
아주 약간의 , 숨이 쉬어지는것 같다. 
뭔가 내속 어디선가 아주 아주 기분이 좋아졌다. 나도모르게 룰루랄라 가볍게 뛰어다닌다.
신이 난다.

나는, 나야.
이대로도 충분해. 

댓글목록

여름가지님의 댓글

여름가지 아이피 (117.♡.172.26) 작성일

토토님,
예전 글은 빡빡했는데, 지금의 글은 오른쪽 끝에 여백들이 있어요.
그리고 여백이 있는 지금의 글이 더 편안하고 좋습니다.
더불어 토토님의 삶에도 여백들이 생겨나서 보기 좋아보입니다.

좋은 일이 있었네요, 아주 좋은 일이.....
무의식적으로 붙들려있던 생각, 느낌들에서 벗어날 때 느껴지는 해방감이란.......

추워요~, 즐거운 커피생활되길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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