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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8. 산청도덕경(51장. 현묘한 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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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여름가지 (125.♡.198.35) 댓글 7건 조회 8,985회 작성일 15-08-09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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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과 저는 통하는게 있습니다ㅋ. 이심전심입니다. 8월을 나타내는건 뭘까하다 고른게 바닥에 떨어져 깨진 감이었습니다. 깨진 감위에 똥파리가 보입니까?^^.
 
 
 
오랑캐꽃
                이용악
아낙도  우두머리도 돌볼 새 없이 갔단다
도리샘도 띳집도 버리고 강 건너로 쫓겨 갔단다
고려 장군님 무지 무지 쳐들어와
오랑캐는 가랑잎처럼 굴러 갔단다
 
구름이 모여 골짝 골짝을 구름이 흘러
백 년이 몇 백 년이 뒤를 이어 흘러갔나
 
너는 오랑캐의 피 한 방울 받지 않았건만
오랑캐꽃
너는 돌가마도 텔메투리도 모르는 오랑캐꽃
두 팔로 햇빛을 막아 줄게
울어 보렴 목놓아 울어나 보렴 오랑캐꽃
저는 이 시의 따뜻함이 좋습니다. 다른 사람의 아픔을 감싸는, '두 팔로 햇빛을 막아 줄게'하는 대목이 너무나 좋습니다. 그리고 이 시처럼 따뜻해져 가는 제 자신도 참 좋습니다. 얼마전에 이런 일이 있었습니다. 직장동료인데 술자리에서 이친구가 갑자기 이런 말을 꺼내 놓습니다. 자기가 어릴적 어느날 아버지가 어린 여자아이를 턱하니 집에 데리고 들어오더라는 겁니다.  그러면서 그 여자아이와 한 식구가 되었는데, 어머니가  이 여자아이를 참 조심히 다루었지만, 고등학교 3학년이던 어느날 아주 작게 나무랐는데 그날로 그 여자아이가 집을 나가버렸다는 겁니다. 무수한 부부싸움도 있었을 터이고,  여자아이는 집을 나가서 돌아오지않고, 그러는 와중에 이 친구는 또 얼마나 마음이 아팠을까요!. '너 참 힘들었겠다~'하며 그 이야기는 그렇게 술자리의 이야기로 끝이 났습니다. 그러고 여러날이 지났을까?. 커튼을 내린 어두컴컴한 방에 혼자 눈을 감고 방석에 앉아있는데, 제 눈에서 방울진 눈물이 볼을 타고 흘르다 방석에 툭~하는 소리를 내며 떨어집니다. 이게 어찌된 일인가요?!, 저도 모르게 그 친구의 아픔을 가슴으로 위로해 주고 있었습니다. 저 가슴 깊은 곳에서부터 그 친구의 아픔을 같이 나누고 있었습니다. 정말 평범한 것이지만 또한 이 얼마나 놀라운 일인가요.
 
 
 
⊙우리가 경전을 공부하는데, 경전은 우리의 마음을 비추어주는 맑은 거울입니다. 우리 자신이 미처 보지 못했던 우리 마음의 작용을 보여줍니다. 그리고 우리자신을 비추어 주는 거울이, 경전이 필요없게 되는 때가 옵니다. 살아가다보면 어느순간 자신의 마음이 자동적으로 보이게 됩니다. 저절로 알아차려지고, 노력하지 않아도 보이게 됩니다. 그때부터는 삶자체가 공부가 되고, 참 쉽게 됩니다.
 
⊙삶을 살아가는 진정한 힘은 밖에서 주어지는게 아니라 내 안에서부터 나옵니다. 그리고 내 안에서 나오는 이 힘은 어찌나 대단한지 모든 것을 끝내 버릴것같은 죽음조차도 어찌하지 못합니다.
 
⊙인간의 본질은 눈에 보이지 않는 것 속에 있다.<소크라테스>
 
⊙이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존재는 여러분 자신입니다.
 
⊙'도가 모든 것을 낳고 덕이 기르며 물질이 형태를 만들고 기운이 이루어주니~'
태초에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시니라라는 창세기의 말씀과 같은 말입니다. 지금 일어나는 엉뚱한 잡생각, 낯선 사람을 만날 때 어색해 지는 것, 누군가가 갑자기 두려워 지는 것, 이 모두가 창조입니다.
 
