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의응답

본문 바로가기

질의응답

선생님, 질문 드립니다.

페이지 정보

작성자 감사합니다 댓글 2건 조회 7,976회 작성일 15-01-05 19:00

본문

작년 중순부터 말까지직장 내의 어떤 사람과 심한 갈등을 겪었습니다.

보통 이러한 갈등 상황은 제가 좀 더 낮아져서 대화를 시도하거나 하면 풀리기 마련인데,

이번에는 도무지 해결이 안되더군요.

제가 낮아져야겠거니~ 하고 행동하면 오히려 더 무시하고, 이야기를 하면 오히려 눈 부릅뜨면서 고함지르고;;

대놓고 무시하는 이 사람때문에,, 이 일을 어떻게 할까, 직장을 옳겨버릴까 심각하게 고민하다가..

그냥 삶이 저한테 무언가 가르치려나 보다.. 하고 그냥 견뎌보기로 했습니다.

견디려고 마음먹은 이후부터는, 참는건 좋은 방법이 아닌 것 같아

아니다 싶은 일이 있으면 싸우고.. 저도 눈 부릅뜨면서 할말 다하고, 아무튼 그랬습니다.

그러다가 얼마 전에 그 사람이 직장을 이전했습니다.

이전하기 전날에야 이전한다는 사실을 알아서,

일부러 한바탕 했습니다(저도 쌓인게 많아서..)


중요한 건 이게 아니라.. 이 일이 있고 난 이후..

무언가 저한테 생긴 것 같습니다.

제작년 초에 에크하르트 톨레 "지금 이 순간을 살아라"를 다 읽고나서 집으로 가는 길에

가로수 나무들이 눈이 시리게 밝아 보이더군요. 그 존재가 내뿜는..말할 수는 없는데, 빛이 뿜어나오는 듯한 느낌.

정말 평화로운 경험이였습니다. 물론 2~3일 정도로 차츰차츰 사라져 버리고, 불안, 기쁨, 슬픔, 두려움 등등에 다시

사로잡혀가면서.. 지금껏 살았습니다.

그때 이후로 그 평화로움이 잊혀지지가 않아, 분명 무언가가 있었는데,

있는데, 지금은 잃어버렸어 ... 왜 그때의 느낌이 사라졌을까. 왜. 아 주님..

제 생에서 깨달음은 불가능한 것입니까.........

분리에의 두려움, 깨달음을 얻고 싶은 욕망 등등.. 기분이 오르락 내리락 하면서..

아무튼 그러다가,,

제일 위에 말씀드렸던 일을 겪고 난 후

아, 맙소사, 12월 말부터 지금까지 이 평화로움이 사라지지 않고 있습니다.

물론 기분은 오르락 내리락 합니다. 지금도 무언가에 결핍이 느껴지고, 주말에 집에 있으면 심심하고,

일하기 싫고, 여자친구 만들고싶고.. 등등 바라는 것들은 있는데,

본질적인?? 평화로움이 계속 느껴집니다.

예전에는 잠깐씩 나왔다가.. 꼭 그 두더지잡기하는 기계.. 두더지 머리 때리면 들어가는,, 매우 약오르게..

그런것처럼 그 느낌도 나왔다 사라졌다 손에 잡힐듯 말듯, 그래서 더 두려운.. 외부 상황에 좌지우지되는..

그랬는데..

이제는 사라지지 않습니다. 그리고 앞으로도 사라지지는 않을거라는 예감이 듭니다.

예전까지는.. 제가 힘들게 삶을 하루 하루 살아가는 느낌..이였는데, 이제는 삶이 저절로 저를 살아가는 느낌입니다. 물론 싫은 건 싫고, 인간관계에 갈등같은 것은 겪고 싶진 않습니다만.. 무언가가 달라졌습니다. 세상 모든 것이 저를 더 깨우려고 오는 것이라고 느껴지고,, 이 평화로움..아 감사합니다. 이제 다시는 사라지지 않을 거라는 느낌이 얼마 전부터 확 듭니다.

선생님이 출판한 책은 제가 다 읽어보았습니다. 개인적으로 존경하는 선생님께 질문을 드립니다.

1. 한 가지 제가 부작용이 있습니다. 이 평화로움 이후로

다른 사람을 바라볼 때, 내가 저 사람보다 더 많이 알고 있다는 따위의 에고가 올라오기 시작합니다.

"불쌍한 사람들.. 저렇게 에고에 휘둘려 살면 얼마나 힘들까" 등등 따위의 생각들이..

물론 에고라고 알아차리긴 합니다만,, 이걸 없애려고 시도하면 안될 것 같아 올라오면 그냥 가만히 내버려 두고 있습

니다. 자연스러운 과정이겠지요?


2. 말을 거의 안하고, 대화 시 그냥 듣고 맞장구 쳐주기만 합니다.

말하고 싶은 욕망이 거의 들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말을 하기 시작하면, 저도 모르는 에고가 올라 올까,

예전에는 다른 사람이 말하면 말 끊어먹고 제 이야기도 하고 그랬는데,

저 사람보다 더 많이 안다고 표현하고 싶은, 그런것들이 대화할 때 막 막 올라와서, 그냥 입을 다물어 버립니다.

