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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직 사랑만이 모든 상처를 치유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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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기태 댓글 0건 조회 7,159회 작성일 11-03-07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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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연령에 대하여

용서하세요 11-03-05 18:01

사람에게는 신체 나이가 있듯 정신 연령이 있는 것 같습니다. 신체는 물질이므로 외형적으로 성장하고 노후화되지만(양자역학에서는 쿼크로 되었다고 함), 정신은 성질이므로 내면적으로 의식이라는 마음의 성품을 말하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의식 또는 마음이라는 것이 신체처럼 어른으로 성장하기도 하고, 아이로 남는 경우가 있는 것 같아요. 마치 유년기 때 신체의 중심인 허리가 다치거나 하면 곱사가 되든지 하는 경우가 있듯이, 정신도 유년기의 상처에 따라 아이의식으로 남아 두려움에 떨면서 세상을 사는 것 같아요. 그래서 세살버릇 여든 간다고 하듯이, 유아기의 환경이 천성이 되는 것 같아요.

저의 경우 세살버릇 즉 세 살 아이의 의식으로 사는 것 같습니다. 내 욕구대로 되지 않으면 짜증나고 화나며 삐지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세살아이의 욕구라는 것이 뻔해서 큰 집이나 큰 차가 아닌, 맛난 음식에 집착하고 무능에 따른 누구로부터의 비난을 받지 않으려는 욕구인 것 같아요. 그래서 두려운 나머지 남과 어울리기 싫고, 때로는 강박증으로 나타날 때는 엄청난 공포를 느낍니다. 이런 나를 문제시하여 자학하다가 이제는 그러지 말아야겠다고 하지만, 있는 그대로의 나를 인정하기는 어려운 것 같습니다. 어쩌면 아기 부처 또는 아기 예수라는 말이 이런 때 사용하는 말이 아닌가 보이며, 아기는 사랑으로 성장하듯이 어른이 되어버린 지금은 어머니의 사랑도 받을 수 없으니 어찌 사랑해야 좋을까요. 자아가 온전히 성장하지 못한 것 같아서요.

참고로 저는 6.25전쟁이 준 상처로 외딴집 쓰러져가는 산마루터에서 태어났고, 출생 후 3일 만에 어머님이 농사일을 나가셨다고 합니다. 아이는 어쩜 적막강산의 두려움에 혼자 떨고 있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드네요. 그리고 3살 때 당숙의 횡포로 크게 놀란 일이 40살에 기억이 났고, 7살에 아버지가 두려워서 가출하여 다음날 아침에 귀가한 일이 50살쯤에 기억이 났어요. 그래서 모든 아픔이 강박증으로 나타나기 때문에 현실을 피하고만 싶답니다. 그렇다고 다 피할 수도 없고, 때로는 부딪힐 때마다 마음으로는 벌벌 떨고 있고, 거짓말도 잘하고, 남에게 들키지 않으려고 애써 외면하고 있지요. 가족들이 많이 힘들어하고 있고 저도 힘든 답니다. 60살인 제가 어떤 사랑으로, 어떤 수행으로 의식을 성장시킬 수가 있을까요?


* * *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동병상련(同病相憐)이라고, 님의 마음의 힘겨움과 안타까움이 제 안에서도 그대로 느껴집니다.

질문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님은 “60살인 제가 어떤 사랑으로, 어떤 수행으로 의식을 성장시킬 수가 있을까요?”라고 말씀하셨습니다만,

아뇨, 성.장.시.키.려. 하지 마십시오.

갓 태어난 아이는 그저 사랑해주기만 하면 저.절.로. 크듯이

성장이 멈춘 우리의 의식 또한 그저 사랑해주기만 하면 저.절.로. 그 상처가 치유됩니다.


“아기는 사랑으로 성장하듯이, 어른이 되어버린 지금은 어머니의 사랑도 받을 수 없으니 어찌 사랑해야 좋을까요?”라고 님은 말씀하셨지요.

그래요, 어떻게 우리 자신을 사랑해야 할까요?


우선

“자아가 온전히 성장하지 못한 것 같아서요...”라고 님이 말씀하셨듯이

님 안에 성장이 멈춘 어린 아이가 있다는 사실을 진실로 인정하는 것이 먼저입니다.

저의 경우도, 지난 몇 년간 기간제 교사로 근무하면서 학교생활이 너무나 힘들었는데, 수업시간에 엎드려 자는 아이들이 무서워 깨우지도 못했고, 그렇게 아이들에게 거부당했다고 느끼며 한 시간 수업을 하고 나오는 심정은 너무나 자주 비참했으며, 선생님들과 인사하는 것조차 어색해 언제나 말꼬리를 흐렸고, 어떤 순간에도 불안했으며, 어느 자리에서도 편안히 끼지 못한 채 안절부절못하다가, 어느 순간 문득, 내 안에 성장이 멈춘 어린아이의 존재를 보았습니다. 아! 오금이 저려 옴짝달싹도 하지 못한 채 얼어붙어 있는 그 내면아이를 느끼던 그 순간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그러나 그날 이후부터 저의 모든 초라한 행동들이 이해가 되고 납득이 되어갔습니다. 말하자면, 비로소 내면아이의 존재를 인정하고 시인하게 된 것이지요. 이해가 되고 납득이 되니, 더 이상 저 자신을 비난하거나 닦달하지 않고, 더할 나위 없이 초라한 저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며, 그 고통과 괴로움 또한 거부하지 않고 낱낱이 겪어나가고 치러나갔습니다.


“이런 나를 문제시하여 자학하다가 이제는 그러지 말아야겠다고 하지만, 있는 그대로의 나를 인정하기는 어려운 것 같습니다.”라고 님이 말씀하셨듯이

예, 어릴 때의 그 상처를 50이 된 나이에 낱낱이 다시 치러나가는 그 과정은 정말이지 너무나 아프고 힘들었습니다.


그러나 오직 그 길밖에 없습니다.

지금 여기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사랑하는 길밖에는....

상처는 오직 사랑으로써만 치유된답니다.

님 안에 있는 상처 투성이의 그 아이를 닦달하지 마십시오.

어른으로 행동하지 못한다고 또 다시 눈 부라리며 꾸짖지 마십시오.

그 아이에게 필요한 것은 사랑입니다.

님 자신이 그 아이를 사랑해 주십시오.

태어나서 단 한 번도 받아보지 못한 따뜻함을 님이 그 아이에게 주십시오.

그 아이의 초라함을 더 이상 외면하지 말고, 그 아이의 투정과 짜증과 분노를 있는 그대로 받아주고, 이해한다고 말해주며, 오래 기다려주고, 그러느라 님이 무한히 힘들고 괴로우면 그냥 좀 무한히 힘들고 괴로우십시오. 그것이 사랑입니다. 그렇게 그 아이를 사랑하며, 그 아이로부터 사랑하는 법을 배우십시오.


그 아이는 어쩌면 님에게 진정한 사랑을 가르쳐 주기 위해 매 순간 그렇게 찾아오는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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