⊙눈에 보이는 것은 보이지 않는 것에 비하면 아주 작습니다.<칼 지브란>
 
⊙꽃이 피고, 그 꽃을 찾아 나비가 날고, 또 제가 탄생할 때 수억의 정자중에 하나가 난자와 결합해서 엄마배속에 안착하고, 현미경으로도 보이지 않던 그것이 세포분열을 시작하더니 어느날 엄마배를 발로 툭~찹니다. 아, 얼마나 신비로운가요?. 이 모든 것이, 이 모든 과정이 설명불가능합니다. 이것이 기적입니다. 이 머리카락 하나조차도 신비이고 기적입니다.
 
⊙예전에 화장실이 푸세식이었고, 볼일을 보기위해 여름에 그 화장실에 쪼그려 앉으면, 화장실 바닥에 꾸물꾸물 기어다니는 구더기가 보입니다. 알, 구더기, 성충, 똥파리의 과정을 거치는 이것, 더럽다고 여기는 이것 조차도 매우 오묘합니다. 똥파리가 햇살에 노출되면 무지개빛으로 빛이나 참 아름답습니다. 또한 이것도 감정과 소화기관이 있고, 그 특유의 몸짓이 있습니다. 나뭇잎 하나도 '나뭇잎'이라는 이름을 떼고 나면 그것이 무엇인지 알 수가 없습니다. 이 나뭇잎이 동물들의 이산화탄소를 받아들여 광합성을 하고 산소를 내 보냅니다. 이런 과정이 없으면 우리는 산소가 없어 죽게 될 것입니다. 또 그 나뭇잎이 습한 곳에 떨어져 썩고 나면 나뭇잎의 섬세한 줄기만 남는데 그것의 아름다움이란~.저 구석지고 외진 틈에서 피어나는 한송이 민들레, 홀씨를 될 수 있으면 멀리 보내려 그 꽃대를 꼳꼳이 위로 치켜세우는 그 모습. 마른 흙을 한줌 움켜 쥐면 손가락사이로 수~욱 빠져나갑니다. 손가락사이로 마른 흙이 빠져나갈 때의 그 감촉이 또한 너무나 놀랍습니다.
 
⊙이 세상 모두가 도이고 기적덩어리입니다. 그리고 이 사실을 이 세상 사람들이 조금만이라도 자각하게되면, 자기 존재에 대한 자각이 있으면, 이처럼 기적덩어리인 모든 생명에 대한 존중감을 가질터이고, 자연스럽게 사랑이 품어져 나올 것입니다. 또한 물질에 대한 소유욕이 사라지게 될 것입니다.
 
⊙우리의 모든 삶이 진리, 도에서 시작됩니다. 그러나 그것을 알고 사는 사람은 극히 드뭅니다. 늘 그것을 쓰면서도 그 사실을 아는 이가 드무니 이것이 아이러니입니다.
 

⊙'만물은 도를 높여 받들고 귀하게 여기지 않음이 없다.'라고 경전에서 말합니다. 그렇다면 어떤 모습으로 그러할까요?.
 
제 집에서 강아지를 한마리 키웁니다. 제가 집엘 가면 꼬리를 흔들고, 저를 올라타고 혀로 저의 볼을 핥는 등, 난리가 아닙니다. 자기 직성이 풀릴때까지 그렇게 저를 환영해 줍니다. 그런데 고양이는 어떻습니까?. 고양이는 그저 저의 바지가랑이에 자기등을 한번 쓰윽 부비는 것으로 끝입니다. 그렇듯, 강아지는 강아지로 고양이는 고양이로 존재하는 것이 도를 높여 받드는 것입니다.
토끼와 거북이가 있습니다. 토끼는 깡충깡충뛰며 저 멀리 달아나버립니다. 그러나 거북이는 거북이답게 자기걸음으로 어기적 걷습니다. 사계절이 있고, 벌이 꽃을 찾아 날아다니고, 개미가 먹이를 찾아 바닥을 줄지어 기어갑니다. 그 모든 존재가 그 존재자체로 존재하는 것, 자기가 아닌 남이 되려하지 않고, 그냥 자기자신으로 존재하는 것이 도를 높여 받들고 덕을 귀하게 여기는 것입니다.
 
⊙ 에크하르트 툴레가 말했습니다.
 
'모든 동물은 위엄이 있다.'
 
왜 그렇습니까?.
자기 자신으로 존재하기에 그렇습니다.
 
⊙다른 모든 존재가 다 자기자신으로 위엄있는 존재로 살아갑니다. 그런데 비교하는 마음으로는, 토끼가 경쾌하게 내달리는 모습과 비교하는 마음으로는, 거북이는 자신이 내딛는 어기적 거리는 한걸음에 절망하게 되고 불행하게 될 것입니다. 거북이의 한걸음 한걸음이 절망이 될 것입니다.
 