다물고 그냥 듣고 맞장구만 쳐 주다가, 한 번씩 제 의견을 얘기하면서, 혹여 말을 하게 되면 끝에 저를 낮추는??

"잘났다고 떠들었는데, 사실 저도 아직 멀었습니다." 와 같은..

아는 형(저에게 톨레 책, 아잔차 스님 등의 책을 처음으로 소개해 준) 이 제 대화에서,

니가 방금 한 저 말이 오히려 에고같다고 말하더군요.

제가 아마 에고가 나오는 걸 무의식중에 너무 경계한 나머지 저런 말을 하게되는 것 같습니다.

에고가 나오는 걸 너무 경계하는 것도 에고일까요? 아니면 자연스러운 현상인가요?


3. 마하리시 같은 사람 책을 읽어 보면, 완전히 '나 없음'으로 살아가는데,, 개인적으로 진짜 궁금한데요,

마하리시가 혹 떄문에 수술을 몇번 했잖아요. 그 때 마취도 안하고 수술을 받았다고, 그러면서

"고통조차도 나의 일부이다"라고 말한 기억이 나서

저도 얼마 전에 병원에서 커터칼에 찢어진 상처 때문에 마취주사를 맞는데,

맞으면서 "이 고통도 나의 일부이니깐 즐겁게 버텨야지"라고 생각하고 있는 찰나에 마취 주사가 손가락에 들어오자

무지 아프더군요. 으악. 이건 나의 일부로 받아 들이는 건 불가능해.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무언가 에고가 더 사라지면, 저런 것도, 즉 육체적이든 심리적이든지 저런 고통도 저의 일부로 받아 들일 수 있나요?

////

긴 글 읽어 주셔서 감사하고, 어떠한 답변이든지 감사히 받아 들이겠습니다.


댓글목록

김기태님의 댓글

김기태 작성일

안녕하세요?
질문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재미있는 경험들을 하셨네요.^^

1.
그것 또한 경험하십시오, 더 마음껏!
님이 '에고'라고 말씀하신 것들이 더 마음껏 올라와 춤을 추도록 허용해 주십시오.
님은 그것을 '부작용'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만, 아뇨, '부작용'이란 본래 존재하지 않습니다.
"세상 모든 것이 저를 더 깨우려고 오는 것이라고 느껴지고..."라고 님이 말씀하셨듯이,
그것 또한 님을 더 깨우려고 찾아오는 '하늘의 전령사' 같은 것입니다.
그러므로 그것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을 내려놓고,
더 적극적으로 허용하고 만나면서 그 안에 담겨 있는 '메시지'를 읽으십시오.
님은 분명 그것을 통하여 더 크게 배우게 될 것입니다.

2.
1번을 완전히 허용하게 되면 2번에 대한 답은 저절로 알게 될 것입니다.
사실 있는 그대로의 진실에 대해 눈을 뜨게 되면 저절로 말수가 적어지고 침묵하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만,
님과 같이 '말을 안하는' 것은 아직 어떤 두려움 속에 있기 때문입니다.
님은
"말을 하기 시작하면, 저도 모르는 에고가 올라 올까....저 사람보다 더 많이 안다고 표현하고 싶은, 그런것들이 대화할 때 막 막 올라와서...."라고 말씀하셨지만,
그것 또한 님을 더 깨우쳐주고 더 자유롭게 해주고 싶어서 찾아오는 소중한 선물과도 같은 것입니다.
그러므로 겸손을 가장하여 그런 것들을 가로막지 말고,
더 마음껏 허용해주고 더 마음껏 경험해 보십시오.
그로 인한 고통도 더 마음껏 겪어 보십시오.
모든 것은 다만 진정한 자유를 향한 '길' 위에 있을 뿐입니다.

3.
'고통조차도 나의 일부'이기 때문에 으악! 하고 비명을 지를 수도 있는 것입니다.
라마나 마하리시는 그렇게 반응했지만, 님은 그와 다르게 반응할 수 있습니다.
그 둘 사이에는 아무런 차이도 없답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님의 댓글

감사합니다 작성일

답변을 읽으면서 이렇게 기쁠수가요!
시야가 확 넓어진 느낌입니다. 
이렇게 기쁠수가..
정말 감사드립니다 선생님.
선생님 말씀대로 하겠습니다.

Total 1,960건 12 페이지
질의응답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날짜
1740 선생님 9977 15-11-08
1739 무아? 8027 15-11-02
1738 아이로보 8114 15-11-01
1737 무아? 7773 15-11-01
1736 선생님 7600 15-10-29
1735 나그네 7661 15-10-19
1734 이대로 7538 15-10-06
1733 궁금이 8434 15-10-05
1732 민행복 8646 15-10-02
1731 선생님 7654 15-10-02
1730 상처 7411 15-09-28
1729 마하 7768 15-09-26
1728 주웅 7613 15-09-23
1727 박제 7492 15-09-21
1726 선생님 8522 15-09-20
1725 박제 7434 15-09-18
1724 늦깎이 7663 15-09-17
1723 박재 7704 15-09-16
1722 민행복 7890 15-09-11
1721 민행복 7356 15-09-11
게시물 검색
 
 

회원로그인

접속자집계

오늘
7,761
어제
10,633
최대
11,255
전체
3,019,348

Copyright © 2006~2018 BE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