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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답한 마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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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새벽 댓글 4건 조회 7,496회 작성일 13-06-03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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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선생님
 
3월부터 글을 써 봐야지 생각하다가 이제야 글을 써 봅니다
지금 6학년 담임을 하고 있는 초임교사입니다
요즘 반 아이들이 미쳐가고 저도 미치겠고 교실도 엉망입니다..
거칠어져가고 버릇없고 말 안듣는 아이들을 보면서 그저 막막한 심정입니다
다른 반 애들은 안그런데..  가만히 보면 다 제가 제대로 운영을 못해서 생긴 일입니다..
사실 학기가 시작되기전 준비할 시간도 있었지만 구체적으로 어떻게 할지.. 무엇을 준비할지..
고민만 하다가 불안,초조..속에서 제대로 준비도 못하고 학기를 시작했습니다
제가  우왕좌왕하니 애들도 질서도 안잡히고 산만해져 버렸습니다.. 
제가 똑똑하지도 않고 성격도 우유부단.. 대충대충 하다보니
애들도 우습게 알고 쉽게 보는것 같습니다
이미 돌이킬수없는 개판;인 상황에서 일년을 보내야 한다고 생각하니
제 자신이 한심스럽고 매일매일이 두렵기만 하네요.. 물론 제가 만든 결과이지만..
수업을 잘 해보려고 준비할려고 해도 쉽지가 않고 규칙을 잘 세우려고 해도
머리가 안돌아가는지 ㅠ 제대로 되는게 없습니다.. 말해도 씨도 안먹히고..
교실부터 좀 정리하자고 다짐을 해도 몇 달째 그대로.. 점점 책상 주변은 어지럽고
온갖 서류, 물건으로 쌓여만 갑니다.. 저도 왜 제가 이렇게 밖에 못하는지 답답하고 ㅜ
해야지 해야지 하면서 계속 미루기만 합니다.. 가만히 생각하면 그렇게 어려운건 아닌거 같은데
막상 하려니 어디서 부터 손을 대야 하나... 복잡하고 귀찬기만 해서 그냥 내일로 넘겨버립니다..
이런 글을 쓰는 것도 그냥 부끄럽기만 하는데.. 나아질 거 같은 생각이 너무 안드네요..
게으르고 나약해서 그런가.. 그냥 이런 생각만 맴 돕니다..
다른 주변 선생님들이 보면 신규가 열정도 없고  게으르다 생각하시겠죠..
막상 하는건 없는데 퇴근은 또 젤 늦게합니다... 근심,,걱정만 하다가 시간만 가고
차라리 일찍 가서 운동이나 할 걸 생각이 들기도 하고..
차를 몰고 퇴근해서 집에가면 저녁먹고 피곤해서 티비보다 잠들고.. 이런 무기력한 생활을
3달째 하고 있습니다..  정녕 나 혼자 스스로 잘 할수 없을까!! ㅜ  생각을 하면서..
또 그냥 벗어나고 싶다.. 아무것도 하기싫다.. 전쟁이라도 났으면 좋겠다.. 이런 철없는 생각만
하곤 합니다.. 쓸데없이 글이 너무 길어지네요..
 
제 나이가 33.. 뒤늦게 공부를 시작해서 그래도 고통속에서 살던 나를 스스로 노력하고 노력해
교대에 입학하고 임용까지 합격한 나 자신이 대단하다고 생각하지만.. 사람과의 관계.. 일처리..등
이런 것들이 저를 너무 힘들게 하네요..
 
글을 쓰기 전에 다른 글들을 검색하면서 저의 상황에 딱맞는 글들도 읽어보았습니다.. 햇빛님이 쓴 글과
선생님의 답변,, 수오님의 답변을 보면서 정말 훌륭한 말이고 좋은 글이라 생각을 합니다...
두려움을 만나고 지금여기를 살라는 말씀들.. 사실 한학촌 강의를 들으면서도 아~ 그렇구나! 라고
감동도 많이 느끼고 선생님과 이야기도 많이 나눴는데 저는 아직 이대로인것 같습니다....
 
선생님 말씀대로 힘들고 어려운 상황을 자꾸 피하려고 하는것 같습니다.. 그런데 진짜 감당하기 힘들게 느껴져서ㅜ
이것도 다 내 감당이겠죠? 진짜 막말로 도저히 못하겠으면 때려쳐야 겠죠.. 무엇을 해도 이런 힘듦이 따라 올거같습니다.. 이렇게 글을 쓰고 나니 좀 후련한데... 또 내일의 걱정이 시작되는군요... 수업준비.. 환경정리..등
해야지 해야지 생각만하고 또 집에가서 티비나 보다가 어떡하지.. 어떡하지 떨면서 잠들거 같습니다..ㅋ
아침에 학교로 오면서 불안..초조..와 함께 차를 몰고.. 교실에 도착하면 짜증과 자포자기 심정으로 대충대충 수업을
때워가는 그림이 그려집니다....... 아... 왜 이럴까 ㅜㅜ 그냥 다 귀찬습니다.... 교사자격은 커녕 사람구실을 못하는건 아닌가... 생각이..
 