⊙인간은 스스로 위엄을 잃어 버립니다. 남과 비교하면서 자기를 잘났다고 여기거나, 또 못났다고 여깁니다. 우리가 고통스러운 것은 우리가 초라하고 못나서가 아니라 그런 자신을 남과 비교하여 내치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자신의 키가 너무 작다며 괴로워하던 사람이 있었습니다. 자신의 키만 클 수 있다면 무엇이든지 할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그러던 중 멀쩡한 다리뼈를 부러뜨려 키를 키우는 병원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당장~ 서울로 올라갑니다. 그리고 그 병원을 찾아 병원문을 열다가, 순간 자신이 지금 뭐하는 짓인가하며 자신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보게 됩니다. 그리고 자신이 키가 작다는 사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게 됩니다. 그 사람은 그것으로 인해 자신이 아팠던 만큼 삶이 깊어지고 따뜻해지게 됩니다.
키가 작은게 그 사람에게 참을 수 없는 고통을 주었나요?. 키가 작다고 남과 비교하고 키가 작은 자신을 비난하고, 키가 작다는 그 사실을 받아들이지 않았기에 괴로움이 생겨났습니다. 괴로움은 이처럼 키가 작다는 사실과는 상관이 없습니다.
 
⊙대부분이 사람들이 다 상처가 있고, 그로인해 성장이 멈춘 내면아이가 있습니다. 저는 어릴적 아버지가 부재였고, 가끔씩 찾아오시면 언제나 고함을 질렀기에, 제 존재가 거부당했다고 여겼습니다. 아버지는 그런식으로 저를 사랑한 것인지도 모릅니다. 그렇지만 어린 저는 그렇게 저 자신이 거부당했다고 받아들인 것입니다. 그로인해 저는 자존감, 자신감이 제로였습니다. 외모에 대한 콤플렉스가 있고, 우유부단하고, 끊임없이 합리화하고, 제 친구는 여자앞에서 자신감있게 말도 잘하고 그래서 여자들과 잘 사귀는데, 저는 늘 벌벌 떨었기에 여자친구를 사귀지도 못했습니다. 이렇게 저는 제 자신이 마음에 드는 구석이 하나도 없었습니다. 그래서 남이 되려 했습니다. 제가 이상적이라고 생각한 모습에 목표를 정하고 미친듯이 달려갔습니다. 그러나 그렇게 달려가는 도중에도 늘 나타나는 것은 내가 못견뎌하는 초라하고 못난 모습이었습니다. 그때마다 저는 그것을 저주하고 배척했습니다. 지금 초라한 모습을 다 극복하고 그래서 그것의  결과로서 멋있어지고 싶었습니다. 그렇게 지금 있는 초라하고 못났다고 생각하는 모습들을 모두 외면했기에, 그래서 지금이 아닌 다른 모습을 추구했기에 저는 제게 주어진 위엄을 다 잃어 버렸습니다.
 
⊙세 살 버릇이 여든갑니다. 세 살 이전에 받은 상처가 죽을때까지 갑니다. 그래도 괜찮습니다. 단지 삶이 조금 불편할 뿐입니다. 그 상처들은 우리에게 진정한 겸손과 삶의 진실을 알려 줍니다. 내 안에 있는 초라한 것들, 내가 나무라고 저주했던 것들을 받아들이면 저절로 겸손해지게 됩니다. 그리고 그것 그대로의 삶을 살 때 여전히 초라한 모습인데도 삶은 평화로워지고 충만해집니다.
 
⊙그냥 나로 존재하는 것, 꼬꾸라질 때 꼬꾸라지고 무너질 때 무너지는 나 자신으로 존재하는 것이 도를 높이고 덕을 귀하게 여기는 것입니다.
 
⊙지금 올라오는 초라한 모습을 버리고 다른 모습이 되려하는 것이 크나큰 잘못입니다. 초라하고 자신감이 없어서 고통스러운게 아니라, 초라하고 자신감없는 자신의 지금 모습을 스스로 짓밟기에 고통스럽게 됩니다.
 

