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님은 무언가 중요한 하나를 놓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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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기태 댓글 0건 조회 7,728회 작성일 07-04-12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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님은 무언가 중요한 하나를 놓치고 있습니다.
'있는 그대로'는 '밀어붙이기'식이 아닙니다.
제가 님께 한 가지 물어보겠습니다. 솔직하게 대답해 보십시오.
"님은 정말로 있는 그대로 살았습니까?"
아니면, 어떤 행위를 했을 때나 하고 있을 때 오직 그 행위만이 아니라 그것에 대한 '판단'과 '정죄'가 항상 따라붙어 다니지 않던가요? 만약 그랬다면 그것은 '있는 그대로'가 아니라 '밀어붙이기'식입니다.
얼마 전의 일이었습니다. 오래 전에 저랑 형-아우 하기로 한 어떤 사람이 제게 찾아와선 자신의 지난 10년간의 무기력한 생활을 얘기하면서, 이제 다시는 그렇게 살지 않으려고 한다고 말했습니다. 있는 그대로 살아라 해서 그렇게 살아본 그 10년의 세월은 지금 와서 돌이켜보면 마치 자신의 인생에서 완전히 사라져버린 것과 같다는 생각이 든다고 하면서요. 그는 저에 대한 원망의 마음을 숨기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제가 그랬습니다. 10년이 아니라 100년을 그렇게 살아도 그것은 아우에게는 마찬가지다, 왜냐하면 아우는 단 한 순간도 무기력한 적이 없기 때문이다, 아우 내면에는 무기력하게 살아서는 안 된다는 깊디깊은 정죄와 판단과 두려움이 있다, 그래서 겉으로는 '있는 그대로'라는 말에 공감(共感)을 하고는 10년을 그렇게 살았는지 모르지만, 그러나 속에는 언제나 무기력에 대한 저항과 거부가 깊이 도사리고 있다, 그래서 한 순간도 진정으로 무기력해본 적이 없는 것이다, 아우는 지난 10년 동안 단 한 생각을 벗어나지 못했다, 그것은 조금 전에 아우 스스로가 했던 말과도 같이 '정말로 무기력하다가는 인생이 엉망이 되거나 아예 증발해버릴지도 모른다'는 것인데, 그러나 과연 그럴까? 오히려 삶은 그러한 두려움과는 정반대로 펼쳐지게 된다, 그런데 아우는 그 한 생각을 벗어나지 못했기에 지금껏 자유가 없는 것이다……등등의 얘기들을 했습니다. 다행히 그는 제가 말을 채 끝맺기도 전에 자신이 깊이 놓쳤던 바를 알아차리고는 크게 웃었습니다.
님이여.
'있는 그대로'는 결코 공감(共感)에서 비롯된 '밀어붙이기'식 ㅡ 이것은 필연적으로 그때그때 '있는 그대로'를 자신에게 유리한 쪽으로 해석하거나 합리화해버리는 심리를 동반합니다 ㅡ 이 아닙니다.
그런데 님에게서는 안타깝게도 '밀어붙이기'식이 느껴집니다.
만약 단 한 순간만이라도 님이 진실로 '있는 그대로' 살았다면 님은 즉시로 마음의 모든 구속으로부터 해방되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 * *
폐인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있는그대로 07-04-04 15:36

있는 그대로 살았습니다. 화가 나면 화를 내고, 싸우고 싶으면 싸우고, 게으르고 싶으면 게을렀습니다. 한 몇 년 그렇게 살다보니 제 주위에 아무도 없더군요. 직장에서도 짤리고 가족들도 저를 외면하고 있습니다. 계속 이렇게 살아도 되는 건가 하는 생각이 들면서 슬그머니 불안해 집니다. 하지만 그냥 불안해하고 있습니다. 그냥 불안한 채로, 그냥 질문을 드립니다. 계속 이렇게 살아도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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