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의응답

본문 바로가기

질의응답

골짜기가 깊으면 물도 깊은 법입니다.

페이지 정보

작성자 김기태 댓글 0건 조회 3,838회 작성일 06-02-20 12:14

본문

안녕하세요?
좀 더 구체적으로 질문을 해주셨으면 하는 마음이 있습니다만, 그래도 님의 글을 읽으면서 제 가슴에 일렁여오는 바대로 한 번 말씀드려 보겠습니다.
님은 질문의 말미에 "도대체 난 왜 이렇게 고통스러운지, 왜 남들은 아무렇지도 않은 것에 이렇게 예민하고 미친놈 같은지 이해가 안 갑니다."라고 하셨습니다. 그 마음을 보면서 문득 저 자신도 그랬음을 기억합니다.
저도 인생이 괴롭고, 무엇보다 저 자신이 너무나 힘들어 "전 어떻게 해야 이 고통에서 편안해질 수 있을까요? 자유로워질 수 있을까요?"라고 하신 님의 애틋한 말씀처럼, 어떻게든 저 자신으로부터 자유롭고 싶어서 온 세상을 떠돌아다니던 때가 있었습니다. 대학을 졸업하자마자 미친 듯이 올라간 대관령목장에서의 목부(牧夫)생활에서부터 시작하여 지리산 깊은 산 속에서의 토굴생활, 경기도 포천의 은성수도원에서의 수사(修士)생활, 그리고 서해와 남해를 오가는 망망대해에서의 힘든 선원생활에 이르기까지 '자유'를 향한 저의 처절한 몸부림은 끝날 줄을 모르고 계속되었습니다.
어디 그뿐입니까, 자기 자신과 삶으로부터의 해방을 마침내 이루고는 사람들에게 그 '길'을 가르친다는 사람이 어디에 있다는 소문만 들으면 만사(萬事)를 제쳐두고 미친 듯이 달려가서는 아, 타는 듯한 이 갈증을 적셔줄 한 방울 물을 얻어 마시고자 얼마나 애틋하게 몸부림쳤던지요.
그러나 저는 참 안 되었습니다. 남들은 잘도 믿고 잘도 엎어집디다만, 그래서 이런저런 체험도 하고 영혼의 깊디깊은 눈물도 흘리며 '씻기움'이랄까 '평화' 같은 것도 곧잘 경험하곤 합디다만, 저는 아무리 애를 써도, 아무리 믿고 싶어도 정작 '믿음'이라는 게 제 안에서는 생겨나지가 않았습니다.
'아, 나는 평범하지조차 못하구나……나는 한 톨의 믿음조차 가질 수 없을 만큼 메마른 존재구나……아, 내 가슴이 이런 지경이라면 나는 어쩌면 불가능한 인간일는지도 모른다…….'
그때의 그 타들어 가는 듯한 절망감을 저는 지금도 생생히 기억합니다. 그리곤 어느 한 순간엔 울컥 '이렇게 살아 무엇하나……' 하는 생각에 그만 자살해버리고도 싶었습니다.
그러나 님이여.
저는 '변화'를 했고, 마침내 생(生)의 모든 갈증과 고통을 끊고 편안해졌습니다. 그토록 꿈에도 그리던 안심입명(安心立命)이 마침내 제게 온 것이지요.
님이여.
돌이켜 보면, "도대체 난 왜 이렇게 고통스러운지, 왜 남들은 아무렇지도 않은 것에 이렇게 예민하고 미친놈 같은지 이해가 안 갑니다."라는 님의 말씀처럼, 저 또한 남들처럼 쉽게 '믿음'을 가지지 못하는 저 자신이 정말 밉고 한탄스러웠지만, 그리고 남들은 아무렇지도 않은 것에 그토록이나 힘들어하며 쩔쩔매는 저 자신이 미치도록 괴로웠지만, 그러나 바로 그 때문에 (시간은 좀 걸렸지만) 저는 '존재의 근본'에 닿을 수가 있었고, 그랬기에 그저 입술만 축일 뿐인 작은 평화가 아니라 영원히 목마르지 않는 샘물을 마실 수가 있었습니다.
골짜기가 깊으면 물도 깊다는 말이 있지 않습니까.
남들에게는 아무렇지도 않은 일에 많이 예민해 하고 힘들어하는 님이지만, 그러나 바로 그 때문에 보다 깊이 님 자신을 만날 수도 있습니다. 저는 그 가능성과 작은 힘을 "....완전 좌절해서 망나니짓 하며 남한테 민폐나 안 끼치면 다행이지라는 생각이 듭니다."라는 님의 말씀에서 느낄 수 있습니다. 님 안에는 그와 같은 선(善)에의 욕구가 깊이 있으니까요.

님이여.
눈 앞에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닙니다.
모든 것이 합하여 선(善)을 이룰 것입니다.
아, 님에게도 하루빨리 평화가 임하기를―!
* * *

안녕하세요.
김영욱 06-02-17 17:56

마음이 복잡합니다. 날 고통스럽게 하는 게 있습니다. 잊으려 해도 잊어지지 않습니다. 놓으려 해도 놓아지지 않습니다. 편안히 받아들이려 해도 그렇게 되지 않습니다.
이 정도도 견디지 못해 고통스러워하면서 살아서 무엇할까. 완전 좌절해서 망나니짓 하며 남한테 민폐나 안 끼치면 다행이지라는 생각이 듭니다. 자살이라는 단어도 자주 떠오르게 됩니다. 어쩌면 이란 희망이 점점 멀어지는 기분이고, 늪 속에 점점 빠져드는 기분입니다. 전 어떻게 해야 이 고통에서 편안해질 수 있을까요? 자유로워질 수 있을까요?
도대체 난 왜 이렇게 고통스러운지, 왜 남들은 아무렇지도 않은 것에 이렇게 예민하고 미친놈 같은지 이해가 안 갑니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1,877건 94 페이지
질의응답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날짜
17 진리나그네 2808 06-03-16
16 김기태 3708 06-03-18
15 달그림자 2250 06-03-13
14 김기태 3452 06-03-14
13 김기태 3704 06-03-06
12 무루 3341 06-03-05
11 김기태 3551 06-03-05
10 아라파자나 2959 06-02-23
9 김기태 4281 06-02-25
8 김영욱 3157 06-02-17
열람중 김기태 3839 06-02-20
6 하아... 3146 06-02-05
5 장상희 4309 06-02-05
4 없는이 3148 06-02-05
3 김기태 3906 11-10-19
2 김기태 2652 11-09-20
1 김기태 3519 11-09-20
게시물 검색
 
 

회원로그인

접속자집계

오늘
421
어제
925
최대
1,151
전체
1,440,730

Copyright © 2006~2018 BE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