 
⊙이유와 조건을 붙이지 말고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존중해 보십시오. 한번만이라도 돌이켜 자신을 존중해 보십시오. 자신에게 미안하다 말하십시오. '내가 나를 사랑하는 방법을 몰랐다. 자꾸 저 멀리 있는 목표를 향해 가는 것이 나를 사랑하는 거라 착각했다. 지금의 초라한 모습을 거부하는 것이 사랑인줄 알았다. 이제 다시는 너를 향해 돌을 던지지 않겠다. 네가 무슨 짓을 하든 내가 다 허용하겠다. 그래서 내가 너를 기다려주고 너의 편이 되어주겠다.' 이렇게 하면 시간이 좀 걸립니다. 그리고 이런 이해의 전환이 오면 자신을 받아들이게 되고 그로인해 고통을 겪게 됩니다. 그러나 그 모진 고통은 자신을 치유하는 고통입니다. 그렇게 그 고통조차도 껴안게되면 삶이 편안해지고, 자신이 고통을 겪었고 또한 그것에서 빠져나왔기에 남들에게 따뜻한 마음으로 그러지 말아라고 이야기해 줄 수도 있게 됩니다.
 
⊙무엇인가 열심히 노력해서 깨달음을 얻으려하면 그 결과에 집착하게 되고 소유하려 듭니다. 그러나 단지 여러분 자신이 되면 모든 것이 다 저절로 이루어집니다. 여러분은 이 우주의 어마어마한 축제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이미 천국에 존재하면서도 그 사실을 모르고 있을 뿐입니다. 그러니
 
노력하거나 애쓰지 말고 다만 존재하십시오.
 
⊙초라함이 올라올 때 그냥 초라한 모습으로 존재하십시오. 그것이 진정한 충만입니다. 그 초라함을 거부하기에 충만한 존재이면서 스스로 목마른 존재가 되는 것입니다.
 
⊙아주 단순합니다. 자기의 있는 그대로 존재하는 것이 하나님을 찬양하는 것입니다.
 
 
 
⊙인식의 전환이 깨달음이라는 소릴 들었습니다.
맞습니다. 초라하다, 못났다, 혹은 내가 이 세상에 없었으면 좋겠다, 나는 이런 존재다라는 자기규정이 있습니다. 그런데 인식의 전환이 오면서 내가 이런 존재다라는 자기규정에서 오는 온갖 삶의 무게가 다 사라져 버렸습니다.
사람들은, 케이티나 툴레와 같은 깨달은 사람들의 책을 읽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읽어 나가는 중에 스스로 '상'을 만들어 냅니다. 깨달음은 혹은 깨달음의 상태는 이런 것일거야하며 확신하고 동경하게 됩니다. 그리고 그것을 목표삼아 앞으로 나아갑니다. 이원성 속에서는 그렇게 될 수밖에 없습니다. 침묵이란 어떤 상태가 아니라 존재 자체가 침묵입니다. 지금 올라오는 이것에 주목하지 못하고 책을 통해 배운 고요, 침묵 이런 것들을 목표로 삼아 추구하게 됩니다. 우리는 항상 모양을 가지고 판단하는 것에 익숙해져 있습니다. 그런 모습/상을 내려 놓는 것이 인식의 전환입니다.
 
⊙책을 내려 놓을 수 있겠습니까?.깨달은 분들이 쓴 책을 놓으면 삶이 끝날 것 같은데 오히려 그것이 새로운 출발점이 될 수 있습니다. 뜻하지 않는 무언가가 자신에게 새롭게 드러날 수 있습니다. 자신이 진리를 추구하고 있다는, 무엇인가 가치있고, 고귀하고 의미있는 일을 하고 있다고 믿고 싶어하는게 에고가 하는 짓입니다. 다른 사람들이 알지 못하는 진리를 나만은 추구한다는 그것을 놓아야 합니다. 그리고 그렇게 놓아보면 자신이 바로 진리이고 여의주임을 알게됩니다.
 
 
⊙깨닫지 못해서 고통받는 것이 아니라 깨달음을 추구하기에 고통받습니다.
 
 
⊙황홀감이나 넘치는 사랑을 체험하는 것은 그것 자체로 아주 좋은 것입니다. 그러나 그것은 오래가지 않습니다. 그러니 사람들은 필연적으로 그것을 찾고 붙잡으려 합니다. 그것으로 참과 거짓을 나누고 그것을 추구합니다. 그 황홀한 경험을 결코 잊지 못해합니다. 그러니 그것이 자기 영혼을 갉아먹는 마귀가 되는 것입니다.
 