댓글목록

7895님의 댓글

7895 작성일

* 저 역시 교직에 있어 새벽님의 심정을 잘 압니다. 그래서 이런 말들이 생각 나는군요.
* 흥진비래 : 즐거움이 다하면 슬픔이 온다,  고진감래 : 괴로움이 가면 또 기쁨이 온다.

* 교직생활에 누구든지 고비가 다 있습니다. 숨가쁜 한 고비를 넘기면 또, 편안한 평탄한 길이 열립니다.  포기하지 마시고 인내 하십시요.
* 직업을 구하지 못해 오늘도 괴로운 사람들이 무수히 많습니다.

노자님의 댓글

노자 작성일

제가 초임시절 했던 고민과 같네요.
학교오면 불안과 초조, 막막함.. 가운데 하루를 떼웠지요.
오죽하면 사표를 쓰려고 2일간 학교 결근하고, 소백산에 갔겠습니까?
소백산에서 마음 정리하려구요.
그때 김기태 선생님을 동대구역에서 만났습니다.  호프한잔 하며 이런저런 이야기하며 많은 위로가 되었습니다.  그때 하신 말씀이 너무 많은 걸 하려하지 말고 " 할 수 있는 것을 하나씩" 해보란 것이었습니다.  그렇게 큰 욕심 부리지 않고 하루 하루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하나씩 해나가며, 올해 10년째 교직에 서 있습니다.

작년 6학년 하면서 교직생활 또 한번의 위기가 왔습니다. (교직생활 10년을 해도 상처받고, 힘들고, 불안 초조한 것은 누구에게나 있습니다.) 애들 사고치고, 폭력사건 나고, 바쁘고 정신없고... 
그때 "이 또한 지나가리라"는 주문을 외며 하루 하루 버텼습니다.
올해 시골로 발령받고 자연을 닮은 아이들과 재미있게 학교 생활 하고 있습니다.  춥고 어려운 겨울이 지나면 봄이 오듯이 지금 어렵고 힘든 과정을 슬기롭게 잘 넘기시면 따스한 봄이 올꺼예요.
교직생활은 마라톤입니다.  '지금 이순간'을 열심히 살고, 길게 보고 긴 호흡으로 뚜벅뚜벅 걸어 가시면 될 것 같아요,
건투를 빕니다.

명도님의 댓글

명도 작성일

* 사실 <자유게시판>에 올려야하는데, 비회원이라서 그런지 안되네요,,,,그래서 부득이 여기에 씁니다.  교직경력은 22년이지만 아직도 헤맬 때가 많습니다. 경력이 중요한건 아니지만 경험은 도움은 되는데요, 요즘 뉴스에 보면 각종 비리나 부패때문에 고통받고 명예가 훼손되고 불행한 일이 일어나는 것과 비교해 볼 때 선량하고 정직한 교사들 스트레스 받고 힘든 만큼 또 월급 받고 생활하니 고마운 일이며 어려워도 감사히 생각하고 학생(불량생, 우등생도 다 제자이지요)들이 있으니 우리가 있다고 자부심을 가지고 생활하면 좋으리라 봅니다. 공무원, 회사원, 자영업은 더 힘들고 스트레스 받는다고 여겨집니다. 감사요~

김기태님의 댓글

김기태 작성일

우리의 눈은 언제나 '밖'을 먼저 보게 되어 있습니다.
눈이 눈 자신을 볼 수는 없으니까요.
그러다 보니 우리의 마음 또한 항상 '밖'으로 먼저 향하게 되어 있습니다.
그건 어쩔 수 없는 일입니다만,
그러나 돌이킬 수는 있다고 봅니다.

만약 새벽님의 눈이 '밖'만이 아니라 '안'으로 향할 수만 있다면
그래서 님 자신을 볼 수 있고, 님 자신의 마음에 대하여 깨어 있을 수 있다면
지금의 어렵고도 힘든 상황을 올바르게 헤쳐나갈 수 있는 근원적인 힘을 님 안에서 발견하게 될 것입니다.

우리의 눈은 '밖'만을 보라고 있는 게 아니랍니다.
오히려 보다 근본적으로는 '안' 곧 자기 자신을 보라고 그렇게 맑고 깊은 눈동자를 갖고 있는 것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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