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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상처 댓글 1건 조회 7,326회 작성일 15-09-28 2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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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춘기 시절 방황을 하던중 부모님이 이혼을 하시고 방황을 멈추었습니다.
한참 지나고 어머니께서는 그것이 불행중 다행이라고 하시더군요. 
그러나 항상 저는 주변사람들에게 가정사를 얘기해야 할 때마다 거짓말을 했습니다.
연락도 안되는 아버지를 저의 꿈에나 있는 그런 아버지의 모습으로 설명을 했죠.
점점 나이가 들수록 말을 지어내기도 싫고 거짓말 하기도 싫어 아버지에 관한 얘기는 아예 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참 웃긴것이 슬픈일이 있으면 항상 아버지를 연관시켜 더 슬픔에 파고듭니다.
요즘은 아버지 어머니 없이 사는 아이들이 많다고 해도 
저한테는 그 아이들과 저는 전혀 무관한 상처입니다.
아무런 위로가 되지 않아요. 
그렇게 저도 점점 나이가 들어 상처를 너무 숨겨 더 커지는가 싶어 가까운 사람들에게 드러내 보았습니다.
그런데 그 사람들이 저를 가엾게 여기는것 같아 기분이 좋지도 않더군요.
꽁꽁 숨겨도 안되고 드러내도 안되는 이 상처를 어떻게 없앨수 있을까요.

댓글목록

김기태님의 댓글

김기태 작성일

안녕하세요?
글을 올려주셔서 감사합니다.

  님의 마음을 이해합니다.
  저도 대학생 때에는 아버지 한 사람에 엄마가 네 사람이요 자식이 열두 명인 속에서 막내로 태어난 저의 출생 이력을 남들에게 얘기할 때에는 마치 비극의 주인공인 것처럼 과장되고 슬프게 말함으로써 그들의 동정심과 모성애를 자극하곤 했었습니다. 어떻게든 자그마한 사랑과 관심이라도 받고 싶었던 외로운 마음이 저도 모르게 그렇게 하게 했던 것이지요.

  "꽁꽁 숨겨도 안되고 드러내도 안되는 이 상처를 어떻게 없앨 수 있을까요."라고 님은 말씀하셨습니다만,
  숨기지도 않고 드러내지도 않는 제3의 길이 하나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받아들임'입니다.

  님은 님의 상처를 받아들이지 않고 있습니다.
  님은 그 상처에 대해 님의 삶 속에서 일어나지 말았어야 하는 일이 일어났다고 여기고 있고, 따라서 그 상처는 님에게는 슬픈 일이요 불행한 일이며 늘 자신을 짓누르는 무거움이며, 그렇기 때문에 어떻게든 부정하고 외면해버리고 싶은 일로 여기고 있음을 봅니다.

  아뇨, 그 상처가 바로 님 자신이며, 이 삶이 바로 님 자신의 삶입니다.
  그 상처는 슬픈 것도 아니요, 불행한 것도 아니며, 일어나지 말았어야 하는 일이 일어난 것도 아닙니다.
  그저 그런 일이 일어났을 뿐입니다.
  또한 이 삶은 분명 님 자신의 삶인데도 불구하고 님은 아직 님 자신의 삶으로서 온전히 받아들이고 있지 않음을 봅니다.
  어떻게든 상처는 빼버리고 싶어 하고 있으니까요.

  님이 진실로 마음을 돌이켜 스스로 상처라고 여긴 것들을 거부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때
  상처는 상처가 아니요 단지 그냥 님 자신일 뿐이었음을,
  그리고
  이 단순한 진실에 눈을 뜨게 되면서 참된 영혼의 자유와 치유도 님 안에서 경험하게 될 것입니다.

  상처는 없애야 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더욱 섬세하게 만나고 받아들여야 하는 소중한 님 자신이랍니다.
  이 진실을 님이 힘들어하는 그 상처로부터 깊이 배울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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