⊙몸이 아파올 때, 그 고통을 경감해보려 '이 몸은 내가 아니다'라고하며 분리를 시도하는데, 그렇게 분리를 하여 고통을 경감하려 하기보다는 고통 그 자체에 좀 더 주목해 보십시오. 몸이 너무 아프니까 고통을 줄일 방법을 찾는게 너무나 당연하지만, 그 마음이 이해되지만, 그것보다는 그냥 고통 그 자체에 좀 더 주목해보고, 고통 그 자체속으로 좀더 깊이 들어가 보십시오.
 
⊙소크라테스가 억울한 사형을 선고받았습니다. 그러니 제자들이 스승을 살릴 방법을 강구하여 소크라테스를 찾아갑니다. 그때 소크라테스가 유명한 말을 합니다. '악법도 법이다.'나는 아테네 사람이니 아테네의 법을 따라야 한다며 독배를 마시고 천천히 죽어갑니다. 심장에서 가장 떨어진 발끝에서부터 점점 굳어 갑니다. 소크라테스가 자기의 죽음을 세심하고 주의깊은 눈으로 지켜 봅니다. 그러는 와중에 소크라테스의 곁에 있던 제자들은 슬픔을 이기지 못하고 엉엉 소리내어 웁니다. 울음소리로 인해 주변이 소란스러워집니다. 그러자 소크라테스가 죽음의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한소리 합니다.
'내가 이제야 비로소 죽음이 무엇인지 경험할 수 있는 귀한 순간에 있는데 너희들의 소란스러운 울음소리에 집중할 수가 없구나!.'
소크라테스의 마음속엔 죽음에 대한 공포가 없습니다. 죽는 순간조차도 그에게는 죽음을 알 수 있는 귀한 기회였던 것입니다.


⊙죽음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합니까?
 
삶도 모르는데 죽음을 어찌알겠는가?<공자>.
이 말을 뒤집어보면 지금(삶)을 알면 죽음을 알 수 있다는 것입니다. 아주 작은 티끌(감정)하나에 온 우주가 담겨 있습니다. 지금 일어나는 이 작은 감정을 우리는 경시하고 무시합니다. 그러나 그것은 참 중요합니다. 이것을 소중히 여기고 경험하게 되면 이 몸이 나라는 자기동일시가 사라집니다. 그리고 그 동일시가 사라지면서 진정한 감사가 시작됩니다. 그렇게 살다보면 삶이 곧 축제이고, 죽을 내가 없기에 오직 감사밖에 없습니다. 우리가 죽음에 대해서 아무리 많은 지식을 쌓고 머리로 이해한다 하더라도 죽음의 순간 그것은 아무런 쓸모가 없습니다. 지금 이대로의 자신을 받아들이고 삶을 살면 죽음은 자연스럽게 알게됩니다.
 
⊙당신에게 가장 큰 문제는 두려움입니다. 그리고 그 두려움이 곧 진리로 들어가는 입구이자 문입니다. 당신에게는 두려움이 시시각각 일어나고 그로인해 그 모든 순간이 진리로 들어가는 기회일 수 있습니다. 그러니 당신에게는 그 누구보다도 진리로 들어갈  수 있는 많은 기회가 있는 것입니다. 그 두려움을 한번 만나면, 그 두려움으로부터 늘 도망가던 그 몸짓을 단 한번만 멈추고 돌이키면 그것으로 끝이 납니다.
 
⊙삶이 두렵기에 두렵지 않은 존재가 되려고 수행합니다. 그럴 때 그 수행은 두려움을 회피하는 수단이 됩니다.
 
⊙저는 어느날 예상치 못하게 깨어났습니다. 그러고 나니 지금 제가 하고 있는 말들을 사람들에게 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제가 지금 하는 말들을 경명여고에 교사로 있을때 직접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아이들이 무심코 던지는 말 한마디에 벌벌 떨었고, 제가 무슨 말인가 시작할 때 마침 상대방이 다른 일로 고개를 돌릴 수도 있는데, 그것이 저에겐 저에 대한 거부로 받아들여져 또 벌벌 떨었습니다. 경명여고에 있는 3년 내내 그것을 치루었습니다. 그것은 매순간 뜻하지 않게 저에게 왔고, 저는 다만 그것을 거부하지 않고 그것 그대로 받아들였습니다. 다른 사람들에겐 도저히 이해되지 않겠지만, 저는 상대방이 '식사했어요?'라는 한마디에 혼비백산했습니다. 정말 초라하기 그지없는 모습이었지만, 저는 그 순간 다만 그럴뿐, 그러지 않는 사람이 되어야지 하는 생각조차가 없었습니다. 아무도 듣지 않는 수업을 하고 나오면 정말 비참합니다. 그런데 저는 그냥 비참했습니다. 그것을 속수무책(손을 묶고 대책이 없는 것)경험하는 것이 무위입니다. 정말이지 지금 오고가는 이것을 대책없이 경험할 뿐인데, 거기에서 고요와 지혜가 내게오고 죽음이 무엇인지 알게 됩니다.
 
