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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오만을 괴로워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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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기태 댓글 0건 조회 8,323회 작성일 06-05-29 2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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님은 제게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진정한 겸손을 갖고 싶습니다."라구요.
그렇다면 자신의 오만을 괴로워하십시오. 그 오만으로 인해 마음의 고통이 일어난다면, 그 고통을 있는 그대로 받으십시오. 고통은 진실로 '자유'를 꽃피우는 좋은 씨앗이 될 수 있으니까요.
저도 한때는 하늘을 찌들 듯 오만했었습니다. 그것은 아마 어릴 때부터 깊이 사랑받지 못하고 보호받지 못하고 나 자신으로 존중받아 본 적이 없는 데서 비롯된 본능적 자기 방어의 한 형태가 아니었나 싶습니다만, 하여간 저는 겉으로는 온갖 겸손과 자비를 베푸는 듯했지만, 속으로는 한없이 우쭐거리며 남들을 판단하고 정죄하고 은근히 무시하기에 바빴습니다. 그러면서도 자신은 언제나 옳고 진실하며, 매사에 잘 하는 사람인 줄 알았습니다.

그러다가 어떤 사람과의 대화 속에서 저의 모든 '진실'을 보게 되었습니다. 아, 그 추악한 몰골 앞에서 저는 얼마나 울고 또 울었던지요! 그러고 난 이후에도 저는 오랫동안을 습관적으로 올라오는 오만 때문에 한없이 괴로워하고 고통받아야만 했습니다. 그러나 그것이 저를 진정으로 겸손케 하는 튼튼한 밑거름이 될 줄은 그때는 몰랐습니다.

예수님도 말씀하십니다.
"어찌하여 형제의 눈 속에 있는 티는 보고 네 눈 속에 있는 들보 ― 지붕을 받치기 위해 벽 위에 건너지르는 커다란 목재(木材) ― 는 깨닫지 못하느냐. 보라, 네 눈 속에 들보가 있는데 어찌하여 형제에게 말하기를, 나로 네 눈 속에 있는 티를 빼게 하라 하겠느냐. 외식(外飾)하는 자여, 먼저 네 눈 속에서 들보를 빼어라. 그 후에야 '밝히' 보고 형제의 눈 속에서 티를 빼리라."라구요. (마태복음 7:3∼5)

그런데 참으로 희한한 것은 남의 눈에 있는 그 작은 티는 들보처럼 잘 보이고, 자기 눈에 있는 그 큰 들보는 티보다도 작아 잘 보이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그게 인간[에고, ego]의 마음입니다.
그런데 또한 자기 눈의 들보를 빼고 '밝히' 보면 진정 '판단'하고 '분별'할 남의 눈의 티는 보이지 않고, 오직 '사랑'하고 '보듬어줄' 티만 보이게 된답니다.
그러므로 님이여.
끊임없이 남들을 '분별'한다는 것은 아직 내 안의 들보가 성성히 살아있다는 것이니, 그로 인해 마음의 고통이 일어나거든 그 고통을 피하지 말고 온전히 받으십시오. 정녕 져야 할 짐은 지고 아플 건 아파야 합니다. 그럴 때 '자유' 또한 그 속에서 새록새록 함께 자란답니다.
또 한 가지만 더 말씀드리면, 님은 타인에 대한 분별심이 끊임없이 생긴다고 말씀하시면서 또한 이렇게도 말씀하십니다. "물론 전연 내색은 안 한다 하지만, 자주 보게 되는 상대들은 이심전심으로 제 오만을 느끼리라 여겨집니다."라구요.
그런데 그것이 혹 남들에게 자신의 오만이 들킬까 염려하는 마음이라면, 그 마음도 놓으십시오. 고작 남들에게 들킬까 염려하는 얕은 마음이기보다는, 오직 자기 자신에게 먼저 시인하고 인정할 줄 아는 깊이를 스스로 더하시기 바랍니다. 그렇게 진실로 아파하다 보면 어느새 님이 원하시는 '진정한 겸손'이 반석(盤石)과도 같이 님 앞에 와있을 것입니다.

고맙습니다.
'진실'을 위해 스스로를 고민하시는 님께 경의를 표합니다.

* * *
타인에게 끊임없는 분별심이 생깁니다.
미소 06-05-29 13:48

오만이 하늘을 찌른다는 선생님의 말씀이 백 번 옳습니다. 모든 원인과 결과가 나에게 있다고 절감하고, 그 어떤 결핍에도 저항하지 않고 억압도 안 하려 하는 노력을 하는 중입니다.
그런데 선생님, 자꾸만 타인에 대한 분별심이 끊임없이 생깁니다. 물론 전연 내색은 안 한다 하지만, 자주 보게 되는 상대들은 이심전심으로 제 오만을 느끼리라 여겨집니다. 내면에서 우러나오는 따뜻함을 모든 이에게 저절로 발산하고 싶은데....싫으면 싫고, 좋으면 좋고 식으로 마음이 되어짐과 동시에 언행도 일치가 되어 버리는 거지요.
진정한 겸손을 갖고 싶습니다. 저는 그렇게 안 되는 인간일까요?
선생님의 글과 홈피의 감자분들이 지금 큰 도움이 되어지고 있습니다만, 아이 같은 마음으로 가르침을 구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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