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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알면 '모든 것'을 알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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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기태 댓글 0건 조회 7,994회 작성일 06-06-22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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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님의 거듭된 애정 어린 질문에 감사를 드립니다.
지난 답변에서도 말씀드렸습니다만, 저의 방황의 출발점은 바로 저 자신이었고 저의 방황의 종착점도 바로 저 자신이었습니다. 저는 단지 저 자신을 안 것 뿐입니다.

그런데 참으로 희한한 것은, 저는 단지 저 자신을 안 것 뿐인데, '남'이 보이고 '인간'이 보이고 '마음'이 보이고 '세상'이 보이고 '우주'가 보였습니다. (이때 '보인다'는 것은 다만 감각적인 것을 의미하진 않습니다.) 그리하여 좀 심하게 말하면, 아예 모르는 것이 없어져 버렸습니다. (이 또한 오해의 소지가 없도록 말씀드려 보면, 단지 알고 싶거나 궁금한 것이 사라져버렸다는 소박한 뜻이기도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보면, '모르는 것이 없다'는 것은 곧 '아는 것이 없다'는 말과 정확히 일치하는 말입니다.)
그런데 저는 저 자신을 알기까지 심히 아팠고, '마음'이 앓을 수 있는 모든 병들을 다 앓았습니다. 아, 그것은 너무나 무거운 생(生)의 짐이었습니다, 우주보다도 더 무거운! 적어도 저는 그렇게 느꼈습니다. 그러나 그 짐은 어쩔 수 없이 질 수밖에 없었고, 저는 그 짐을 진 채 '마음이 만들어내는 온갖 왜곡된 길들'을 남김없이 걸어가게 되었습니다.

그랬는데, 어느 순간 문득 보니 저는 그 '마음 길'을 벗어나 있었습니다. 그리고 숨조차 쉴 수 없게 만들던 그 무거운 짐들도 거짓말처럼 사라지고 없었습니다. 제겐 아무것도 남아있지 않았습니다.

그러고 나니 감당할 길 없는 평화가 내 안에서 솟구쳤고, 동시에 내 영혼의 모든 사슬이 풀어졌으며, 그 속에서 스스로도 놀랄 만큼의 사랑과 지혜와 자유와 '모든 것'이 강물처럼 흘러 나왔습니다. 그리하여 저는 비로소 기뻐 뛰며 감사하며 행복해 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곤 그냥 주어지는 하루하루를 열심히 살며 사랑하며 배우며 살아가는데, 자꾸만 사람들이 지고 있는 마음의 짐들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내 짐이 없으니 그들의 짐이 보이기 시작했던 것이지요. 아, 얼마나 무거울까……얼마나 답답할까……얼마나 괴로울까……저건 내가 졌던 짐인데……. 그 마음이 저로 하여금 자꾸만 말을 하게 하고, 그들의 짐을 나누어지게 했으며, 그 상처를 어루만지게 했습니다. 왜냐하면 그것은 정확히 나의 아픔이요, 나의 짐이었으며, 나의 상처였으니까요.
그렇듯 저는 그저 사람들의 마음의 짐과 상처와 아픔들을 나누고 싶을 뿐입니다. 그리하여 그들이 조금이라도 (제가 그랬듯) 그들 자신으로부터 걸어 나와 좀 더 행복하고 기쁘게 자기 자신과 삶을 살아갈 수 있게 된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그를 위해 저는 그저 자그마한 도움이라도 되고 싶을 뿐입니다.
고맙습니다.

* * *
감사 ^^
?? 06-06-22 01:27

답변 주셔서 감사합니다. 님! 님은 님의 말씀처럼 님을 아시는 분입니다. 이에 절대적으로 공감합니다. 그러나 다만 한 가지 물음만 한 번 더 하겠습니다. 님을 아신다면, 다른 이들도 아십니까? (여기서 제 질문은 이 한 가지입니다.)
제가 이리 한 번 더 묻는 것은 그 하나를 얻으면 다른 하나도 쉬이 얻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제가 부족해서 인지, 여기서는 님의 다른 하나가 잘 파악되지 않습니다. (님께 있길 바라는 마음에서 찾고 있는 바입니다.) 또한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라는 말.. 그럼 님은 님을 아셨고, 그 다음은 어떠하신지요?
만약 님만을 아셨다면, 그것은 님의 물음이 그곳에서 출발하였기 때문이었겠지요. 그리고 그러한 님의 노고의 대가로 그에 대한 답을 얻으셨구요. 그러니 더 이상 궁금한 것도 없으심이 당연하십니다. 그러나 님! 타인은 어떠하신지요? 님만큼 타인도 아시는지요? 이 한 가지는 한 번 더 묻고 싶습니다.
님 스스로 지금의 상태에 만족하시고, 모든 것은 냅둬도 알아서 돌아간다는 것도 터득하셨으니 님께는 더 이상 부족하신 것 - 어찌 그보다 더 편한 상태가 있을까요 - 이 없으심이 물론이시겠습니다. 그러나 님의 업(?)이 타인을 깨치게 하는 것이라 여기신다면, 타인을 좀 더 잘 알아야 그것도 더 수월하지 않을까 합니다. 님보다는 타인을 알아야 - 님이 계시지 않는다면 불가능한 일이기에, 또한 님도 모르면서 알릴 수는 없는 것이기에 말이 되지 않는 것 같지만은, 비록 자신은 알지 못한다 하더라도 타인을 보는 눈이 있다면 때론 청출어람도 가능하지 않을는지요? - 타인에게 필요한 말들을 보다 더 적절하게 하실 수 있지 않나 합니다.
세상은 크다 하면 크고 작다 하면 작습니다. 그러나 원한다면, 더 커질 수도 있고 더 작아질 수도 있습니다. 이것이 절로 돌아가는 세상 아니겠습니까?
P.S 1: 님! 죄송하지만, 제가 님의 출발점이 "님을 알고자 하는.. 찾고자 하는 마음"이었다고 한 가정(?)은 맞는 것인지.. 부가질문 하나를 더 띄웁니다. 만약 그것이 아니라면, 님의 출발점은 무엇인지요? 출발점을 알려주신다면, 더 이상 이에 대한 질문은 없을 듯 합니다.
P.S 2 : 님! 님의 겸손함과 평화로움과 만족하시는 모습에.. 봄날의 햇살 같은 사랑스러움을 느낍니다. 감사드립니다. 그러나 님! 지금도 물론 좋으시겠지만, 평화로운 님께서 아주 조금만 더 힘을 내신다면, 절로 돌아가는 세상이 더 잘 돌아갈 수도 있지 않을는지요. 그것이 님께도 - 아주 드문 일이겠으나 - 더 큰 평안과 만족을 줄 수도 있지 않을까 합니다. 지금 이 상태로도 이보다 더 좋을 순 없지만, 이보다 더 좋을 수도 있다.. 너무 환상적이지 않습니까?
저 또한 별 볼 일 없는 작은 이의 말이었습니다. (참! 님은 저에 비하면, 대단하신 분이시지요.. 진심으로. 구도의 길을 걸으셨으니 말입니다. 저는 그러한 것은 상상도 못하고 사는 작은 이에 불과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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