⊙마음이란 참 묘합니다. 두려움에서 도망가면 갈수록 두려움은 더욱 끈질기게 따라붙고 더욱 커집니다. 그때 두려움을 향해서 돌이키면, 두려움을 정면으로 마주하면 그것은 모세가 지팡이로 홍해바다를 갈라버린 것처럼, 두려움은 갈라져 버립니다. 그리고 그 한번의 경험으로인해 무엇인가를 배우게 되고, 자신의 감정과 느낌들에 대해 좀더 섬세하게 깨어있게 됩니다.
 
 
감사합니다.
 
날이 무척 덥습니다.
모두가 힘든 나날들,
잘 챙겨드시고 슬기롭게 이겨내시길~.
 
9월에 뵙겠습니다.
 

댓글목록

루시오님의 댓글

루시오 아이피 (119.♡.124.87) 작성일

형님^^ 저 이 날 꼭 가고 싶었는데, 이 날 생일이었어요. 첨엔 생일에 강의 들으러 가는 것도 참 좋겠단 생각에 가려 했는데, 전 날 엄마가 저 전역하고 아직도 같이 밥 못 먹었는데다 생일이니 가족끼리 시간 보내잔 말이 못 갔습니다.ㅠㅠ 올해가 가기 전엔 꼭 참석하겠습니다. 후기는 첫 날 올라왔을 때 감사히 읽었습니다^^ㅋㅋ

여름가지님의 댓글의 댓글

여름가지 아이피 (125.♡.198.35) 작성일

루시오~
이번 모임에 못봐서 조금 섭섭~,
(말돌이도 루시오 안오냐고 물어보더라~)
늦었지만, 생일과 전역을 축하해.

조만간 한번 보도록 하자~~~,
올해도 얼마 안남았거든ㅋ

루시오님의 댓글의 댓글

루시오 아이피 (27.♡.98.71) 작성일

축하해주셔서 감솨합니당^^ㅋㅋ
말돌이 형님께도 찾아주셔서 감사의 말씀을..ㅋㅋ

생일이기도 했는데, 그 날 게시글에도 적었던 맞후임들이
생일 날 밤 12시에 절 클럽에 끌고가서 아침6시까지 춤추다 술 마시다 우웩하다
집에와서 아침7시에 잠들어가 눈뜨니 오후3시였던지라..ㅋㅋㅋㅋㅋ
'아, 지금쯤 산청강의는 끝나고 담소도 끝나가겠네~' 라고 생각했습니다.ㅎ

11월 산청모임엔 가볼 수 있지 않을까 조심스레 예상해봅니다.
곧 뵐께요^^

서정만♪님의 댓글

서정만♪ 아이피 (221.♡.67.7) 작성일

강의도 후기도 너무 좋네요~소리굽쇠가 공명하듯 제 가슴이 공명하는듯 해서
너무 기뻐요 ~감사드려요~!

여름가지님의 댓글의 댓글

여름가지 아이피 (125.♡.198.35) 작성일

정만씨, 선생님 강의가 참 좋았답니다.
이번 강의에서는 선생님의 센티멘탈이 참 가슴을 울렸는데,
특히 똥파리의 아름다움을 이야기할때 클라이막스였습니다.
저는 감히 선생님의 똥파리퍼포먼스는
지금까지의 강의중에 가히 역대급이었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ㅋㅋ.

박가현님의 댓글

박가현 아이피 (220.♡.214.200) 작성일

일취월장 [日就月將]
 사진과  글이  나날이  좋아지네요.^^
여름 가지님의 평화가 느껴집니다.
선생님의 똥파리 퍼포먼스~~~~~알것 같아요. ㅎㅎ
더운데 밥아느라 고생하신 야마꼬님 돕지 못해 미안해요.
후기 감사히 잘 읽었습니다. 고맙습니다.

여름가지님의 댓글

여름가지 아이피 (117.♡.172.26) 작성일

고맙습니다.
칭찬은 고래를 춤추게 하고,
저는 하늘 높이 날게 만듭니다~~.

개학했습니다.
하시는 일 잘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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